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예술혼을 위하여-(218) 갤러리 관장이 쓰는 카오스(chaos) 이야기

이일영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8-10-06

본문듣기

가 -가 +

예술가는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 카오스(chaos)를 주제로 한 번쯤은 작업하게 된다. 어떤 예술 장르이던 이와 같은 카오스에 대한 작가의 내면적인 접근과 해석은 작품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이다.  

 

보편적으로 만물이 생성되기 이전의 혼돈 상태로 정리되고 있는 카오스(chaos)는 신화와 종교 그리고 철학의 역사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오스의 신화적 근원은 천지 창조에서부터 우주의 발생 또는 우주의 개벽이거나 우주진화론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코즈모고니아(cosmogonía)를 만나게 된다. 바로 이러한 현상 이전의 캄캄한 어둠의 공간을 카오스로 설명하였다.

 

선지자 모세가 집필한 것으로 전해지는 ‘율법서’ 또는 ‘모세 5 서’로 부르는 성경의 구약성서 첫 권 창세기 1장 2절에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와 같은 내용의 혼돈이 등장한다. 이와 같은 성경에서의 혼돈은 끝없는 어둠의 수렁으로 표현되는 심연(Abyss)의 공간 아래에 흐르는 심해(abyss-深海)로 나타난다.

 

현존하는 실증적인 기록의 역사에서 살펴보면 최초의 그리스 신화를 기록한 고대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Hesiodos. BC. 750~ BC. 650 추정)는 신들의 계보를 전한 서사시 ‘신통기’(Theogonia-神統記)에서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와 밤의 여신 닉스(Nyx)를 앞세워 어둠의 밤으로 카오스를 최초로 언급하였다. 이후 고대 로마 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Naso Ovidius. BC.43~AD.17)는 씨(종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세미나리움(seminarium)을 바탕으로 우주와 만물의 생성에 대한 기원으로 카오스를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세미나리움(seminarium)이 훗날 가톨릭의 교육기관(seminarium-神學校)으로 변하여 오늘날 세미나(seminar)가 되었음도 참고할 내용이다.

 

이와 같은 신화를 벗어나 논리적인 역사적 관점에서 카오스를 헤아려보면 수학의 기초를 세운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 of Miletus, BC. 624~BC. 546)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연의 근원을 이루는 물과 같은 실체가 스스로 운동하며 변화하는 과정에서 모든 만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이는 신화적이거나 종교적인 것이 아닌 유물론적 자연 철학을 주창한 ‘밀레토스학파’(Milesians)의 탄생을 뜻한다. 

 

이와 같은 바탕을 이어받아 카오스를 천지창조 이전의 캄캄한 공간 상태인 혼돈(混沌)이라는 구체적인 의미로 정리한 인물은 고대 그리스의 시로스섬의 사상가인 페레키데스(Pherecydes of Syros BC. 580~ BC. 520)이다. 시로스섬은 지중해 동부의 그리스와 터키 사이의 키클라데스 제도에 있는 섬으로 고대 그리스 청동기 또는 ‘헬라딕 미술’(Helladic art) 시대를 대표하는 키클라데스 문명(Cycladic culture)의 중심지이다. 이후 크레타 섬에서 꽃을 피운 미노스 또는 미노아문명이 전개되었다. 

  

▲ 카오스(chaos) 출처: https://en.wikipedia.org     © 브레이크뉴스

 

 

이와 같은 신화와 종교 그리고 철학의 역사에서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의 헤아릴 수 없는 태초의 물질 상태를 카오스(chaos)로 전해왔음을 살피게 된다. 이러한 역사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연금술(alchemy)이다. 이는 인간의 육체에 대한 불멸의 환생과 영혼의 정화라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적인 숙제를 인류는 일찍이 거머쥐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론에서 보편적인 금속을 소중한 귀금속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에서부터 이어졌다. 이러한 연금술은 이슬람에서 많은 실험과 연구가 이루어진 후 중세 시대에 이르러 주술적인 내용과 과학적인 실험이 엉켜들면서 새로운 신비주의를 낳았다.

 

여기서 잠시 연금술에 대한 역사는 너무나 복잡하지만 간략하게 요약한다. 연금술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에서 고대 그리스로 이어진 맥락과 중국의 연금술 및 인도 대륙의 연금술로 크게 구분된다. 이러한 고대 이집트에서 고대 그리스로 이어진 연금술은 그리스 신화의 음유시인 오르페우스(Orpheus)를 주신으로 삼았던 기원전 7세기경 탄생한 고대 그리스의 밀교 오르페우스교(Orphism, Orphicism)의 종교 사상과 연관되어 있다.

