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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죽음이 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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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9-11

▲ 이승철     ©브레이크뉴스

사람 날마다 태어나고 매일 죽어 다 알기 어렵다.

 

이게 세상사지만 2016년 12월 2일 그 사람들의 말대로 하는 ‘천국환송예배’에 갔었는데 벌써 아홉 달이 지났고, 앞으로 3개월이면 1주기이다. 당시의 충격이 너무나 커 감히 ‘조사’ 소리를 내지 못했다.

 

부인은 아직도 실의에 차 있으며, 아들들도 상인이기에 고인에 대한 언급이 어렵고 이른 편이다. 그러나 더 늦어지면 기억이 멀어질 수밖에 없어 몇 마디 해둔다.

 

사람들의 충동으로 100수(壽)를 원하는 세상이라 78세는 서운타 하지만 살아 온 족적이 매우 훌륭하였다. 대학을 나와→축산직 공무원→교원→교회장로→장자는 학원장∙차남은 병원장→손자·손녀가 있고→부부해로하며→70대에 석사과정을 이수→저서인『가보』를 집필(미발행)→굴지의 기업체 근무→부모 유산이 있고→중동지역 순례→러시아 여행→연금을 받으며→장년답게 운동을 잘하다→고생 하지 않고(?) 작고하니→조객이 많았으며→이질∙처질이 금초를 한다. 세상에 이런 귀한 삶이 많지 않다.

 

가령 10년을 더 살다 바지에 똥 싸고 요양병원에 실려 다니며 누어있으면 아들∙며느리 효자 못 만드는데(실은 효자임) 78살 좀 아쉬운 편이지만 영웅(英雄) 소리를 듣는다.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만드는 것인데 특히 칭송받을 일은 청빈(淸貧)이었다.

 

농고축산과 주임교사 시절 소 판 돈을 교장에게 떼어주지 않아 ‘짜고 야박하다’는 소리를 들었다지만 고인이 된 지금은 이런 말이 오히려 치하요 훈장이나 다름없다.

 

소는 학생들이 기르고 팔아서 교장 몇 만원, 교사가 몇 푼을 떼어 먹었으면 쇠똥보다 더 더러운 짓, 소만도 못한 ‘교육자’일 터인데,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자’고 주장을 실행했다니 빛나는 교원이었다. 험한 꼴을 보며 100수하면 무엇 하며, 더러운 일로 얼룩진 인물이 100세를 살아 무슨 자랑이냐? 나이 욕심을 부리려거든 경로당, 종중모임, 동창회, 교당, 거리에 나설만한가를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 고 윤창모(尹昌模)씨는 ‘구용구사(九容九思)’의 신봉자로 내용을 잘 아는 전도사이었다. 여자 최순실의 재판장에서 악인과 의인이 판가름 나는데 의인은 협박, 설득, 권유, 만류 속에 무척 시달렸을 것이다.

 

후일 후손들은 그의 무덤과 족보에 ‘부정과 타협하지 않고 정정 당당하게 사셨노라’ 분명히 이렇게 새길 것이다. 전라도관찰사에 ‘적완용(賊完用)’이 있다. ‘이완용’의 성 이(李)를 ‘적(賊:도적 적)’으로 바꿔 적었다. 3∼4대 민의원 이존화는 비록 자유당원(自由黨員)이었지만 ‘자유당명’은 갔어도 청렴하였기에 추모비가 서서 아름다운 이름이 만고에 전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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