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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성도성이 10만군을 막아낼 수 있게 견고한 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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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복 소설가
기사입력 2018-06-14

▲ 이순복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나상이 발등의 불인 군량을 확보하고자 성도성을 비웠다. 세작이 바람같이 이 정보를 이양에게 날라다 주었다. 이양은 즉각 성도를 집어 먹고 싶어서 염식과 서연 두 군사에게 상의하니 서연이 먼저 말하기를

염식 군사와 이미 타협해 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병기는 신속이라 했습니다. 이 밤으로 즉시 군사를 몰고 가서 성도성을 함락시켜야 합니다.”

서연군사의 의견이 지극히 타당합니다. 신속하게 포위하여 겁박을 주면 나상이 없는 성은 어렵지 않게 무너질 것입니다.”

두 군사의 일치된 의견을 따라 군사를 휘동하여 성도성을 함락하라 허락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염식은 친히 말을 동문 아래로 몰고 가서 큰 소리로 외치기를

나특장군에게 한마디 전할 말이 있으니 잠시 성루까지 나오도록 하여라.”

성도성의 아문장이 급히 나특에게 알리자 나특은 군사를 따라 동문으로 나왔다. 염식은 나특이 나타나자 큰 소리로 외치기를

나 장군은 들으시오. 지금 진조는 친왕들의 권세다툼에 여념이 없소. 그래서 나자사가 구원을 요청해도 반응이 없소. 장군이 충절을 지켜서 이 성도성을 지켜낸다 한들 누가 알아주겠소. 나자사는 오늘을 예측하여 슬쩍 화를 장군에게 전가하고 자신은 멀리 답중으로 떠났소. 그런데 장군은 누구를 위하여 성도를 지킨단 말이오. 만약 장군이 끝까지 버티다가 성이 깨어지는 날 옥석이 구분(俱焚이 될 것이니 현명하게 살피시오.”

염식의 말에 나특은 입을 꾹 다물고 듣기만 하더니 한 마디 대꾸도 없이 성루를 내려갔다. 나특의 뇌리에는 의혹이 자꾸만 되살아나서 혼자 생각하기를

촉천에 유민들의 반란이 일어난 지 3년이 되었다. 그동안 조정에서는 단지 양양의 손부에게 1만군을 주어 보낸 것뿐이다. 나상이 표문을 올린 것만 해도 5회에 이른다. 염식의 말대로 성도는 완전히 소외당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나자사는 나에게 1만군을 주고 성도를 지키라하고 자기는 4만군을 데리고 답중으로 떠났다. 군량을 조달해 오는데 4만군이나 필요할 것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 성도성이 나자사의 말대로 1만군으로 10만군을 막아낼 수 있게 견고한 성인가? 아니라면 이 성이 깨어지는 날 나는 어찌될 것인가?’

나특은 혼자 고민에 싸여 있는데 성 밖에서 천지를 갈라놓을 것 같은 포성이 울렸다. 이웅의 군사들이 공격해 온 것이다. 성중 백성들은 겁에 질려 갈팡질팡하며 거리를 서성이고 있었다. 누가 어느새 퍼뜨렸는지 거리에는

서연참군이 적의 군사가 되어 지금 밖에서 성을 공격하는 지휘를 하고 있다.”

적조산의 잠룡 선생이 천수를 살펴보고 익주의 주인이 바뀔 것을 교시하셨다.”

이웅의 군사는 절대로 백성을 해치지 않으며 군량이 아주 풍부하다.”

굶주리지 않으려면 어서 성문을 열고 나가자!”

이와 같은 풍문이 바람을 타고 성중을 지배하자 이 말을 나특도 알게 되었다. 나특은 한층 더 깊은 고민에 빠져 마음의 갈피를 정하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그다 보니 그 얼굴이 병자처럼 슬프고 가련하게 보였다. 그날도 해가 저물었다. 낮 동안 맹위를 떨치던 전장의 폭음이 서서히 어둠과 함께 숙어 들었다. 이양은 영을 내려 장졸들에게 공격하는 일을 멈추고 쉬게 했다.

