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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를 봐서 한판 더 겨뤄주마. 자, 어서 오너라. 어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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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복 소설가
기사입력 2018-01-14

 

▲ 이순복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대진원수 맹관이 처음 쓴 교병계가 실패로 돌아갔다. 그것은 수하 장수들이 만년보다 크게 힘이 달려 실제로 패한 것이다. 계책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10 리 허를 도망친 기첨과 복윤이 맹관 앞에 나가자 맹관은 2장을 위로해 주고 여러 장수들을 모아놓고 영을 내리기를

내가 그 동안 이곳 지세를 세심하게 살펴보니 여기서 30 리 허에 마파라하는 곳이 있소. 군사를 매복시키기 좋은 곳이오. 여기서 먼 곳이니 적이 의심하지 않을 것이오. 기첨 선봉은 1만군을 이끌고 가서 산 곁의 큰길 왼편에 크게 함정을 파시오. 함정 위에는 엷은 판자를 깔고 흙과 풀로 덮은 다음 중간에 작은 길을 표시해 두시오. 내가 친히 나가서 적을 유인한 다음 다시 그곳에서 또 다른 계책을 주겠소.”

기첨은 영을 받고 곧 1만군을 이끌고 떠났다. 맹관은 다시 해자사와 이조에게 이르기를

두 장군은 각각 1만군을 이끌고 마파에 가서 미리 준비해 둔 함정 좌우에 매복하시오. 적이 함정 가까이 이르거든 모두 다 같이 튀어나가 적을 시살하시오.”

 

이번에는 다시 복윤과 고현 2장을 불러 이르기를

두 장군은 내일 인시가 지나거든 각각 5천 정병을 거느리고 적진으로 가서 만년을 유인해 오시오. 만년이 출진하거든 적당히 싸우고 어루만져 주면서 마파 10 리 허로 유인하시오. 두 분의 임무가 가장 어렵고 막중하니 각별히 조심하시오. 나는 해자사와 이조 장군과 함께 마파로 나가겠소.”

복윤과 고현은 영을 받고 각기 5천 정병을 선발하여 단단히 무장시켰다.

다음날 날이 밝자 복윤과 고현은 수하 정병을 배불리 먹이고 서둘러 한의 영채 앞에 당도했다. 고현이 먼저 진 앞에 나가 큰 소리로 외치기를

적괴 만년은 들어라. 어제는 네놈을 얕잡아 보다가 나는 영채를 빼앗겼다. 내가 너에게 영채를 빼앗기고 책망을 크게 들었으니 설분을 해야겠다. 오늘은 기어이 네놈의 목을 베어 한을 풀겠다. 만년은 속히 나와서 내 칼을 받아라.”

 

군사가 달려와서 하는 말을 듣고 만년이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하하하. 참말 무례한 놈이로구나. 내 아침을 마저 먹고 나갈 테니 기다리라 해라. 그렇게도 죽기가 소원이더냐.”

만년이 말을 마치자 아장 마일이 말하기를

허허. 걱정도 팔자시오. 그까짓 송사리 떼 같은 적을 무찌르는데 어이하여 장군의 수고까지 빌린단 말이오.”

마일은 한사코 만년의 출정을 만류했다. 그러나 만년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출전을 서둘렀다. 어제의 승리를 머리에 담고 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갑주에 병장기를 모두 갖추고 대도를 들고 나섰다. 만년이 진 앞으로 나오자 복윤이 철추를 들고 만년을 가리키며 소리치기를

우리 맹원수께서 친히 출정하셨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이제 너희 적도들은 성명을 보존키 어렵고 나중에는 멸족을 당할 것이다. 정황이 이러한데 속히 물러가서 정신을 차리고 종족의 멸망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찾아보아라.”

내 여러 전장에 임했지만 별 시답지 않은 놈을 다 보겠구나. 나도 죄 없는 선량한 군사를 도륙하는 것이 싫은 사람이다. 우리는 단지 서경을 확보하여 양천을 굳혀서 한조의 부흥을 이룩하고자 한다. 헛되이 무고한 군사의 성명을 버리게 하지 말고 속히 옹주성을 내어놓고 물러가라.”