 

이후 알렉산더 대왕이 고대 이집트 왕조를 정복한 후의 헬레니즘 시대에 탄생한 융합의 신 ‘헤르메스 트리메기스토스’(Hermes Trismegistus)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신들이 숭배하고 있던 그리스 신화의 12신중 하나인 전령의 신이며 영혼의 안내자인 헤르메스(Hermes)와 이집트 신화의 달에 여신으로 세상의 모든 시간이 들어있는 달력을 주관하는 지혜의 여신 토트(Thoth)와 결합시켜 신비로운 학문의 신 ‘헤르메스 트리메기스토스’를 탄생시켰다. 이는 신과 현인의 경계를 오가는 신으로 과학이라는 역사의 시작을 알린 연금술과 점성술 그리고 의학과 주술을 넘나든 백마법(White Magic)을 상징하였다.

 

이어 중국 연금술은 중국 고대 사상가 노자(老子)의 도덕경을 경전화한 중국의 토착 신선 신앙인 도교(道敎)에서 발전하였으며 인도 연금술은 자연현상에 담긴 신비한 힘을 찬양한 브라만교의 성전 리그베다(Rigveda)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류의 역사에는 이와 같은 신비주의적인 종교와 주술과 마법 그리고 연금술이라는 환상에서 탄생한 신화적인 보물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이 있었다. 이는 영원한 생명을 지탱하는 물질에서부터 최상의 일깨움을 가져다주는 영험과 보편적인 금속을 소중한 황금으로 바꾸는 신비를 품은 전설의 ‘돌’이었다.

 

고대 이집트 남부 파노폴리스의 조시모스(Panopolis의 Zosimos)는 3세기 무렵의 영지주의자이며 연금술사로 헬라어로 손으로 빚어낸 최상의 물질이라는 뜻인 연금술 저서 ‘쉐로크메타’(Cheirokmeta)를 저술하였다. 그의 저서에서 이와 같은 신화적인 보물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이 처음으로 언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비로운 사상과 종교와 동행하여온 연금술이 학문으로 등장한 역사는 이슬람의 화학자이며 연금술사로 전해오는 ‘자비르 이븐 하이얀’(Jabir ibn Hayyan, 721~815)에 의해서이다, 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많은 화학적 공헌을 남긴 인물로 황과 수은의 반응을 통한 화합물의 비율을 통한 연금술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바탕에서 중세 독일의 도미니크회 신학자이며 자연과학자인 ‘알베르투스 마그누스’(Albertus Magnus.1193~1280)에 의하여 연금술에 대한 실체적인 많은 문헌들이 정리되었다. 또한 그는 신화적인 보물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을 발명하여 구체적인 기록을 제자인 이탈리아 신학자이며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에게 전해준 것으로 여러 기록이 존재하지만 그 실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역사에서 살펴지는 인물이 에스파냐(스페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아라곤 왕국’이 지중해의 ‘발레아레스 제도’(Balearic Islands)를 정복한 이후 마조로크 왕국을 세웠던 때에 살았던 카탈루냐 문학의 선구자인 철학자 ‘라몬 륄’(Ramon Llull, 1235~1315)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마조로크 왕국의 ‘제임스 2세’ 왕‘의 스승으로 있었을 때 왕실의 아랍 노예를 통하여 아랍어를 공부하였다. 이에 이슬람 사상가 ‘알 가잘리’(Al-Ghazali. 1058~1111)가 추구한 신비주의 명상에 담긴 논리를 탐구하면서 기독교와 이슬람이 추구하는 종교 사상을 모두 공부하였다.

 

이러한 바탕에서 그는 1274년 종교와 철학에서 과학과 예술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 ‘하나님에 대한 명상의 책’(Llibre de contemplació en Déu)을 집필하였다. 바로 카탈루냐 문학의 선구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 내용이다. 또한 그는 계산 이론의 선구자로 훗날 독일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라이프니츠’(Leibniz. 1646~1716)가 그의 영향으로 계산기를 개발하게 되었던 내용도 새겨둘 내용이다. 바로 이러한 ‘라몬 륄’이 1287년 ‘카오스의 책’(Liber Chaos)을 펴내면서 ‘카오스’를 신이 생성한 물질로 설명하였다. 
 
