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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소신이 만년을 제거하고 강적을 평정할 장수를 천거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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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복 소설가
기사입력 2018-01-04

▲ 이순복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AD307년 원강 7815일 진혜제는 양왕 동에게 5만 경병(京兵)을 주어 강적(羌敵) 유연을 토멸하라 하고 호부랑중 황보상을 관동과 형양으로 보내 군량을 실하게 모아 토벌군에게 보내라 명했다. 그리고 만조백관을 모아놓고 강적 유연을 토벌하는 대책을 다시 확인하자 병부사마 손초가 앞으로 나와 아뢰기를

유주와 기주에서 정병을 징발하여 양왕 동에게 보강군사를 보내서 단번에 강적을 소탕해 버리는 것이 상책일까 하옵니다.”

그러자 양준이 급히 나서서 아뢰기를

양왕이 관서지방 정벌에 나서서 아직 경과도 모른데 어찌 함부로 대병을 움직인단 말이오. 얼마동안 전황을 기다려본 후에 다시 숙의토록 하십시오.”

이에 시중 배외가 나서며 아뢰기를

양왕 동이 출사할 때 이미 신속한 군사를 조발하여 출정하겠다고 아뢴바 있습니다. 이는 양왕이 자신이 있어서 하는 말인 줄 아옵니다. 거기다가 조정에서 다시 관군을 증원하여 관서로 보낸다면 이는 대국의 위세를 떨치는 일이고 반적에게는 압박감을 크게 주게 되는 일이니 병부사마의 말이 지당한 줄 압니다.”

혜제는 마침내 입을 열어 영을 내리기를

우위장군 주보를 정서구응사로 하여 기주와 유주로 가서 군사를 조발토록 하라.”

 

주보가 조명을 받고 조정을 물러나와 떠날 준비를 서두를 때 마침 양왕의 파발마가 당도하였다. 이에 혜제가 양왕의 상주문을 보니

신 양왕 사마동은 급히 표문을 작성하여 올립니다. 강장 전만년이란 자는 자칭 촉한의 유신으로 촉한을 부흥을 꾀하고자 기병하였다 하옵나이다. 그자의 용맹은 실로 만부부당으로써 아깝게도 허사 허갱 2장을 일진의 싸움에서 잃고 말았습니다. 이는 옛날 조조의 경호장군 악래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사오며 우리 진장 중에는 그를 당할 자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는가 합니다. 폐하께서는 정상을 살피시어 속히 장졸을 증원해 주시옵소서.”

읽기를 다한 혜제는 떨리는 손으로 가까이 시립한 시중 가모에게 표문을 넘겨 주었다. 가모는 양왕의 표문을 읽은 입에 바른대로 뇌까리기를

아무리 양왕 일지라도 이는 너무 불손한 상주이옵니다. 어찌 반적의 사기를 돋우고 스스로 대국의 위풍을 깎아 내린단 말입니까. 정말로 대진조에 한낱 적괴를 토멸할 장수가 없단 말입니까. 초의 항우가 역발산의 용력이 있었으나 경포 팽월이 있어 그와 대적했는데 항차 그까짓 만년 따위야 무엇이 그리 대단하단 말입니까.”

 

가모가 양왕을 꾸짖고 만년을 깎아서 하는 말이 채 그치기도 전에 부마도위 왕제가 앞으로 나와 아뢰기를

폐하! 소신이 만년을 제거하고 강적을 평정할 장수를 천거하겠나이다.”

어서 말해 보오. 관직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런 자가 있다면 당장 불러 오도록 하시오. 짐이 상당한 벼슬을 내리겠소.”

신이 요량컨대 어사중승 주처가 그 일을 감당하고도 남을 만한 장수인가 하옵니다. 그의 영용함이 능히 만년을 꺾을만하며 그 지모는 능히 강적을 평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처는 머리를 깎고 예전 위국의 조휴를 유인하여 이긴 오의 비장군 관내후 주방의 아들입니다. 그는 어려서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는 교룡과 악호를 퇴치하여 이름을 강남에 떨쳤고 커서는 교광태수로서 침령에서 우리 진병 10만을 거뜬히 물리친 경력이 있는 장수입니다. 폐하께서 주처에게 대임을 맡기시면 곧 성려를 거두실 수 있을 줄로 아룁니다.”

