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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국당 대표, 꽃밭 길 걸어서야”…쓴 소리 잘 새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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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목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이사
기사입력 2018-01-08

▲ 김기목 (사단법인)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이사. ©브레이크뉴스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은 결심이다. 정치에서 재기(再起)는 실패를 경험했거나, 어쨌든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를 바라는 의지의 표현이라 하겠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바 집권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해버린 입장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위한 1차적 관문인 일선 조직에 나서서 공석중인 전국 74개 지역의 국회의원 선거구별 지역조직책(당협위원장) 공모를 마감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진행한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 공모 결과 전국에서 정치인들이 골고루 응모했던바 총 211명이 지원해 평균 2.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부산 해운대을 지역이 총 9명이 신청하면서 전국 최고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단연 눈길을 끌고 정치계에서 조명받는 점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신청이다.

 

지금까지 당협위원장 신분을 갖지 못했던 홍 대표는 대구 북구을에 공모신청을 했는데, 신청지역이 한국당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대구다보니 일각에서는 말들이 많다. 홍 대표의 안전지대 공모 신청을 두고 한국당 내에서도 부산시장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은 홍 대표가 험지가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인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 지역에 당협위원장을 신청했으니 당 안팎에서 시선이 고울 리 만무하고,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전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정당의 리더라는 분이 일신의 안전판만 생각한다”고 힐난하면서 시조 한 수를 남겼는바 언중유골(言中有骨)이다. “홍준표는 갔습니다. 티케이(TK) 꽃밭으로. 피케이(PK)는 쑥대밭, 서울경기 가시밭. 늘그막 따스하다면 손가락질 겁낼쏘냐”는 내용이다. 박 전의원은 전날에 이어 8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대표, 보수주의자가 아닌 보신주의자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홍 대표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굳이 당 대표가 당협위원장이 되겠다면 서울이든 낙동강 벨트든 험지를 택하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부산의 박 전의원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 것은 자신의 화풀이는 아닐 것이다. 그는 홍 대표 체제에서 자신이 맡았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 직을 박탈당했다. 최근 한국당 당무감사에서 부실 관리 사유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났으니 마음이 편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홍 대표에 대한 앙금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말한 “대표가 험지로 나서야 한다”거나 “어려운 곳에 나서서 선거에서 동남풍을 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어느 정당이든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구별 1명씩 두며, 통상적으로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이 된다. 현역 의원의 신분이 아닌 경우 원외인사 중에서 정치력이 있고 그 지역에서 신망을 받고 있는 다음 국회의원 후보순위 1위자나 다름없다. 또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선거구에서 출마하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데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자리다. 그런 점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고르는 일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질 곳을 선택한다는 것인데, 선수(選數)가 쌓인 정치인일수록 안전판이 보장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그러한 입장에서 TK에서도 현재 한국당 국회의원이 아닌 지역인 대구 북구을을 선택한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재 이 이 지역 국회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다시 재입당한 민주당 소속의 홍의락 의원이다. 홍 의원이 TK지역에서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이니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이 지역을 선택한 것도 상징성은 있다고 하겠다. 다음 총선에서 승리해 ‘TK 압권’을 해친 불명예를 되찾겠다는 생각에서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신청했다면 다 생각한바가 있으리라.

 

대구는 홍준표 대표가 자란 곳이고 학창시절을 보낸 지역이다. 그는 지난 대선 후보시절 유세를 통해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학교 동창이나 친구들이 많이 있으며, 또 어린 시절이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했다. 그런 연고가 있는 곳이고 대구가 정치적으로는 발전됐다고는 하나 지역경제 등 전반적인 상황이 전국 도시가운데 비교적 뒤떨어지는 곳이니 선거구민들도 중량급 정치인을 원할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가 내 마지막 정치인생의 종착역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것인데 인간적인 면과 진정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와 함께 민주당 인기가 높다보니 한국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대구에서도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아직까지 출마를 결정하지 않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설이다. 여론에 떠돌고 있는 차출설 또는 출마설이 현실이 된다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변수’로 인해 한국당이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런 점을 사전에 감지한 홍 대표가 계산을 하여 ‘보수의 아이콘’인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자리에 올라 민주당 바람을 미리 막아 TK지역을 안정시켜 지방선거에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는 결심이 선 것이지 모를 일이다. 

 

여당 자리를 내주고 힘든 정치적 행로를 걷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재기할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는 비단 홍 대표뿐만 아니라 한국당 지지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홍 대표의 결정을 비난하고 있는 박 전의원의 쓴 소리도 잘 새겨들어야 하겠다. 6.13지방선거에서 또 선거 패배로 이어진다면 한국당 홍 대표 체제의 폐막에 그치지 않고 당 자체의 폐당을 의미한다는 당내 반대파의 주장도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기에.


*필자/김기목. 국대비닐 대표,  (사단법인)범국민예의실천운동본부 이사, (사단법인)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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