이날 밤 2경에 나특은 착잡한 심사를 달래려고 자사부중을 나가 성문을 돌아보았다. 낮 동안의 싸움에 부상군이 여기저기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모든 군사들이 전의를 상실하고 풀이 죽어 있었다. 나특이 동문을 가니 한 군사가 편지가 달린 화살을 주어 바치자 서연이 보낸 편지였다. 나특이 편지를 읽어 보니

익주의 군사 서연은 삼가 글월을 나장군께 올립니다. 무릇 장수라면 응천순시 를 알아 처신하는 것이 후세에 이름을 남기는 길일 거요. 내가 나자사를 떠난 것은 그가 암우하고 오만하기 때문이오. 본시 내가 이웅 익주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소. 그러나 기이한 인연으로 그의 휘하에 들게 되어 그의 인의에 감복하고 있소. 또 적조산 범선생은 이미 그가 촉천의 주인이 될 것을 알고 10만석의 군량을 대여해 주었소. 내가 이 익주를 더 이상 평하지 않더라도 장군은 능히 헤아릴 줄 아오. 조금도 의심하지 말고 속히 성문을 열어 무고한 백성의 성명을 보존케 하소서. 그리하여 나장군도 부귀영화의 길을 찾으시기 간절히 바라나이다.’

나특은 서연의 편지를 다 읽고 깨달은 바가 있었다. 부산하게 부중으로 돌아와 날이 밝으면 성문을 열고나가 서연 군사의 충고를 따르겠다는 편지를 써서 성 밖으로 내어 보냈다.

다음날 나특은 사대문을 활짝 열어 이웅의 군사를 맞아 들였다. 이웅의 군사가 입성하자 백성들은 향불을 피우며 열렬하게 환영했다. 이양은 우선 방을 붙여 백성을 안심시킨 다음 부중에 남아 있던 군사를 모두 인수하고 편하게 말하기를

너희들 중에 진조를 따르기를 원하는 자는 성도를 떠나도 좋다. 내 증표를 해주어 무사히 지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돕겠다. 그리고 고향에 가서 농사짓기를 원하는 자는 지금 신청하라. 얼마간의 전량과 필목을 주어 귀향을 돕겠다. 군문에 남고자 하는 자는 예전의 관직을 그대로 하여 안심하고 복무하도록 하라.”

1만여 군사 가운데 진조를 좇겠다는 자는 없었다. 5백군이 귀향을 원했는데 그들에게는 고향에 노부모가 있거나 부상이 큰 노병들이었다. 이들 5백인에게는 약속한대로 전량과 필목을 주어 귀향을 도와주고 이양은 일장연설을 쏟아 놓기를

나는 이양이다. 여러분은 군문에 남아 있거나 귀향하거나 다 같은 한 식구요 동지다. 여기 익주에 남아서 군인의 길을 가는 병사는 물론 오늘을 잊지 마라. 우리는 나상과 같은 탐관오리와는 다르다. 여러분이 아는바와 같이 돌아가신 우리 형님이신 이특 주군께서는 갈 곳 없는 유랑민을 위하여 멸사봉공하였다. 일생을 헌신과 긍휼정신으로 살아오셨으나 무정한 나상에게 당하여 돌아가시었다. 우리는 돌아가신 이특 주군의 유지를 받들어 백성만을 위하여 싸울 것이다. 그런 백성들만을 위하는 우리를 하늘의 음우하심으로 근래에 연전연승함에 따라 우리의 기반이 탄탄해 지고 있다. 특히나 이웅장군의 덕성스런 지도력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앞날은 크게 희망적이다. 더군다나 성도성을 접수하고 충분한 양초와 강병을 가졌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머지않아 나상일당을 모조리 사로잡아 목을 쳐서 대의를 밝히고 건강한 나라를 건설할 것이다. 귀향하는 장병 여러분은 고향에 돌아가 생업에 종사하더라도 오늘 이양이 한 말을 기억하고 늘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고향에서 부모형제가 기다리니 속히 달려가서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

이양은 떠나가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즉시 광한성으로 첩보를 띄우고 이웅을 성도로 오도록 했다. 이웅이 첩보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수하들을 모두 거느리고 의기양양하게 익주의 수도인 성도성에 도착했다. 이곳은 촉나라의 도읍지로 선주와 후주가 나라를 경영하던 곳이다. 이양은 성도 백성들이 안정을 찾자 여러 장수들과 상의하여 조카 이웅을 익주목에 취임토록 했다.

이웅은이 성도의 백성들과 모든 장졸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히 익주목의 인뚱이와 절월을 받으니 천세만세 소리가 성이 떠나갈 듯하였다. 진정 축하를 받아 마땅할 날이었다.