이어 스위스의 의학자이며 연금술사이었던 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는 생명체의 화학물질에 대한 작용의 연구로 독성학(toxicology)의 선구적 지평을 열면서 연금술에 대한 많은 연구를 병행하였다. 이때 그는 태초의 ‘카오스’ 상태인 깊은 지하의 심연에서 활동하는 흙의 정령이었던 ‘놈’(Gnome)을 통하여 귀중한 금속의 생성이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폈다.   

 

이와 같은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 카오스(chaos)에서 시작된 역사는 종교적인 신비주의의 실체적인 해답을 구하려는 노력은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시대로 이어졌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이 이탈리아 성직자인 ‘프란체스코 콜로나’(Francesco Colonna. 1433~1527)이다. 그는 1499년 고대 신화의 방식을 차용하여 풍자적인 형태의 소설 ‘폴리필로의 꿈’(Hypnerotomachia Poliphili)을 발표하였다. 이는 주인공 폴리필로(Poliphilo)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사랑 폴리아(Polia)를 찾아 떠난 여정의 모험담을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써 내려간 소설이다. 상상력에 걸맞은 건축과 풍경 등을 표현한 목판화의 삽화가 뛰어난 책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연금술과 신비주의에 연관된 역사의 방대한 내용은 작가의 끝없는 지식 세계를 담고 있었다.    

 

당시 익명으로 출판되었던 책은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의 건축가이며 인문주의자이었던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 1404~1472)와 메디치가의 절정기를 이끌었던 위대한 로렌조(Lorenzo de MedIci. 1449~1492)의 후원이 연관된 기록이 혼재하고 있다.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당시 부유한 가문의 서자 출신으로 대학에서 공부한 예술가이다. 그는 뒤를 이은 세기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와 비교될 만큼 예술에서부터 다양한 학문의 경지를 이루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이 소설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의 많은 예술가에게 새로운 영감을 전하였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네덜란드의 인문학자이며 신학자인 ‘에라스뮈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가 1509년 절친하였던 영국의 ‘토머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의 집에서 일주일 만에 집필하여 1511년에 출판한 그릇된 것들에 대한 해학적인 비판의 저서 ‘우신예찬’(Encomium Moriae)의 출판에 대한 영향까지도 살펴진다.

 

이는 프랑스의 당대 가장 인기 있었던 소설가 ‘프랑수아 라블레(François Rabelais. 1483~1553)는 ‘에라스뮈스’의 제자이다. 그가 1532년 출판한 신학자와 성직자를 향한 거침없는 풍자의 외침으로 써 내려간 작품 ‘팡타그뤼엘’(Pantagruel)이 스승 에라스뮈스와 함께 ‘프란체스코 콜로나’(Francesco Colonna. 1433~1527)의 영향으로 평가되는 내용에서 더욱 그러하다. ‘프란체스코 콜로나’의 소설 ‘폴리필로의 꿈’은 영국 왕실의 작가인 ‘로버트 달링턴’(Robert Dallington)이 1592년 런던에서 ‘꿈속의 사랑 다툼’(The Strife of Love in a Dream)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출판하면서 그 제목이 오늘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프란체스코 콜로나’(Francesco Colonna. 1433~1527)의 소설이 르네상스라는 전환의 물결로 출렁인 후 이탈리아 화가 로렌초 로토(Lorenzo Lotto. 1480~1556)에 의하여 탄생한 파격적인 회화예술이 있었다. 그는 라파엘로의 영향권에 있었지만 당시로는 극히 현대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색채감의 효과를 두드러지게 나타낸 명암 기법으로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열었다. 그중 1524년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그려진 매그넘 카오스(Magum Chaos)의 회화적 창조를 의미한 작품은 혼돈이라는 주제가 가장 승화된 예술로 등장한 작품이다. 그는 팔과 다리가 달린 태양의 중심에 눈을 가진 형상을 그려낸 작품을 통하여 혼돈 상태에서 생성되었던 생명에 대한 의식을 담았다.  

 

이와 같은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 카오스(chaos)와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의 생성에 대한 신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까지도 곁눈질한 연금술(alchemy)은 역사와 함께 끝없이 동행하여왔다. 인류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품고 탄생한 미술작품의 백미는 독일의 신표현주의 화가이며 조각가인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이다, 그는 1985년 ‘니그레도’(Nigredo)라는 연금술에 담긴 이야기를 주제로 작품을 완성하여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소장되었다.