 

혜제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고 희색이 만면하여 곧 사람을 시켜 주처를 불러 오게 하였다. 그런데 아까는 무관반열에서 부마도위 왕제가 아뢰었는데 이번에는 문관반열에서 중서령 진준이 아뢰기를

주처는 조정에서 가장 강직한 신하로서 그의 충용과 의기는 아무리 권세와 지위 있는 사람 앞이라도 굽혀지지 않는 위인입니다. 물론 무리를 짓는 일 따위는 없는 위인입니다. 그러나 걱정 되는 일은 양왕 동이 낙양에 있을 때 그 지위와 권세를 믿고 방자하고 횡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주처는 기탄없이 양왕을 탄핵하였기에 지금까지 양왕이 원한을 품고 있는 줄 아옵니다. 그런데 만약 주처를 양왕의 휘하에 들게 하여 정서장군에 임명하신다면 이는 필시 양왕에게 해를 입고 말 것입니다. 그리되면 아까운 장재를 잃게 되고 적괴 만년의 기세를 올려주는 결과가 될 줄로 아룁니다. 헤아려 통촉하소서.”

 

혜제는 중서령 진준의 말을 모두 듣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되묻기를

경의 말씀은 참으로 지당하오. 그러나 지금 당장 조정에 인재가 없으니 이 일을 어찌 한단 말이오? 주처 말고 달리 대임을 맡을 장재는 없는 것이오. 있다면 다시 천거해 보시오.”

혜제의 애타는 심사를 깊이 이해한 진준이 다시 아뢰기를

폐하께서 주처를 쓰시려면 다른 사람 밑에 들게 하옵소서. 그리 하오시면 주처는 능히 공을 세울 것입니다. 또 달리 다른 사람과 함께 주처를 보내시는 방책도 있사온데 그 다른 사람을 소신이 천거하고자 하나이다.”

경은 주저치 말고 어서 그 사람을 천거해 보시오.”

그는 좌사마 맹관으로 모략이 깊고 위용이 절륜하옵니다. 그를 주처의 부장으로 보내신다면 2장의 지용으로써 능히 만년을 평정하올 것이며 양왕의 사심도 견제되올 것입니다. 그러하오나 애석하게도 주처는 다시 낙양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진준의 심도 깊은 계책을 듣고 왕제가 다시 입을 떼어 말하기를

진중서령의 말은 진실로 사리에 합당하옵니다. 맹관은 지금 궁성을 경호하고 있사오니 조정을 떠날 수 없사옵니다. 주처는 그 영용함과 강직함으로 강한 신하들을 제어하고 있사옵니다. 만약 이 두 사람이 변방으로 나가고 간당의 무리가 준동한다면 그 화를 어찌하오리까. 그러하오니 이번에는 우선 주처만 정서의 임무를 맡기셨다가 만약 여의치 않을 때는 다시 맹관을 보내도록 하옵소서.”

진준의 의견은 내부를 단단히 하자는 말이고 왕제는 이해를 따지자는 말이었다. 혜제는 두 사람 말을 듣고 주견을 정하지 못하고 한 동안 망설이다가 옥음이 울리기를

경들의 말은 다 이치에 맞소. 그러나 지금은 어느 때 보다 양재가 필요하오. 그러니 우선 주처를 정강대장군에 봉하여 먼저 떠나게 하오

 

혜제가 주장을 세워 조칙을 내리자 진준이 귀가하여 길게 탄식하기를

아아! 주처가 섶을 지고 불을 끄러가니 반드시 화를 당하고 말 것이다.”

