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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영등포 당사시대, 고난과 희망의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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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목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7-12

▲ 자유한국당이 이명박·박근혜 배출한 여의도 당사 떠나 영등포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새 당사에서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함진규 정책위의장,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 했다.     ©김상문 기자

 

자유한국당이 서울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마감하고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소재한 우성빌딩으로 당사를 옮겨 11일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여의도 당사인 한양빌딩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중앙당사로 사용해 왔는데, 새 당사는 여의도 당사의 크기 15% 정도 규모로 좁아진 것은 당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지리적인 위치, 입지적인 면을 두고 봤을 때도 국회와 의원회관이 있는 여의도를 벗어나 있으니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당사 현판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새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당은 이제 온갖 기득권과 영욕의 세월이 담긴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마감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는 서민개혁 중심 정당으로 영등포 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종전보다 좁아진 입지에서 오직 국민의 삶만 생각하는 진정한 서민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각오가 비장하기도 하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은 패배가 가득 묻어나는 새 당사의 입주 모습이다.

 

한국당이 당사를 옮겨 재기를 다짐하던 날 홍준표 전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선 참패 이후 표류되고, 파산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한국당의 당대표 자리에 앉아 6.13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임을 받아 재기할 것을 다짐하고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한반도에 불어오는 남북의 화해바람과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한달 간 고난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패장이 된 입장에서 홍준표 전 대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겠지만 그가 바라는 한국당의 쇄신과 대한민국이 처해진 현실 정치 풍향계에서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민의 부름을 다시 받아 한국당이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애당심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을 가면서도 추석 이전에 귀국하겠다는 말을 남겼으니 정치권에서는 그 말이 ‘정치적 재기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출국장에서 한국당을 걱정하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계파갈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 참패후 당 대표를 사퇴하면서 당내 분란을 만들었던 계파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일이 사례를 들었던 홍 전대표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당내에 만연한 계파 문제 해결 없이는 한국당이 국민의 신임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단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가는 길에서도 “모두 한마음이 돼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는 뜻을 밝히며 “또 다시 미봉책에 그치게 되면 (당내 계파)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 김기목     ©브레이크뉴스

지금 그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한국당의 전 대표로서 당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알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내에서 그를 비판하는 자들이 반대세력이 아직도 많다. 당장 홍 전대표가 미국으로 떠나는 날에도 정우택 의원이 자신에게 날린 비난성명을 놓고 반격으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홍 전 대표가 추석 전에 돌아온다는 말에 일부에서 정치 재개를 예측하다보니 반대 측에서는 정계 복귀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견제파이기도 한 정우택 의원은 홍 전 대표가 미국으로 가기 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두고 한 마디 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지방선거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인 12월에 복귀 의사를 운운한 기사를 봤다”고 하면서 “당 운영이 민주적으로 되지 않고, 전 대표의 품격 없는 언동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많은 분이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는 전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궤멸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홍 전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논조로 비판을 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지난 지방선거의 참폐로 인해 한국당은 그야말로 궤멸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에서는 자체적으로 추천된 후보와 대국민공모를 통해 추천된 후보 120여명 가운데 최종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한 상태에서 이번 주까지는 비대위원장을 인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후보군 가운데 경륜과 경험, 경제적 식견 등이 풍부한 지도자급 인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오겠지만 당내 계파가 갈라져 있고, 또 그에 따라 첨예화된 갈등이 잔존하는 상태에서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오더라도 국민의 눈에 맞는 혁신과 환골탈태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국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받는 정당으로 태어나야 하는데 한국당에서 아무리 “오직 국민의 삶만 생각하는 진정한 서민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각오하지만 당내 분파로 인한 각각의 목소리가 나오고, 서로 헐뜯는 한 300만 당원의 지지를 받는 것조차 힘이 들겠고 혁신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자유한국당이 입주한 영등포의 새 당사가 갖는 의미는 한 마디로 고난이다. 지리적 측면에서 정치의 요람 여의도에서 벗어나 있고, 당사의 크기도 상당히 축소된 규모다. 하지만 불편하고 불리한 여건 속에서 한국당이 국민과 더불어 희망을 찾아내야 하는 교차로이다. 그 요체는 새로 등장하는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당내 개혁이요, 인적 청산이다. 서민 중심의 개혁 정당으로서 국민의 신임을 받는 혁신 정당으로 태어나는 것. 이것이 영등포 새 당사 시대를 맞는 한국당의 핵심 과제요. 제1야당이 걸어 가야할 이정표일 것이다. kgb111a@naver.com

 

*필자/김기목. 국대비닐 대표, (사단법인)범국민예의실천운동본부 이사, 전 (사단법인)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상임이사, 전 광명타임즈 발행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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