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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의 정치적 계산 속에 프랑스 총리선출의 방향

권기환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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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환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이번 프랑스 총선의 결과는 최종적으로 ‘신민중전선’(Nouveau Front Populaire, 이하 NFP로 표기)이 182석, 범여권인 ‘앙상블’(Ensemble)이 168석, 극우연합인 ‘국민연합’(Rassemble National, 이하 RN으로 표기)이 143석, ‘공화당’(Le Républicains)이 45석, 기타 우파가 15석, 기타좌파가 13석, 기타 중도정당이 6석, 기타가 5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당이든 과반수인 289석을 넘기지 못해, 당분간 총리임명문제로 정국혼란이 불가피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가브리엘 아탈 총리에게 새 정부 구성 때까지 직무를 유지할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총리의 사임을 수락했다. 아탈 전 총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젊은 정치인으로 현재 시점으로 최연소 총리이기는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약 26.5%)로 인해 아탈 전 총리도 초반에 약 40%대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쳐서 마크롱 대통령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비록 총선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아탈 전 총리에게도 파리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분명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다수당인 NFP는 가능한 빨리 의회에 입성해서 총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가능한 아탈 총리를 조기 사퇴시키고자 했다. NFP의 의도는 이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을 압박함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자신의 것으로 갖고 오려는 것이다. NFP 외에 다른 야당도 대체로 아탈 총리의 사임에 동의했을 것이다.  

 

 그러면 마크롱 대통령이 아탈 총리의 사임을 숙고 끝에 수락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마크롱 대통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RN을 제외한 우선 우파에 손을 내밀어 ‘앙상블’과 정치적 합의를 할 시간을 벌려고 했던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의도대로라면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앙상블’의 168석에 121석 을 우파에서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다. 극우파를 제외하고 우파의 의석수는 다 합쳐도 60석에 지나지 않는다. NFP는 ‘굴복하지 않은 프랑스’(La France Insoumise, 이하 LFI로 표기)가 76석, 사회당(Parti Socialiste, 이하 PS로 표기)이 59석, 녹색당(Les Verts, 이하 LV로 표기)이 28석, 공산당(Parti Communiste Français, 이하 PCF로 표기)이 9석을 확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중에서 LFI와 PCF를 제외하면 LV를 끌어들이면 28석을 확보하고, PS에서 33석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혹은 기타 중도정당과 기타를 합치면 11석이 되니까 PS에서 최소 22석 정도가 확보되면 될 것이다. 여기에서 관건은 PS가 될 것인데, PS는 사실 그렇게 되면 정치적으로 별로 실익이 없을 것이고, 자칫 이를 계기로 PS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난 것을 그대로 사장시켜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고차적 방정식인데, 이러한 방정식은 정국의 혼란을 오히려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총리 결정 문제에서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당연히 NFP에서 가장 의석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총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반대로 LV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는 의석수로만 총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 PS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멜랑숑 대표를 분열주의자라고 비판한다. PCF를 제외하고 보면 좌파연합 내부에서는 이번 총리가 온건한 중도좌파 성향이 적합하다고 보는 듯하다. 일부에서는 다른 대안으로 LFI의 멜랑숑 대표와 경쟁관계인 프랑수아 뤼팽 의원도 총리로 거론된다고 한다. NFP는 프랑스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오랫동안 좌파진영의 지지부진함이 극우파의 부상으로 인해 다시 프랑스 국민의 힘으로 부활했다. 이제는 정치권이 그 선택을 존중하고, 정치적 타협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프랑스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몫이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공학적 접근은 총선의 표심을 거슬리는 것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총선의 표심은 특정한 한 정파에 표를 몰아주는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이제는 의회에서 정치적 타협을 서로 도모하라는 뜻도 담겨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프랑스에서 새로운 정치실험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의회와 협조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통해 획득한 결과를 냉정하게 수용해야 한다. 그의 정치적 승부수가 첫 번째는 절반이라도 건졌을지 모르겠지만, 정치공학적으로 이미 빛을 잃어버린 중도우파의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 위해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단행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이것이 두 번째 정치적 도박과 같은 것으로 된다면, 프랑스 국민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이른바 동거정부(cohabitation)는 세 번 있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사회당)집권 시절에 두 번이 있었는데, 우파인 자크 시라크 총리 시절(1986-1988)과 같은 우파인 에두아르 발리뒤르 총리(1993-1995)와 동거정부가 만들어졌다. 또 시라크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좌파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1997-2002)와 동거정부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은 좌파와 우파의 양자구도가 선명한 가운데 프랑스적인 정치 상황에서 불가피하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다수당이 된 야당에서 총리가 선출되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경우도 있다. 야당의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 때문에 스스로 사퇴하고,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대체로 민심이 집권 여당을 밀어주게 되니까, 연임된 대통령은 집권 여당의 총리를 임명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이 실정을 해서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실시했지만, 여당을 심판하려는 표심이 작동하면서 야당 세력들이 연대한 결과가 야당의 과반수승리로 이어진 경우였다. 이때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점하면서, 총선이든 대선이든 선거결과에 따라 대통령은 이를 존중했으며, 이에 맞추어 권한을 행사했다. 이를 흔히 대통령과 총리의 권력투쟁으로만 보는 관점은 프랑스의 특유한 정치지형과 정치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전 프랑스 조기총선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이 시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의도에서 꺼낸 정치적 승부수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RN의 의회 권력 장악을 겨우 저지했을 뿐이며, 집권 여당도 NFP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RN이 이처럼 의회에서 상당한 의석수를 확보함으로써 의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이렇게 된 것은 실로 마크롱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할 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력이 미테랑 대통령과 시라크 대통령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인정한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제2의 정치적 도박을 감행할 것이 아니라, 내치에 관여하기보다 오히려 외치에 관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런데 마크롱의 총선 이후에 발언을 보자면 총리선출문제에서 특정 정파는 안 된다거나 하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 그것은 표심을 왜곡하는 것이 될 것이다. 