 

‘안젤름 키퍼’의 작품 제목 라틴어 ‘니그레도’(Nigredo)는 직역으로 검은색을 말하며 변환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전설적인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을 만드는 가장 첫 단계의 과정이 바로 ‘니그레도’이다. 현자의 돌을 얻기 위하여 모든 재료의 혼합물을 가열하여 검은 물질로 환원시키는 과정은 인류의 연금술사들이 모두가 공유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었다. ‘안젤름 키퍼’는 이와 같은 연금술에 대한 역사적이며 정신적인 면들을 깊게 헤아려 짚과 재 그리고 점토와 납과 같은 물리적인 재료와 함께 페인트와 아크릴 그리고 유화물감에 이르는 혼합재료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안젤름 키퍼’의 ‘니그레도’(Nigredo) 작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에게 역사 인식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일깨운다. 마치 농사가 끝난 우리나라 논밭을 옮겨다 놓은 것 같은 풍경에서 그릇된 나치즘의 역사적 유산을 질타하고 있다, 이어 전설로 전해온 연금술에 담긴 의식을 헤아리면서 인류가 추구하여온 신화적인 소망을 그릇된 역사와 정신의 일깨움으로 추구한다.

 

필자는 우리의 젊은 작가들에게 말하고 싶다. ‘안젤름 키퍼’의 ‘니그레도’와 같은 풍경의 작품들은 우리나라 화가의 현대적인 작업을 추구한 작품에 늘 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거기에 가을이 되면 시골에 널려있는 짚 무더기 한 다발 흩어놓으면 이를 뛰어넘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는  작가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이를 호흡하는 숨결과 정신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절감하게 하는 것이다.

 

▲ ‘안젤름 키퍼’의 ‘니그레도’(Nigredo) 1984 캔버스에 혼합 재료 330×555㎝ 소장처: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미술관 출처: https://en.wikipedia.org     © 브레이크뉴스


이렇듯 오랜 역사를 흘러온 카오스는 마침내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이라는 돛을 달고 드넓은 역사의 바다에 모습을 드러낸다, 카오스 이론이란 방향과 위치마저 알 수 없었던 칠흑과 같았던 어둠의 공간에서 논리적으로 정연하게 이를 해체하고 정리한 마치 숨겨진 땅의 구획 정리가 이루어진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은 글자 그대로 혼돈이론으로 천지가 창조되기 이전의 무질서 상태의 그 무엇도 가늠할 수 없는 혼돈 상태의 불확실성을 예측하고 정리한 의미이다, 이러한 이론이 탄생하기 까지는 많은 과정이 존재하였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러시아의 수학자이며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르 랴푸노프’(Aleksandr Lyapunov. 1857~1918)이다.

 

그는 미분 방정식에서부터 동적인 체계의 확률이론에 대한 다양한 수학적 개념을 정리한 학자다, 랴푸노프 방정식, 랴푸노프 지수. 랴푸노프 함수. 랴푸노프 프랙탈, 랴푸노프 벡터 이외에도 그의 이름으로 정리된 개념은 수없이 많다. 그는 특히 확률이론에서 표본에 기초하여 어떤 집단에서 표본의 시험과 조사를 통하여 그 결과를 근거로 결론을 구하는 모집단(Population)에 관한 방법론적 기초를 정립하였다, 이를 통한 보편적인 조건의 중심극한정리(Central limit theorem)를 증명한 것이다,

 

이는 어떤 독립된 변수가 추가될 때 변수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정상적인 상태의 합이 정규 분포 경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같은 랴푸노프의 정리에 앞서 이러한 바탕을 제공한 이들이 있었다.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C. F. Gauss, 1777~1855)가 평균값 주변에서 생겨나는 오차의 경향을 연구한 오차곡선(error curve)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의 합과 가정된 합의 편차를 제곱한 결과를 최소화하여 표본의 결론을 얻는 특성적인 방식의 최소제곱법을 정리한 맥락을 낳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소제곱법의 선구적인 증명자인 프랑스 수학자 르장드르(A. M. Legendre, 1752~1833)와의 역사적인 최소제곱법 논쟁이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다시 살펴보게 되는 내용이 러시아의 수학자 랴푸노프의 ‘랴푸노프 시간’(Lyapunov time)이다. 이는 자연계의 현상에서부터 다양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예측에서 그 시간이 배로 늘어나게 되면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 비례로 제곱되어  결국 혼돈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천문학자인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 1854~1912)가 크게 살펴진다, 그는 천체의 궤도에 관한 문제에서 그 예측의 불확실성을 언급하였다. 이는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물체의 운동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동역학(dynamics)의 불안정성의 정립을 탄생시킨 것이다,  오늘날의 카오스 이론과 같은 개념이다.

