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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한민국 전 대통령들은 비운(悲運)의 지도자로 끝을 맺나?

김덕권 시인 l 기사입력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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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왜 역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거의 다 비운(悲運)의 지도자로 끝을 맺는 것일까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로 망명의 길을 떠났고, 박정희 대통령은 부하의 총탄에 비명횡사 되었으며, 전두환 노태우 두 명의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았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 원의 선고를 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입니다. 또한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의문에 휩싸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월 5일 1심 선고공판이 열려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3억 원을 선고 받은 치욕의 전 대통령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다스를 MB 것’이라 판단하고 횡령과 뇌물혐의를 줄줄이 유죄로 단죄했습니다.

 

『한비자(韓非子 : ?~BC 233)』의 <주도(主道) 편>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군주는 자신이 욕구(慾求)하는 것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군주가 자신이 욕구하는 것을 드러내면 신하는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꾸밀 것이다. 군주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군주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면 신하는 그와 관련된 남다른 능력을 돋보이려 애쓸 것이다."

 

한비자는 인간이란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이기적인 존재로 보았습니다. 이 때문에 군주가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특히 그중에서도 군주권의 잠재적 위협요소인 신하를 완벽히 제어하려면 이 이기심을 미끼로 활용하는 통치를 하라고 권고합니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이 그 구체적인 방법론이지요.

 

신하의 공과(功過)에 대해 상과 벌을 엄격히 시행하면 이익 되는 것은 따르고 해되는 것은 피하려는 본성이 신하들로 하여금 군주 권에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군주의 가장 바보 같은 짓은 신하들에게 군주 자신의 호오(好惡)를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하들은 그것을 교묘히 역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들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를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너무나 나타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랫사람들의 신경은 한비자의 우려처럼 윗사람의 눈빛과 낯빛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꾸미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돋보이려는 데로만 쏠린 것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이 상황에서 무능한 것은 아랫사람이 아니라 윗사람입니다.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통령 자신인 까닭이지요. 그리고 이런 무능은 예외 없이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왜 MB의 부하들은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고 대통령의 잘못을 알고도 자진해서 그 명령에만 충실했을까요? 아마도 대통령이 평소 표했던 관심의 방향이 불공(佛供) 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방향으로 알아서 행하는 쪽으로만 능력을 키운 데 있었지 않을까요?

 

대통령의 심기 읽기에 탁월한 아랫사람들은 굳이 시키지 않아도 대통령의 사리사욕을 미리 알아서 기었을 것입니다. <홍범연의(洪範衍義)> ‘오사(五事)’에 군주가 늘 신경 써야 할 다섯 가지 몸가짐이 있습니다.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첫째는 겉모습이고, 둘째는 말하는 것이고, 셋째는 보는 것이고 넷째는 듣는 것이고, 다섯째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겉모습은 공손해야 하고, 말은 순조로워야 하고,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손하면 엄숙하게 되고, 순조로우면 조리가 있게 되고, 밝으면 명석하게 되고, 분명하면 잘 도모하게 되고, 지혜로우면 성인의 자질을 지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몸가짐은 이처럼 중요합니다. 무심코 짓는 표정 하나는 곧 의도와 무관하게 하나의 메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의 윗사람 된 자는 눈빛 하나 낯빛 하나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썩게 마련인 것입니다. 남의 윗사람 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 어떤 지도자가 되면 좋을까요?

 

첫째, 그릇이 큰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 힘든 일에 먼저 뛰어드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셋째, 자기 몫부터 챙기지 않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넷째,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것입니다.

다섯째, 조직을 화합하고 단결시키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여섯째, 공과 사를 잘 구분하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일곱째, 공은 부하에게, 허물은 자신에게 돌리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여덟째,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하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위의 여덟 가지 기준에 거의 맞지 않는 지도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자임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시한 횡령액 349억여 원 중, 246억여 원, 뇌물 액 111억여 원 중, 83억여 원을 유죄로 판단했을 것입니다.

 

대법원 양형 기준은 뇌물 액수가 1억 원만 넘어도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액의 뇌물과 횡령을 유죄로 판단하고 형을 가중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라 생각 됩니다. 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큰형인 이상은 회장과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세운 회사”라고 끝까지 우겼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객관적인 물증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자신의 지시를 받고 일했던 친인척과 측근들이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엄정 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하늘은 짓지 않은 복은 복을 내리지 않고, 사람은 짓지 않은 죄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한 세상을 살고 갈 때에 의(義)와 덕(德)과 원(願)이 넉넉해야 하는 것이지요.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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