 

 좌파연합은 105석을 확보하면 과반수가 되지만, 기타 좌파가 13석밖에 되지 못하니 92석이 모자란다. 결국 NFP는 RN을 제외하고 기타 중도파와 기타의 11석과 기타 우파 15석과 공화당 45석을 합쳐도 71석밖에 되지 않으니까 21석이 부족하다. NFP의 관건은 집권 여당에서 어느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공화당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집권 여당이 분열하면 NFP가 168석에서 92석 정도를 확보하고, 기타 좌파연합과 합치면 과반수를 확보하기는 용이할 것이다. NFP는 선택지가 많아 다소 여유가 있지만, 합종연횡의 과정에서 과연 전체 좌파진영의 단일대오가 유지될 수 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것이 선행되려면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고, 그것이 향후 권력관계의 방향타가 결정될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각종 정책변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만큼 야당들과도 적극적 소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처럼 비추게 되면 차후로 거센 사임 압박에 시달릴 것이다. 

 jgfichte@naver.com 

 

 *필자/권기환

 

철학박사. 동국대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지겐대 제 1학부(역사-철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Dr. phil.)를 취득했다. 경희대, 경기대, 명지대, 상명대, 강남대, 홍익대 등에서 강의를 했다. 현재는 가천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독일 관념론, 독일 초기 낭만주의, 프랑스 현상학, 해석학, 동서 비교 철학 등이다. 한국 헤겔학회, 한국칸트학회, 한국해석학회, 한국 현상학회(전 정보이사), 서양 근대철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입니다. '구글번역'은 이해도 높이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문 번역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The following is [the full text] of the English article translated by 'Google Translate'. 'Google Translate' is working hard to improve understanding. It is assumed that there may be errors in the English translation.>

 

 

The final result of this French general election is that the 'New Popular Front' (Nouveau Front Populaire, hereinafter referred to as NFP) has 182 seats, the pan-ruling party 'Ensemble' has 168 seats, and the far-right coalition 'Rassemble National' (hereinafter referred to as Rassemble National) has 182 seats. RN) took 143 seats, 'Republican Party' (Le Républicains) 45 seats, other right-wing parties 15 seats, other left-wing parties 13 seats, other centrist parties 6 seats, and others 5 seats. As no party can win the majority of 289 seats, political chaos over the appointment of prime minister is inevitable for the time being. With the Paris Olympics looming, President Emmanuel Macron asked Prime Minister Gabriel Attal to remain in his job until a new government is formed, but ultimately accepted the prime minister's resignation. Former Prime Minister Atal is the most popular young politician in France and was the youngest prime minister at the moment, but due to President Macron's low approval rating (about 26.5%), former Prime Minister Atal's approval rating plummeted to around 40% in the beginning, leading to President Macron's election.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Although he lost the general election, the successful hosting of the Paris Olympics was clearly a golden opportunity for former Prime Minister Atal to strengthen his political standing. However, since it was very important for the majority party, NFP, to enter parliament as quickly as possible and take over as prime minister, they wanted to force Prime Minister Atal to resign as early as possible. NFP's intention is to put pressure on President Macron and take control of the political situation for himself. Besides the NFP, other opposition parties would have generally agreed with Prime Minister Atal's resignation.

 

 So why did President Macron accept Prime Minister Atal’s resignation after careful consideration? As no party could secure a majority, President Macron may have tried to buy time to reach a political agreement with the 'Ensemble' by first reaching out to the right, excluding the RN, in order to form a coalition government. However, according to President Macron's intention, in order to secure a majority, 121 of the 168 seats in the 'Ensemble' must be secured from the right, which is difficult. Excluding the extreme right wing, the total number of seats for the right wing is only 60. In the NFP, 'La France Insoumise' (hereinafter referred to as LFI) has 76 seats, the Socialist Party (Parti Socialiste, hereinafter referred to as PS) has 59 seats, and the Green Party (Les Verts, hereinafter referred to as LV) has 28 seats. The Communist Party (Parti Communiste Français, hereinafter referred to as PCF) secured 9 seats. Of these, excluding LFI and PCF, President Macron will try to secure 28 seats by attracting LV and 33 seats by PS. Or, if you combine other centrist parties and others, there will be 11 seats, so PS will need to secure at least 22 seats. The key here will be PS, but in fact, PS will not be of much political benefit if that happens, and this could easily lead to the loss of PS, which survived this general election. However, in fact, President Macron's plan is a high-order equation, and there is a high risk that this equation will increase the political chaos.