만년의 영토를 내 놓으라는 강한 말에 복윤이 발끈 화를 내며 외치기를

이놈아,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하지 않더냐. 네놈 뜻이 정 그렇다면 오늘은 내 철추 맛을 보고 헛된 꿈을 버리고 정신이나 차려라. 이 얼빠진 적괴 놈아,”

 

2장은 서로 한마디씩 열나게 건네고 말을 몰아 서로 마주보고 달려들었다. 당장 대도와 철추가 부딪쳤다. 고금에 보기 드문 일진일퇴의 현란한 싸움 솜씨가 선을 보였다. 대도는 공중에서 서리 발을 뿌리고 철추는 유성처럼 날았다. 2장이 30여 합에 이르자 복윤이 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한번 철추를 허공에 헛되이 날리고 나서 말머리를 돌려 동쪽을 보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만년은 아주 순진하게 그를 따라 붙었다. 복윤은 10여 리를 달리다가 혹 만년이 그만 둘까 싶어 다시 한 번 더 마주하여 싸우며 말하기를

이런 진퇴도 아직 배우지 못한 미련 곰탱이 같은 적괴 놈아, 네놈의 허실을 알고자 잠시 피해 주었는데 옴딱지처럼 따라 붙다니 바보 멍청이로구나. 그래 성의를 봐서 한판 더 겨뤄주마. , 어서 오너라. 어서 와.”

복윤은 크게 인심이라도 쓰듯 말하고 20여 합을 싸워주고 다시 달아났다. 만년은 약이 부쩍 올라 열나게 복윤을 따라 붙었다. 그런 만년에게 마일이 달려와 애써 만류하기를

장군은 이제 더 이상 적장을 쫓지 마시오. 만약 적의 복병이 일어나면 우리가 본진에서 너무 멀리 왔기에 곤경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마일의 그와 같은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함성이 크게 일어나며 한 떼의 군마가 만년을 향하여 달려왔다. 앞선 대장은 고현이다. 고현이 의기양양하게 달려오는데 만년은 마일을 향하여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하하하. 이까짓 복병쯤이야 겁날 것 있겠소. 내 단번에 무찔러 버릴 테니 부장은 군사를 독려하여 진병을 쓸어버리시오.”

 

만년은 곧 고현을 취하여 대도를 휘둘렀다. 고현도 창을 힘껏 쥐고 만년을 맞이하여 싸웠다. 두 장수가 어느덧 20여 합을 싸웠으나 승부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고현은 맹관의 지시대로 적당한 기회를 골라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려 하나 여의치 않았다. 만년이 찰싹 달라붙어 조금도 빈틈을 주지 않았다. 고현이 힘이 달려 창법이 점점 어지러워지고 마음이 조급해지니 자연스럽게 허공을 찌를 때가 많았다. 이 모양을 보고 만년이 지나치겠는가. 순간 한소리 크게 지르더니 말을 좀 더 바싹 몰아 붙여 고현의 머리를 향하여 번개처럼 대도를 후려쳤다. 그러자 고현이 외마디 비명소리를 지르며 목이 떨어지고 몸통은 퍽~소리를 내며 낙마했다. 만년은 적장의 목을 척 베니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사위를 둘러보더니 고현의 졸개들이 많은지라 이들을 향하여 칼춤을 추어댔다. 대도가 무지개를 그릴 때마다 진병들은 추풍낙엽처럼 목이 떨어져 나갔다. 장수가 이리 신나게 도륙하자 마일을 위시한 한병들도 진병들을 시살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10여 리를 그렇게 짓밟고 나아가는데 복윤이 한 무리 인마를 이끌고 나와 앞을 가로 막아섰다. 만년은 벽력같은 고함을 지르고는 당장 복윤을 취하며 외치기를

이 놈아! 네놈의 부장은 이미 목이 달아난 줄 모르느냐! 네놈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구나.”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복윤은 간담이 서늘하여 급히 말머리를 돌리고 달아나는데 투구가 떨어져도 그냥 달아났다. 그 모양을 바라본 만년은 더욱 기세가 올라 맹렬히 추격하였다. 얼마나 쫓았을까? 갑자기 앞에서 한 장수가 일지군마를 이끌고 만년의 앞을 가로 막았다. 적장은 붉은 갑옷에 금빛 투구를 썼고 손에는 쌍간을 들었는데 그는 만년을 보자 크게 소리를 내어 묻기를

거기 오는 놈이 반적 만년이냐? 나는 진군의 원수 맹관이다. 냉큼 말에서 내려 잘못을 빌고 항복하라.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함부로 천병에 항거하면 더 이상 속죄할 기회가 없느니라.”