성도를 무혈 입성한 이웅은 성도성 함락에 크게 기여한 나특을 거기장군에 봉하고 여러 장졸에게 적절한 상을 주어 그 노고를 치하하였다. 이로써 성국의 기틀이 마련되자 이웅은 모사 서연을 깊이 신뢰하였다. 이때 성도성을 글월 한 장으로 얻어 준 서연이 이웅에게 나아가 진언하기를

속히 장수들을 각 고을로 보내어 항복치 않은 수령들을 초안토록 하십시오.”

이웅은 곧 상관정 이국 조성을 각 고을로 보내어 초안하게 하자 크고 작은 고을의 수령들이 다투어서 귀순했다. 이로써 이웅은 촉천의 절반을 영유하게 되어 그 기세가 욱일승천하였다.

어느 날 염식은 세작으로부터 한중태수로 장온이 부임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래서 양질의 계책을 가지고 이웅에게 나아가 아뢰기를

우리 국토를 넓힐 때가 찾아 왔습니다. 이제 한중을 취할 때라 생각합니다.”

이에 이웅은 염식의 뜻을 좇아 곧 한중 공략의 출사령을 내리기를

이국을 총수로 삼고 염식을 군사로 삼아 3만군을 휘동하여 한중을 공략하라.”

명을 받은 이국과 염식은 상관정을 선봉장으로 하고 이운 조성 조숙 모식 양진 왕각 이기 등 여러 장졸들을 거느리고 그날로 한중을 향하여 떠났다. 성주 이웅의 대병이 쳐들어온다는 탐마의 보고를 받은 한중태수 장온은 친히 1만 정병을 이끌고 정군산 동쪽에 나가 영채를 세우고 기다렸다. 선봉 상관정이 1만군을 이끌고 한중 지경에 당도하자 세작이 급히 와서 보고하기를

장온이 1만군 이끌고 정군사 동쪽으로 나와 영채를 세웠습니다.”

상관정은 급히 군사를 멈추고 중군에다가 장온이 영채를 세우고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날 밤 2경이 막 지났을 때였다. 상관정이 군장 일체를 풀지 아니하고 잠을 자다가 비몽사몽간에 선인을 만났다. 선인은 머리에 윤건 쓰고 학창의를 입고 손에는 우선을 들었다. 상관정은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우러나 공손히 두 번 절을 하였다. 선인은 엄정한 분위기 가운데 무겁게 말하기를

촉천에 병장기의 부딪치는 소리가 그친지 30년에 다시 병화가 있게 되니 무고한 백성들의 생령이 가련하다. 그대는 한중을 취하고 나면 부디 백성들을 헤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또 그대의 군중에 모반하는 자가 생겨 상장을 해칠 것이나 이는 하늘의 뜻이니 숙명으로 알라.”

 

선인은 그리 말하고 사라지자 상관정은 깜짝 놀라 눈을 뜨니 남가일몽이었다. 상관정은 꿈속의 선인과 꿈의 내용을 되씹어 볼수록 기이하다는 생각뿐이었다. 다음날 상관정이 중군으로 가서 지난밤 꿈을 염식에게 말 하자 염식이 단정적으로 대꾸하기를

앞산이 정군산인데 거기 제갈무후의 묘소가 있습니다. 그 선인은 필시 제갈무후가 현성하신 것이 틀림없소. 우리가 한중을 취한 다음 정군산에 있는 무후의 묘를 찾아 태뢰제를 지내도록 합시다.”

말을 마친 염식은 이국과 상관정을 앞세우고 적채를 살피러 나갔다. 적이 험준한 산의 능선을 이용하여 영채를 묻어서 공격하기 어렵게 보였다. 만약 무대보로 공격한다면 희생자를 많이 낼 것 같아보였다. 이국은 적채를 살피고 나서 길게 탄식하기를

적이 저토록 험준한 곳을 의지하여 영채를 세우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소? 한중으로 통하는 길은 여기 말고 따로 없는 거요?”

 

이국의 한탄하는 말을 듣고 나서 염식이 말하기를

병법에 빙고시하 세여벽죽이라 하였으니 적채를 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며칠 두고 방책을 모색해보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역시 정군산은 예나 지금이나 군사를 길러 나라를 방위하고 국위를 떨치는데 크게 도움이 된 산이었다. 한중의 장로도 촉한의 공명도 위의 하후연도 사마소도 종회도 오늘날의 진이나 성나라의 장졸도 하나같이 이 산의 난해함으로 크게 교훈을 받아야 하는 산인 것이다<계속>wwqq1020@naver.com

 

*필자/이순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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