 

 On the issue of deciding prime minister, LFI leader Jean-Luc Mélenchon naturally argues that since he has the most seats in the NFP, he should become prime minister. In contrast, LV leader Marin Tondelier argues that the prime minister should not be determined solely based on the number of seats. Additionally, PS leader Olivier Port criticizes Mélenchon as a schismatic. Excluding the PCF, it seems that the left coalition believes that this prime minister's moderate center-left tendencies are suitable. Some say that as another alternative, lawmaker François Lupin, who is a rival to LFI leader Mélenchon, is also being mentioned as prime minister. NFP was chosen by the French people. The left wing's lack of support for a long time has been revived by the power of the French people due to the rise of the extreme right wing. Now the political world must respect that choice and reach a political compromise. It is up to politicians to solve the current issues facing France.

 

 However, President Macron's political engineering approach should not proceed in a way that offends the votes of the general election. The vote in the general election is not about voting for one specific political faction, but rather, it also means seeking political compromise in the National Assembly. The problem is that this method may be a new political experiment in France, a presidential-centered country. Therefore, it is inevitably required that the President cooperate with Congress. President Macron must calmly accept the results obtained through the political game of dissolution of parliament and early general elections. His political success may have saved at least half of his first attempt, but it is not at all reasonable to artificially reorganize the political world in order to push forward with center-right policies that have already lost their luster through political engineering. If this becomes something of a second political gamble, the French people will not tolerate it.

 

 There were three so-called cohabitations in France. There were two instances during the time of President François Mitterrand (Socialist Party) in power: during the time of right-wing Prime Minister Jacques Chirac (1986-1988), and during the time of Prime Minister Édouard Validur (1993-1995), also of the right, a cohabitation government was created. Also, during President Chirac's administration, a cohabitation government was formed with leftist Prime Minister Lionel Jospin (1997-2002). This method is inevitable in the French political situation, with a clear left-wing and right-wing structure. To be specific, there have been cases where the ruling party lost in the general election, the opposition party that gained the majority elected a prime minister, and the president accepted this decision. If the leader of the opposition party voluntarily resigns due to responsibility for the defeat in the presidential election and the president succeeds in reappointing, public sentiment generally supports the ruling party, and the reappointed president has a justification to appoint the ruling party's prime minister. Due to the ruling party's mismanagement, the President dissolved the National Assembly and held an early general election, but the opposition party's solidarity led to a majority victory for the opposition party as the vote to judge the ruling party took effect. At this time, as the president and prime minister divided power, the president respected the results of the elections, whether general or presidential, and exercised his authority accordingly. The view that this is often viewed only as a power struggle between the president and prime minister fails to understand France's unique political landscape and political culture.

 

 It is clear that the results of the previous French early general election were a political game-changer pulled by President Macron with similar intentions as President Chirac. However, the result only barely prevented the RN from seizing power in parliament, and neither the ruling party nor the NFP secured a majority. Also, by securing a significant number of seats in the National Assembly, RN will exercise political influence in the National Assembly. This is not only because President Macron is largely responsible, but also because his political power is no match for Presidents Mitterrand and Chirac. If President Macron acknowledges this, it would be a wiser choice for President Macron not to take a second political gamble, but rather to engage in external affairs rather than internal affairs. However, looking at Macron's comments after the general election, it is not appropriate to say that a specific political faction should not be involved in the election of prime minister. That would be distorting the public opinion.

 

 The left-wing coalition will have a majority if it secures 105 seats, but since the other leftists only have 13 seats, it is short of 92 seats. In the end, excluding the RN, the NFP only has 71 seats, including 11 seats for other centrists and others, 15 seats for other right-wing parties, and 45 seats for the Republican Party, so it is short of 21 seats. The key to the NFP is how many seats it can secure in the ruling party. However, for this to happen, the Republican Party's choice will be important. The problem is that this won't be easy. Also, if the ruling party splits, the NFP will secure about 92 seats from 168, and if it combines with other left-wing coalitions, it will be easy to secure a majority. The NFP has a lot of leeway as it has many options, but it is still unclear whether the unity of the entire left wing can be maintained in the process of a joint coalition. For that to take precedence, political compromise is necessary, and that will determine the direction of future power relations.

 

 President Macron must accept the results of this general election and actively communicate with the opposition parties as various policy changes are inevitable to some extent. Otherwise, if President Macron is seen as disobeying the results of the general election, he will face intense pressure to resign in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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