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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촛불을 들어야 하나?

서지홍 본지고문 l 기사입력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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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홍 본지 고문

새해 벽두에는 덕담을 하고 서로간 복(福))을 받으라는 인사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사정이  덕담(德談)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 안타깝다.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면, 과연 대통령이 민심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지금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신년사(新年辭)를 듣고 국민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매우 궁금해진다.

 


대통령은 바쁘다. 그러나 판문점에 가고, 평양에 가는 것보다 더 바쁜 것이 민초들의 애환에 있다는 것을 왜, 모르시는가. 시장을 둘러보고, 중소기업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비서진 들이 이미 짜놓은 그런 곳에 가서 사진 몇장 찍는것 보다, 예고없는 민정시찰을 해보셨는가 묻고싶다. 그런 대통령이 쓴 ‘중소기업, 활력!’같은 방명록을 보고 소상공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통령을 대신해 민생을 살피는 보좌진들은 사실 그대로 보고 하고 있는가도 의문이다. 1862년 진주민란 당시 안핵사로 파견됐던 박규수는 이렇게 장계를 올렸다. “흙더미처럼 무너지는 형세가 바로 순식간에 대두할 것입니다. 생각이 이에 미치면 두려워 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청와대 수백 명의 보좌진들은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가?

 


경제의 틀을 바꾸자는 논란이 있어도 ‘그대로 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좋은데, 전국 곳곳의 상황이 그렇다면 ‘개혁의 역설’인가, ‘개혁의 부작용인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은 젊은 시절 수없는 고초로 감옥가고, 도망 다니고, 하던 반독재투쟁의 목적은 분명했다. 그런 고초를 겪었을 텐데 지금은 누가 대신 그런 고초를 겪고 있는가?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노동제는 누가 감당하는가? 현 정권이 애지중지하는 자영업자와 하청업체는 직격탄을 맞아 아사 일보 직전이다. 거기에 고용된 하위소득층들도 불안정한 토막 일자리를 찾아 메뚜기 떼가 되었다. ‘인내하고 성숙한 자세로 밀고 나가면 경제 틀이 바뀝니다!’ 바뀌겠지만 그땐 벌써 민초들은 말라죽었고 난 뒤의 일이다.

 


고용과 소득 모두 실패하고, 소상공인 사업 접게 만든 건 정책의 어설픈 설계와 실행방식 때문임은 누차 지적했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예상된 부작용을 따지지 않고 급하게 서둘렀던 탓이다. 그 정책은 떨어져 썩어가는 고엽제 같았다. 이론적으론 성장촉진제였겠지만, 실은 아무 쓸모도 없는 낙엽쓰레기에 불과하다. 올봄에는 새싹이 돋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대통령께서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힘든 건 잘 알지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한다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우리가 어렵게 벌어서 낸 세금, 54조 원, 그 돈은 아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않은가. 그만한 돈이라면 5000억 원 자본금, 시장가치 5조원 기업을 100개를 만들 수 있는 돈이다. 좋은 일자리 2000개, 총 20만개 일자리를 만들 돈이다.

 


지난해를 기준하여 베이비부머 세대 개띠들이 거의 다 퇴진했다.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은 행운아다. 그들은 대리기사, 알바, 자영업, 자원봉사에 나선다. 술 한 잔하고 대리기사 부르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가 온다. 차마 탈 수가 없다. 세금 착실히 내고, 자식 공부, 출가시키고 남은 재산은 퇴직금에 아파트 합쳐 평균 3억 5000, 그걸로 30년을 지내야 한다.

 


지금껏 눈물겹게 달려온 동세대의 베이비부머들이, 미래가 암울한 자식세대가 눈에 밟혀 잠을 설친다. 애국자라서가 아니다. 복지확대는 좋은데, 시장은 얼어붙고, 공장은 안 돌고, 누가 세금을 낼 것인가? 자식들인가, 동생들인가. 갓 태어난 아기들마저 내야 하는 세금, 얼마나 올랐는지 세상사람 다 안다. 세금 절대 안 올린다고 공언한 박근혜 정부는 공제비율을 줄이는 편법을 썼다.

 


그건 그대로 둔 채, 소득세 여러 세목은 물론, 종합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여기에 4대 보험까지 올랐으니 월급의 3분의 1을 세금으로 납부한다. 그 세금을 거둬 54조원을 축냈다면 이건 중대 상황이다. 누가 책임지는가? ‘논란이 있더라도’에서 논란의 진원지는 식자(識者)가 아닌 벌판 민초이고, 소상공인, 일당 노동자 들이다. 2016년 가을에 광장에 나가 촛불을 켰다.

 


박근혜 정권이 탈취한 주권을 찾으러 갔다. 시민들의 간절한 표정, 굉음을 울리며 광장에 돌아온 주권을 보고 환호했다. ‘촛불처럼 바꿔야 한다.’고 대통령은 말했다. 그런데 촛불로 ‘바뀔’ 위험이 쿵쾅거리며 다가오고 있다. 다시 촛불광장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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