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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 40주년 행사

이병익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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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익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필자는 서울의 마포에 있는 S고를 졸업했다. 졸업 당시에는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고 있었고 우리가 평준화 2기이다. 우리 1년 선배부터 연합고사라는 제도를 거쳐서 합격자들은 모두 추첨으로 고교를 배정했다. 내가 처음으로 S고교에 배정되었을 때 실망감은 컸다. 왜냐하면 유명 사립고도 아니고 내가 처음 들어본 학교였기 때문이다. 당시 아버지 친구가 내게 실망하지 말라고 하면서 S 고교에 대한 말을 해주었다. 당시 마포에는 좋은 학교가 없어서 ‘마포의 경기고교’ 로 불리며 마라톤으로 유명한 학교라고 했다.

 
우리학교는 서윤복 이라는 걸출한 마라토너를 배출한 학교였다.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하여 전 국민을 열광시킨 선수였다. 내가 아는 정보라고는 입학 전 까지 이것이 전부였다. 입학 후에는 서기원 교장선생님이 교육계에서 유명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학생들에게 엄격하기로 소문났고 공부를 시키는데도 직접 나설 만큼 열정적이었다. 5.16 민족상 교육부문 상을 타시기도 했다. 열정적인 교장선생님과 우수한 능력을 갖춘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 모교는 1977학번 선배들이 서울대학교 진학률 전국1위를 하게 되고 우리 동기인 1978학번이 그 전통을 받아 역시 서울대 진학률 1위와 소위 빅3로 불리는 대학교의 진학률 1위를 했다. 그때부터 신흥명문고교로 이름을 날렸다. 우리 1년 후배 때까지 최소 3년간은 전국최고의 명문고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오직 공부만을 주장했던 서기원 교장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2년차가 되던 때부터 공부만을 위한 학교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 동기들은 타 고교출신들에 비해서 활동적으로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지난 3일 40주년 행사 때에도 행사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우리 동기들의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심사위원들처럼 보인다고 했었다. 비교적 차분하게 끝날 것 같은 행사가 과거의 대학가요제 금상 출신의 서울대 샌드페블즈팀의 ‘젊은그대’ 의 노래와 함께 흥이 폭발했다. 학창시절에도 해보지 못했던 기차놀이를 음악과 함께 양팔을 어깨에 올리고 행사장을 넓게 돌면서 같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여기에 은사님들도 가세해서 신나게 5분 이상을 즐겼다.


초로의 신사들이 체면을 벗어던지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중에는 대학교수들도 있고 대기업 사장도 있고 의사, 군 출신, 은퇴한 공무원, 직장인, 룸펜들도 있었다. 이들이 동창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반가움과 끈끈한 정으로 뭉쳐서 학창시절에 함께 놀지 못한 회한을 푸는 듯해 보였다. 동심으로 돌아간 초로의 신사들이 펼친 흥겨운 한마당이었다. 사람은 늙어간다. 늙어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이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오랜만에 보는 동창들도 많았고 졸업 후 처음 나타난 친구도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오래된 친구들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친구들 모임에도 자주 나간다. 거기서 만나는 친구들은 정말 격의 없는 친구들이다. 주변에 친구가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잘 살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친구들로 인하여 인생이 행복해 지기도 한다. 늙어가면서 친구들과의 교류시간을 늘리라고 권하고 싶다. 친구가 없으면 인생이 외로워 지는거다. 부디 동창들 모임에 자주 나가고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세상사를 말하고 과거와 미래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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