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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맹세(근작 시)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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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원 시인
기사입력 2018-02-12

▲ 모세원 박사.

<슬픈 맹세>

 
눈이 옵니다

쉴 새 없이 퍼얼 펄

눈이 내립니다.


그 옛날 젊음이 꽃피던 시절

함박눈이 춤추듯 날리는 백양나무 사이 길을

우리는 눈사람 되어 꿈길처럼 걸었


벅차오르는 사랑의 요정에 이끌리어

어떤 일을 만나도 우리 사랑 변치 말자고

황금 같이 굳게 맹세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대 떠나버리자

굳은 맹세는 모래 발자국인 듯 지워지고

사랑은 세차게 타오르던 불꽃처럼 사위어 갔습니다.

 

아름답다던 사랑은 이별의 아픔만을 안겨주었고

지킬 수 없게 된 우리의 진주보다 값진 맹세는

가슴을 도려내는 영원한 슬픔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이면

그대 훌훌 떨치고 간 하이얀 그 길을

장승처럼 하염없이 바라만 봅니다.

 
눈이 옵니다

쉬임없이 내리고 또 내려

하얗게 하얗게 쌓입니다.

 

# 황금-----굳은 맹세, 떨치고 간.......: 韓龍雲의 「님의 침묵」에서 인용.

# 한때 세차게 ... 불꽃: Sera Teasdale(1884〜1933)의 「잊어버리자」에서 인용.

티스데일은 퓨리처 상을 수상한 미국의 여류 서정시인. 일상생활을 애수에 찬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음. 고독을 못이겨 수면제 먹고 자살.

 

<수양산 찾으리>


내 사랑,

붉게 타버리고

애잔한 미련마저도

남아 있지 않구나.


이젠,

수양산 찾아 떠나련다

고사리 없으면 어떠랴

어차피 묻힐 육신인데.


영롱한 이슬 먹고

맑은 공기 마시며

영혼 깨끗이 씻어,


부끄럼 없이

서고 싶다

하나님 앞에.

 

<별을 헤는 밤>

 
보름달 눈부신 하늘

그윽이 쳐다보며

별을 헤던

화엄사의 꿈같은 밤,


흐르는 은하수 아래로

별들이 쏟아져 내리듯

내 외로운 영혼에

사랑이 녹아내렸다.
<사랑 열매 떨어지고>


파아란 하늘엔

하얀 뭉개구름 떠돌고,

아름드리 전나무 숲엔

꾀꼬리 노랫소리 즐겁고,


맑은 물 흐르는 계곡엔

보름달 금잔화와

행운의 복수초가

아름다움 겨루는데,


우리는,

우윳빛 안개 피어오르는

하얀 연꽃 핀 호숫가에서

제비꽃반지 만들어 끼며

사랑노래 좋이 불렀지요,


감미론 노랫소리에

우리의 마음 밭에는

홍옥 같은 사랑열매

새록새록 열렸지요.

 

어느 날,

우리 행복을 시샘한

거센 폭풍우 휘몰아쳐

우리 사랑열매

자취도 없어지고;


갈가리 찢긴 내 가슴엔

베르테르의 슬픔만

뉘누리 친다오.

 
# 紅玉 : ruby

# Werthers : 獨逸의 大文豪 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의 소설『젊은 베르테르의 고뇌(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짝사랑하던 Scharlotte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자 권총자살.(참고 : 롯데 그룹이 Lotte 이름 借用)

# 뉘누리 : 소용돌이, 용도리.


<그대 오면>


백합보다 순결하고

천척의 배를 띄운

헬레네보다 매혹적인 그대

반생향 짙게 풍기며 내게 오면, 


성 작크의 길 현란하게 반짝이고

얼음 뚫고 하얀 연꽃 피어나며

사위던 모닥불 활활 타오르고

햇빛은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오.


그 날이 오면

곳 없이 외로이 떠도는

두루미 학송에 깃들 듯

나의 오디세이의 방황

마침내 도원에 들리.

 
# 천척의 배를 띄운 헬레네 : 트로이 왕자 팔리스가 납치한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Helen). 영국의 극작가 말로(Christopher Marlowe, 1564〜1593)는 「Doctor Faustus」에서 ‘Was this the face that launched a thousand ships? And burnt the topless towers of Ilium?’ Sweet Helen, make me immortal with a kiss’라고 노래했다.    

# 返生香 : 오얏 뿌리 중심을 베어서 옥솥 안에 삶아서 즙을 취하고 다시 불로 졸여 검은 엿 같이 만든다. 이 향을 맡으면 죽은 사람도 살아난다고 함.

# 聖 자크(St. Jacques) 길 : 은하수(galaxy, Milky way)가 프랑크 帝國 샤를마뉴(Chalemagne) 皇帝가 Galicia를 정벌할 때 길을 안내했다는 전설에 따라 프로방스 지방에서 부르는 명칭. 출처-아비뇽 刊 『프로방스 연감』(Alphonse Daudet 단편소설 「별」에서)

# 곳 없이 떠도는----: 金素月,「바다」‘곳 없이 떠다니는’ 인용.

# 鶴松 : 寧越 月村에 있는 老松. 학 등 여러 새들이 깃들이기에 鶴松이라 불린다.

# 桃園 : 陶淵明의 武陵桃源. kys301792@naver.com

 
*필자/모세원. 정치학 박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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