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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명세 탄 동묘 구제시장..어려워진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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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기사입력 2018-10-04

브레이크뉴스 김다이 기자= 동대문에서 신설동 방면으로 청계천로를 따라 걸어가면 구제시장이 쭉 이어져 있다. 이 중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잡다한 중고품을 판매하는 좌판행렬이 이어진다.


평일 오후 방문한 동묘시장 거리에서는 등산복, 양말, 인형, 책, 그릇, 신발, 식료품 등 다양한 제품이 즐비해 있었다. 이곳에는 쓸만한 물건이 있을까 보물찾기 하듯 물건을 살피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물건 가격은 1000원부터 수십만원에 이르기까지 제품별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빈티지쇼핑의 성지로 불리면서 다양한 연예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곳은 2013년 지드래곤과 정형돈이 무한도전 촬영을 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지난달 21일 MBC 나혼자산다를 통해 정려원과 손담비가 동묘 시장 패션을 선보이며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만원만 가져와도 여러벌 구매 할 수 있다는 동묘시장은 이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층을 넘어서 새로운 패션을 갈망하는 ‘패션피플’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유명 유투버들과 SNS를 통해 ‘동묘 구제시장’을 주제로한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 동묘시장 입구에서 중고 생필품을 팔고 있다.   ©브레이크 뉴스


동묘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동묘공원을 끼고 이어지는 ‘옷무덤’ 구간이다. 22년째 동묘에서 옷장사를 하고 있는 3지부장 이모(59.여)씨는 “20년 전에도 1000원, 지금도 1000원에 파니 참 신기하지”라며 “구제 말고 새제품도 볼 수 있는데, 보통 공장이 망하거나 재고처리를 못하는 업체에서 창고비라도 빼려고 싼 값에 판매 하는걸 사오고 있어서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고객은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분들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며 “예전에는 외국인 노동자나 노인들, 명품을 찾는 사람들이 동묘에 많이 왔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특이하고 저렴한 물건을 찾으러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해서 2주에 한번 씩 동묘를 찾는다는 요리사 고진혁(23.남)씨는 “3년 전 동묘에 살면서 동묘 구제시장을 알게됐는데 싸고 부담없어서 자주 오고있다”며 “오늘은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옷을 몇벌 샀는데 1만원에 자켓과 바지 등 4벌정도 샀다”라며 쇼핑한 물건들을 보여줬다.

 

▲ 동묘시장 앞  ‘옷무덤’에서 판매되는 옷더미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브레이크 뉴스


동묘시장에는 기존 오랜 시간 동묘에서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도 있지만 최근 늘어난 젊은층의 수요를 공략해 10~20대를 타겟으로 한 가게들이 하나 둘 자리매김하고 있다. 평일 오후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디엠빈티지는 작년 5월부터 동묘에서 가게를 열고 수입 빈티지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디엠빈티지 직원은 “구제하면 동묘라는 인식이 있어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 주로 수입 브랜드 제품이 많이 판매하고 있으며, 동묘가 유명세를 타면서 최근 가게로 방송 촬영도 많이 오고 있다”며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 제품을 찾을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묘 구제시장이 유명세를 타면서 기존에 기성품에 대한 가격 부담으로 동묘 구제시장을 이용하던 고객들은가격이 예전같지 않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  동묘시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  © 브레이크 뉴스



동묘 구제시장을 20년 넘게 찾았다는 노동자 박모(52.남)씨는 “예전에는 더미로 쌓아놓고 판매하는 옷은 500~1000원 수준이였는데 요즘은 3000~5000원으로 가격이 많이 비싸졌다”며 “작업복이나 막 입을 옷을 사러 오는데 이제는 동묘시장 가격도 부담스러워져서 마감시간에 와야 그나마 싼 옷을 고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외국인 노동자라고 소개한 익명의 여성도 “적은 월급으로 비싼 옷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이곳을 찾는다”며 “1000~2000원 하는 옷들은 요즘 입을만한게 없고, 괜찮아 보이는 옷들은 가격을 비싸게 불러서 최근 동묘를 찾아도 아무것도 못사고 돌아갈 때가 많다”고 한숨을 보였다.


8년째 동묘 구제시장에서 옷을 구매하고 있다는 김진호(25.남)씨는 “나만 알고싶은 곳이었는데 매스컴을 타면서 사람들이 많이 오게되니 좋은 물건 찾는게 더 어려워 졌다”며 “그래도 장사꾼들이 많이 오니 새로운 물건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좋지만, 예전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구입할 엄두가 안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방송을 보고 동묘가 궁금해 찾아왔다는 대학생 최모(23.여)씨는 “동묘에 가면 싸고 특이한 옷이 많다고 해서 친구들과 재미삼아 와봤다”며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고, 상태가 안좋은 옷들도 많아서 이 가격이면 일반 옷가게에서 사는게 나을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동묘 구제시장에서 시계판매를 하는 김모(70.남)씨는 “10~20년 전만 해도 동묘 구제시장에서 옷을 찾는 사람들은 수입이 적은 외국인이나 노인들, 생활용품을 사러 오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많았다”며 “동묘가 방송에 나온 이후로 젊은이들도 많이 오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사실 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서 판매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break98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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