 

이와 같은 바탕에서 발전하여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화량의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체계적인 수학적 정리가 동적시스템(dynamical system)이다. 이는 어떤 체계의 관계나 범위에서 여러 가지 값으로 변할 수 있는 수 즉 변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그 체계의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변수와 체계의 제어 또는 구동을 위한 입력 변수 그리고 제어와 구동에 의하여 나타난 출력 변수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연결하여 그 결과를 얻는 체계를 동적시스템이라 한다,

 

여기서 잠시 인문 학도에게는 이해가 쉽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매우 소중한 내용으로 조금만 집중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동적시스템의 수학적 체계의 구성이 선형(linear)으로 이루어지면  선형 시스템이 되고 비선형(non-linear)이면 비선형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수학에서 선형(linear)이란 집합의 원소에 대하여 1차 결합의 형태이다. 이어 비선형(non-linear)은 그 구성요소의 합이나 곱이 선형 결합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이러한 동적시스템의 수학적 구성은 선형의 상미분방정식으로 이루어진다. 상미분방정식이란 미분방정식에서 독립된 변수가 하나인 일변수 함수가 포함된 방정식의 구분을 말한다. 이와 반대 개념의 편미분 방정식은 여러 개의 독립 변수로 구성된 함수의 편미분(여러 개의 독립된 변수 중 하나의 변수에 주목하여 나머지 변수의 값을 고정시켜 놓고 그 변수로 미분하는) 방정식이다

 

전문적인 많은 이야기들이 나열되었지만 그 결론은 간단하다. 결론은 선형(linear)과 비선형(non-linear)의 문제이다. 모든 수학적 관계에서 비선형(non-linear)이 연관되면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는 이렇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겨나면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동행하였다.

 

이와 같은 역사 속에서 등장한 이론이 ‘카타스트로피 이론’(Catastrophe Theory)이다. ‘카타스트로피’란 작은 변화에 의한 격변의 상황을 맞게 되는 실체를 파악하는 위상수학(Topology) 이론이다. 위상수학은 공간의 점과 선 그리고 면에 대한 크기와 양이 아닌 위치와 형상에 관한 관계의 법칙과 그 성질을 구하는 학문이다. 이와 같은 ‘카타스트로피 이론’을 창시한 프랑스의 수학자 르네 톰(René Thom. 1923~2002)에 대하여 살펴보면 동역학(dynamics)의 불안정성을 정립한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 1854~1912)의 바탕이 극명하게 느껴진다.

 

수학자 ‘르네 톰’은 1954년 보충경계 이론(Cobodism theory)을 발표하였다. 이는 같은 위상의 다양체 사이를 잇는 경계에 놓인 보충 다양체의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이에 ‘르네 톰’은 주어진 위상 공간 위에서 어떤 두 점을 잇는 수많은 가능한 경로가 연속적으로 변형되는 호모토피(homotopy) 이론을 차용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보충경계의 구조를 계산하였던 것이다.    

 

이는 수학의 역사에서 1차원과 2차원 다양체에 대한 나눔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3차원과 4차원 다양체의 구분은 쉽지 않았다. (여기서 다양체(manifold)란 점과 직선과 평면에서부터 원과 삼각형과 입체와 구(球)와 같은 기하학적 도형의 집합을 1개의 공간으로 가정한 것이다.) 이에 수학자들은 5차원 다양체는 더욱 복잡한 것으로 생각하여 3차원과 4차원 다양체의 연구에 몰두하였다.

 

이러한 보충 경계 이론은 앙리 푸앵카레가 1895년 그 바탕을 제시하였다. 그는 서로 다른 기하 도형이나 함수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원소들의 상호 대응 관계를 나타낸 호몰로지(homology)에 대한 연구에서 부분 다양체로 정의하면서 그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이후 그는 주어진 집합들이 공통부분이 없을 때에 이들의 합집합을 나타내는 분리합집합(disjoint union)을 통하여 보충 경계 이론을 언급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호몰로지(homology)의 이론적 시초가 스위스의 물리학자이며 수학자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1783)의 다면체 공식으로 불리는 오일러의 특성에서 시작된 사실이 살펴진다. 그는 무작위적인 다면체를 구성하는 점과 선과 면이 가지는 관계를 설명한 다면체 정리를 통하여 점의 개수에서 선의 개수를 뺀 값에 면의 개수를 더할 경우에 나오는 값이 일정하다는 것이었다.

