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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성관계 동의” VS 피해자 “치졸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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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제 기자
기사입력 2018-02-07

▲ 이현주 감독 ‘연애담’ 스틸컷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동성 성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공식입장을 밝힌 가운데, 피해자 A씨가 이를 반박했다.

 

영화 <연애담>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머쥔 이현주 감독은 지난 6일 “저는 여성 영화감독 이현주입니다”라며 시작하는 장문의 공식입장을 공개했다.

 

이현주 감독은 앞서 지난 2015년 동기인 여성 감독 A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프로그램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동성 성폭행 논란에 대해 이현주는 “우선 제 영화를 함께 만들어 준 분들, 저의 작품을 아껴줬던 많은 분들에게 이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현주는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히며 “지금까지 동성애자라는 저의 성 정체성에 대해 피해자 등 몇몇 지인들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 공인들 중 용기있게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밝히고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동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부모님께서 받으실 충격, 영화시장에서 저를 바라볼 곱지않은 시선, 우리 사회에서 성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 등을 생각하면 당당히 커밍아웃할 용기가 없었고, 다만 저의 세계관을 조심스럽게 영화에 담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제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저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게 됐고, 가족에게까지 알려지게 됐다. 수많은 기자님들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바로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공개적으로 저의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부모님께서 받으셨을 충격과 아픔을 먼저 위로해 드리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이현주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저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피해자를 만나게 돼 함께 영화를 고민하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이후 매우 친밀한 관계로 지냈다. 피해자는 제가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일 정도로 저와 친분이 깊었고, 많은 감정들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4월 초순경 남성 3명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술자리를 가지게 됐는데, 저 역시 취한 상태였지만 먼 지역에서 온 피해자를 돌봐주어야할 상황이었다. 사실 그 당시 영화 <연애담>의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하던 단계였으므로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학교로 돌아가 잠시 쉬었다가 일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행들은 피해자를 가까운 모텔에 데리고 가 침대에 눕혀줬고, 저는 일행들의 부탁을 받아 피해자와 함께 있게 된 것이다.”

 

“술에 취해 잠이 든 줄 알았던 피해자는 어느새 울기 시작하더니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오열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고민을 저에게 이야기했고 그런 피해자를 달래던 중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지게 됐다.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저와 피해자는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깨어난 피해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저는 몹시 당황스러웠다.” 

 

이현주는 “그날 저녁 피해자의 남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저와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물었다. 저는 이 때 두 사람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던 사실을 얘기하였고, 이 과정에서 서로 격앙된 상태에서 통화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피해자와 통화를 했을 때에도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대화를 했고, 그 후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약 한 달 뒤에 갑자기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현주는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 이후로 저는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마음이 상했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미 수사가 시작된 상태였기 때문에, 피의자의 신분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위의 조언도 있었다”며 “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제 주장은 전혀 받아주지 않았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정말 그 어떤 편견도 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판단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지만 결국 유죄의 판결을 받았다. 저는 항소심에서만큼은 다시 한 번 편견을 걷고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변호인과 상의하여 40페이지가 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이현주는 “당시 일에 대해서 피해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판결문 그 어디에도 저희가 주장했던 점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저는 너무나도 억울하다. 여성 영화감독으로서 작품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 제 양심에 거리낌없이 떳떳하게 행동하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참담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현주는 “제 의도나 당시 가졌던 생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처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저는 여성이며, 동성애자이고 그에 대한 영화를 찍었던 입장에서 저 스스로가 너무나도 괴롭다.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현주 감독의 이같은 해명에 피해자 A씨는 자신의 SNS에 “가해자 이현주의 심경고백 글을 읽고 쓰는 글”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피해자 A씨는 “그날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서 세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은 또 하게 되는구나. 그런데 이쯤되니 가해자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원해놓고 뒷통수 친다고 믿고 있는 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A씨는 이현주 감독이 공식입장을 통해 밝힌 상황과는 전혀 다른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는 가해자의 말해 대해 1심 판결문 중 일부를 발췌해 대신한다”며 재판부의 1심 판결문 중 일부를 발췌해 올렸다.   

 

또 피해자 A씨는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 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고 이현주 감독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A씨는 “나의 모교인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진상조사위가 꾸려졌고 관계자분들은 이 사태에 대해 매우 분개하고 있으며 엄중하게 사건을 파헤치고 다룰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또한 가해자의 영화를 배급했던 배급사로 부터도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다. 더 이상의 화살이 학교와 배급사로 가지 않기를 바라며 빠른 조치와 대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dj32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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