다음날 일찍 정강대장군의 칙명을 받은 주처는 5만군을 이끌고 옹주로 향하여 출발했다. 탐마는 이 소식을 한진으로 전했다. 만년은 지체하지 않고 이 소식을 경양성의 유연에게 보내어 두 군사를 보내라고 청하자 군사 장빈이 말하기를

주처는 영용함과 노련함이 진조의 제일입니다. 그러니 충분히 계책을 세워 용병해야 합니다. 만약 주처를 깬다면 양왕은 옹주를 버리고 달아날 것입니다.”

이어서 제갈 군사도 의견을 말하기를

지피지기는 백전백승 이라합니다. 내가 듣기로 주처는 그 성정이 강직하다고 하니 우리는 부드러움을 주장하여야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군사의 의견을 다 청취하고 나서 만년이 말하기를

주처가 지용이 얼마나 대단하겠소. 군사의 말씀은 자칫 아군의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두려워할 것 없소.”

이에 황신이 만년의 말에 편승하여 말을 더하기를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주처는 빼어난 장수입니다. 그러나 그는 나름대로 매우 격파하기 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단점을 찾아서 요리한다면 전만년 장군의 말과 같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사료됩니다.” 여러 장수들이 황신의 말에 놀라 그 단점을 들으려하니 황신이 다시 말하기를

제가 아는 바로 주처와 양왕 사이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입니다. 둘은 절대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우리는 둘이 서로 시기하고 다투는 틈을 잘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깰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장수들은 황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군사 장빈이 말하기를

주처가 싸우려고 하면 양왕은 반드시 전일의 패전이 두려워 반대할 것이오. 또한 양왕이 싸우지 않고 지키자고 하면 주처는 자기의 용맹만 믿고 만심하여 반드시 항변할 것이니 둘은 서로 화합치 못할 것이오. 그들이 서로 이와 같이 다툴 때를 이용하여 우리가 군사를 움직인다면 주처는 불평불만을 참지 못하고 반드시 군사를 나누어 나와 싸울 것이오. 이때에 우리는 저들이 모르게 계책을 써서 양왕이 더욱 의심을 품게 하고나서 때를 보아 주처는 유인계를 써서 격파한다면 반드시 전승을 거둘 것입니다.”

장맹손의 계책을 뒤로 이어 제갈수지가 말하였다. 이제 부터는 두 군사를 이름보다 아호를 사용하여 장빈을 맹손으로 제갈선우를 수지로 사용할 때가 많을 터이니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

장맹손 군사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만약 주처만 죽인다면 옹주는 싸우지 않고도 우리에게 귀속될 것입니다.”

만년은 두 군사의 말을 듣자 크게 좋아하며 말하기를

장 군사의 말을 들으니 주처는 이미 우리 수중에 든 것이나 다름없는 것 같습니다. 곧 군사의 영대로 따라 행하겠습니다.”

 

만년은 유영과 힘을 합하여 곧 3군에 영을 내려 채책을 더욱 견고히 세우고 진병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한편 옹주의 해자사는 주처가 이미 경내에 이르렀다는 전갈을 받고 수하 장졸을 거느리고 성 밖으로 나와 주처를 맞이하였다. 서로 인사를 마치자 주처가 해자사에게 묻기를

조왕과 양왕이 연거푸 패전한 원인이 무엇이오? 그 까닭을 듣고 싶소.”

적장 만년의 용맹이 절륜하며 진을 세움에 노련하기 때문이며 아군의 장수들이 감히 상적(相敵)하지 못하여 연이어 실패한 것입니다.”

주처는 해자사의 말을 듣고 역정을 내어 말하기를

아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한낱 강장을 상적할 장재가 없다 해서야 우리 대진의 위풍이 어찌 되겠소. 공은 두고 보십시오. 내가 내일 단번에 적괴를 베어 지난 수치를 깨끗이 다 씻어 보이겠소.”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고 주처는 해자사를 따라 성안으로 들어가 양왕 동을 만났다. <.계속> wwqq1020@naver.com

 

*필자/이순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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