 

▲ (좌로부터)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 (Photo: Joseph Wright of Derby-Wikipedia) /‘폴리필로의 꿈’(Hypnerotomachia Poliphili) / 로렌조 로또(Lorenzo Lotto) 의 매그넘 카오스(Magum Chaos)출처: https://en.wikipedia.org     © 브레이크뉴스


이후 독일의 수학자 ‘리만’(G.F.B. Riemann. 1826~1866)의 리만 곡면론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실수와 허수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복소수(complex number) 위에서 함수의 미적분과 작용하는 성질을 구하는 복소 해석학에서 1차원 복소다양체인 리만곡면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할 것이다. 이는 복소 해석 함수가 수학에서 차지하는 실체적 비중과 함께 위상기하학의 체계적 지평을 열어 미분기하학에 미친 영향이 지대한 점에서 결국은 인류 과학사의 문이라 할 수 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탄생시킨 바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살펴지는 내용이 ‘앙리 푸앵카레’의 푸앵카레 추측(Poincare conjecture)이다. 이는 위상기하학에서 2차원 구면과 1차원 구면(원주)은 단일하게 연결되는 특징에서 3차원에서도 성립하는가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닫힌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이 수축되어 하나의 점이 된다면 이 공간은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와 같은 명제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그 유명한 수학의 7대 난제인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였다. 결국 지난 2002년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Grigori Yakovlevich Perelman. 1966~)에 의하여 증명되면서 최초로 풀린 밀레니엄 문제이다. 

 

이와 같은 ‘앙리 푸앵카레’의 드넓은 바탕의 품에서 독창적인 지혜를 가진 수학자 ‘르네 톰’이 생물학적인 형태 변화를 끌어안고 1972년 ‘구조적 안정성과 형태 발생’이라는 저서를 통하여 카타스트로피 이론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연속적인 변화가 불연속적인 결과를 낳는 위상 구조에 대한 연구를 제시한 것이다. 냉전시대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대상황에서 탄생한 카타스트로피 이론은 영국의 수학자로 ‘특이성 이론’(Singularity theory)의 권위자인 ‘크리스트퍼 지먼’(Christopher Zeeman. 1925~2016)의 적극적인 응용 가설의 지원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와 같은 ‘카타스트로피 이론’은 엄밀하게 동적시스템의 분기이론(Bifurcation theory)의 한 분야이다. 이는 동적시스템에서 변수 관계의 함수관계를 정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또 다른 변수를 매개 변수라 한다. 이러한 매개변수에 의하여 그 위상이 변화된 국면이 분기(Bifurcation)이다. 이러한 분기는 어느 지점에 변화가 나타난 국면을 국소적 분기라 하고 어느 괘도의 변화를 대역적 분기라 한다. 이러한 위상의 변화에 대한 연구가 분기이론(Bifurcation theory)이다.  이러한 분기이론에 나타난 분기점 연구는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1885년에 이미 발표한 내용이었다.

 

이와 같은 바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미국의 수학자이며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z, 1917~2008)이다, 그는 기상관측의 예측에서 비선형적인 자연현상이 선형적인 수학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에 기류의 변화에 따른 수학적 모델을 연구하였다. 이때 데이터를 입력하면서 작은 소수점의 입력 오차가 거대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1963년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논문이 ‘결정론적인 비주기적 흐름’(Deterministic nonperiodic flow)이다. 그는 당시 3차원 공간에서 대기의 대류 변화를 구하는 수학 방식으로 비선형 동역학계의 비선형 미분 방정식을 바탕으로 로렌조 방정식(Lorenz equation)을 창안하였다. 그 결과로 장거리 기상 예측의 타당성을 살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살펴진 내용이 로렌조의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이다. 이는 동역학계 이론에서의 끌개(attractor)는 시간 변화에 따라 초기 상태와 무관하게 어떤 중심점이 있어 그 운동을 일정하게 끌고 가지만 로렌츠가 발견한 끌개는 한 번 지나간 곳을 다시 지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하여 입력된 자료와 조건은 늘 같았지만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로렌조의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로 정의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그 구조가 프랙털 구조(fractal structure)라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프랙털 구조의 이상한 끌개에 의한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어느 강연에서 브라질에 있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바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다, 이러한 내용의 아주 작은 차이가 거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개념이 되어 카오스 이론의 바탕이 되었다. 

 

세계적인 예술은 인류 역사의 정신과 흐름을 명확하게 관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역사에 기록된 세계적인 작가의 공통된 바탕이다, 다음 칼럼은 (219) ‘우주의 꿈을 키운 스미스소니언과 구겐하임’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브레이크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