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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자 없는 지자체 경제발전 방향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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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 취재국장
기사입력 2017-09-12

▲ 정승화 본지 대구경북 취재국장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세기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바야흐로 21세기, 삶이 고속으로 달리고 있다. 정신이 하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막 달려 나간다. 어디로 가야할지 정확한 방향도 모르면서 그냥 달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달려 나간다. 그래서 모두가 허둥대고 있다. 가만히 서있으면 도태될 것 같아서 일단 뛰고 본다. 뛰면서 생각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지방자치체 실시이후 전국 지자체 마다 서로 경쟁력확보를 위해 달려 나가고 있다. 그런데 지자체 발전방향과 목표는 대동소이하다. 색깔이 없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려 나간다.

 

사는 곳이 다르면 물도 다르고 땅도 달라 토양에 맞는 산업과 정책을 펼쳐야 할텐데 농사로 말하면 전부 밭농사나 논농사를 짓게다고 말한다.

 

경제 살리기 현상이 실물경제를 떠나 유행구호처럼 번져 국제환경이나, 중앙정부의 부침에 따라 지자체 경제방향이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중앙정부 주도로 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이 시행되자 거의 대부분 지자체 구호가 ‘첨단산업육성’이었다. 정부에서는 광역지역 중심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테크노파크조성사업’을 시행했는데 지방선거에 선출직으로 단체장에 나선 이들이 선거공약으로 첨단산업 등을 들먹이다 보니 앞뒤 없이 모든 지자체의 슬로건이 첨단산업육성이 된 것이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천혜의 관광, 문화도시로 알려진 경주마저 그랬을 만큼 첨단산업은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물론 좋은 것은 따라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아무리 좋아도 내 땅에 맞는 곡식을 심어야지, 밭에 뿌려야할 씨를 논에 뿌린다고 작물이 자랄 것인가 말이다.

 

그런 첨단산업 슬로건이 박근혜 정부들어 창조도시로 싹 바뀌었다. 그 잔재는 지금도 남아 있어 포항시내 곳곳에는 ‘창조도시 포항’이라는 슬로건이 나부낀다. 전국최초로 지자체 주도형으로 포항테크노파크를 조성할 만큼 열심이었던 ‘첨단과학도시 포항’의 슬로건이 불과 몇 년 만에 발전지표가 싹 바뀐 것이다.

 

요즘 포항에서는 새로운 경제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일컫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 산업등을 지칭한다. 포항뿐만이 아니다. 전국 지자체가 다 4차 산업 혁명이다. 모두가 혁명의 깃발을 내걸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에 부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무리 우량종자의 씨앗이라도 우리가 사는 환경과 토양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보다 지금 가꾸고 있는 종자도 제대로 재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꾸 남의 것에 욕심을 내어 이것저것 고개를 돌리다 보면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남이 하니까 다 좋은 것 같아 앞뒤 재보지도 않고 베끼고 쫓아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포항은 국가기간산업 도시이다. 1차 산업인 금속산업이 산업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철강과 금속, 소재산업은 포항이라는 밭에서 확실한 우위를 다질 수 있는 산업이다. 잘 가꾸면 여기에서 응용한 파생산업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창조산업이니, 4차 산업이니 하는 막연한 혁명에 동참 할 때가 아니다. 지자체 경제정책은 투트랙(two-track)정책으로 나가야 한다. 민생경제가 힘든데 왜 대책은 국가연구기관, 중장기 산업인 포스텍 일대에 가서 수립하는가 말이다.

 

민생경제는 실물경제대책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중장기 신산업은 그쪽에서 찾아야 한다. 이것저것 기준 없이 혼동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정승화. 대구경북 취재국장/경영학박사. hongikin21@naver.com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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