 

만년이 대답하지 않고 그냥 말을 몰아 떠나가려 하자 맹관이 들었던 활에 살을 먹여 힘껏 쏘았다. 맹관이 활을 쏘니 진병들도 만년을 목표로 하여 활을 쏘아대자 만년은 더는 움직이거나 나아갈 수 없어 후군이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맹관도 활을 쏘아 만년의 진격을 저지하며 기첨이 오기를 기다렸다.

한편 장맹손과 제갈수지 두 군사는 본채에서 만년이 진장 고현의 목을 베고 복윤을 쫓아 진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급히 대책을 강구하기를

맹관은 지모가 비범한데 만년이 맹관의 계책에 말려 들것 같소. 혹시 만년의 신상에 변괴라도 생기면 큰일이니 누가 속히 가서 구하겠소.”

장빈의 말에 유영이 나서며 말하기를

제가 급히 가서 전장군을 구원하겠습니다.”

그러자 양흥보도 나서며 말하기를

유장군 만으로 적병을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 소장도 함께 보내 주십시오.”

 

장빈은 곧 유영과 양흥보를 각각 3천 정병을 붙여 주고 급히 가서 만년을 구원케 하였다. 유영과 양흥보가 각기 군사를 이끌고 떠나자 제갈 군사가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더니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말하기를

내가 요량컨대 만년장군이 아무래도 맹관의 계책에 속아 적진 중에 깊이 빠진 것 같소. 2장의 6천군으로 만년을 구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 진은 맹관의 5만군과 옹주성 10만군을 상하지 않고 다 가지고 있소. 허니 만큼 우리의 소수 군사로 그들의 대군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오. 하니 속히 용장 한 사람을 보내어 만년을 구원하여 시간을 지체치 말고 즉시 회군토록 이르는 것이 상책인 것 같소.”

이에 장맹손이 제갈수지 군사의 말에 동의하고 다시 구원병을 보강하고자 황신 조염에게 이르기를

두 분 장군께서 각각 5천군을 이끌고 나가 적의 추병을 끊고 만년과 유영 그리고 양흥보 장군에게 속히 모든 군사를 데리고 돌아오도록 이르시오.”

황신과 조염이 장맹손 군사가 내린 영을 받자 곧 군사를 조발하여 만년을 구하려고 말에 채찍질을 가하여 비호 같이 달려갔다.

 

이와 같이 장빈과 제갈선우 두 군사가 전만년 장군을 구하려고 비상수단을 모두 강구하였다. 그 응급수단으로 4장을 급파하여 만년을 구하게 하였다. 이 대책이야말로 지극히 신속하게 행한 것으로써 그만큼 한군에 있어서 전만년 장군의 비중이 크다는 반증이기도하였다. 그러나 인명은 재천이라 하든가. 만년은 이미 액운이 깊이 들어 그 명운이 막다른 골목에 빠져들어 버렸다. 맹관은 화살을 쏘아 만년의 퇴로를 막은 다음 기첨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기첨이 일지군마를 이끌고 나타나 만년을 보자 한바탕 듣기 민망한 욕설을 퍼붓는데

이 미련 곰탱아! 네 명운이 경각에 달렸는데 그것도 모른단 말이냐. 실로 혼이 지옥으로 떠나버린 무지한 오랑캐로다.”

만년은 기첨의 조롱하는 말을 듣자 울분이 정수리까지 밀고 올라왔다. 그래서 곧 말을 채찍질하여 기첨을 취하여 달려들었다. 기첨은 만년에게 당할 뻔한 적이 있었으나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서며 신중하게 대적해 싸웠다. 최선을 다해 만년의 날카로운 대도를 막아 내었다. <계속>wwqq1020@naver.com

 

*필자/이순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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