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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려(軍旅)의 일은 젊은 우리에게 맡기시옵소서"

이순복 소설가 l 기사입력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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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복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중산왕 유요의 수하 장수들은 이미 각 군현을 함락시키고 그 위세는 진() (隴)에 까지 크게 떨치게 되었다. 자신감을 얻은 유요는 군사 강발과 함께 다음 사업을 숙의하기를

지금 각 고을을 격파하여 그 기세가 드높아 멍석을 마는 것과 같으오. 한표 노충 양위 양종을 죽이고 나니 이름 난 진장은 거의 사라졌소. 이 승세를 타고 죽정이만 남은 진조를 무너뜨리게 장안을 취하는 것이 좋겠소.”

유요가 자신 있게 예를 들어 성급하게 말하자 군사 강발이 대꾸하기를

대사는 조급히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관하 관심 강비 호연호 황신 왕진 형연 전무 등 여러 장수를 청하여 일제히 공격하면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군사 강발이 단순 명료하게 말하자 유요는 곧 사람을 보내어 제장들을 불러 모아 모든 장수들이 장안을 공격하는데 호응하기를 청했다.

 

한편 진의 조정에는 각처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어디 어디가 함락되었다. 5상장이 살해되었다. 구원군을 보내 달라는 보고였다. 진의 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이제 바람에 낙엽만 바스락거려도 한적이 쳐들어 온 줄 알고 전전긍긍했다. 이에 민제도 크게 놀라 문무백관을 모아놓고 의논하자 먼저 양분이 아뢰기를

남양왕의 아들 사마보는 진주의 웅병 8만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에게 조서를 내려 장안을 지키도록 하십시오.”

 

민제는 그 말을 들어 즉시 조서를 내리자 사마보를 불렀다. 그러나 그는 조서를 받고 진퇴를 결정짓지 못하고 수하막료를 모아 놓고 중론을 벌렸다. 그러자 제장들은 모두 유요의 병위에 눌려 싸움터로 나가기를 꺼려하였다. 이와 같이 장안의 수비가 어려워지자 양분이 사마보에게 말하기를

독사가 손을 물면 힘센 장사도 손을 뿌리칩니다. 지금 한적의 난폭하기 그지없는 기세는 독사와 흡사합니다. 우리는 농도(隴)를 막고 시세의 변천을 관망해야 합니다. 괜히 독사를 건드려 물리면 어리석은 짓이 됩니다.”

 

사마보는 양분의 말을 좇아 조명을 봉행하지 않고 굳게 자기 임지를 지키라 영을 내렸다. 이에 종사 중랑 배선은 사마보에게 나아가 말하기를

지금 그 말은 대계를 너무나도 외면하는 말로써 나라의 녹봉만 타먹고 무사 안일을 주장하는 자의 말과 같습니다. 가령 독사에게 그 머리와 배를 물린다면 머리나 배의 독액을 빨아낼 것인가 아닌가. 한적이 만약 장안을 격파해 버린다면 그것은 전하의 배와 가슴을 독사가 문 것과 같습니다. 전하가 계시는 상규와 진주는 모두 사지와 같습니다. 만약 그 배와 가슴을 달래어 독기를 빼내준다면 대명(大命)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야 어찌 사지가 홀로 살 수 있겠습니까. 장안이 떨어지면 진과 농도 보존하지 못합니다. 신의 우견으로는 독사에게 물리면 곧 약석(藥石)으로 구해야 합니다. 즉 약이란 오늘날 군사입니다. 진실로 죽기 살기로 진군하여 장안을 구하고 함께 한적을 쳐내야 합니다. 즉 독사의 독을 제거하여 손과 팔(手腕)을 보호해야 합니다. 어찌 간사한 사람의 말을 좇아 선왕께서 주살 당하신 원한을 잊으려고 하십니까.”

 

사마보는 배선의 사리분명한 말에 깨달음이 있었다. 곧 호송을 총수로 삼아 3만군을 이끌고 국난에 대처하러 나섰다. 호송이 부풍 경계에 이르자 서량의 2장이 군사를 독려하여 영채를 묻고 있다가 호송을 찾아왔다. 서량장수 왕해가 말을 몰고 앞으로 나와 큰소리로 외치기를

거기 오는 병마는 어디 병마요? 성명을 대시오.”

우리는 우승상 남양왕 전하의 명을 받고 장안을 구하러 가는 병사요. 그대는 진병이오? 한군이오?”

이에 왕해가 대답하기를

우리는 부풍을 구원하러 온 서량의 병마요. 한적은 우리가 구원하러 왔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서 영무로 달아났소. 만약 저들이 장안을 친다면 우리도 달려가 구원하여 한적을 깨칠 것이오. 그대는 먼저 가서 성지를 수호하시오. 나는 여기 있다가 한적의 움직임을 탐지하리다.”

 

이리하여 왕해와 호송은 함께 군사를 주둔시키고 정세를 관망하였다. 그때 장안 성안은 오랜 전쟁으로 전쟁터는 황폐되고 백성은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구원병이 없어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 있었다. 국지는 이 소식을 듣고 신풍에서 급히 달려와 민제를 배알하고 염정에게 어가를 진주의 사마보에게 가자고 권하였다. 그러나 진안 호송을 간사한 자로 여겨 그들에게는 수비만하라고 조명을 내렸다. 그리하여 진안은 사마보에게 가고 호송은 사자로 서량에 가서 서평고 장식에게 구원병을 보내주기를 재촉하였다. 이에 장식은 이미 왕해 형제를 진발했는데 더 많은 구원병을 또 보내라 재촉하자 괴로워했다. 그리하여 다시 전제에게 5천군을 주어 왕해와 만나 장안으로 진군토록 명하였다. 왕혜는 명을 받고 형 왕해와 함께 호송과 만나 한꺼번에 진발하여 영대에 당도하였다. 이때 멀리서 황진이 자욱이 일어나더니 한적이 다가왔다. 위수대장은 관산으로 말을 몰고 앞으로 나와 말하기를

지금 장안은 병사는 적고 고립되었다. 진조는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다. 이제 하늘의 뜻을 따라 대한에 귀순하여 공명을 세우라.”

우리 진조는 중주는 잃었으나 인심은 가졌다. 낭야왕은 강동을 진수하고 대갑(帶甲)은 수십만 벌이나 준비되어 있다. 전선에 나설 장수는 구름같이 많고 모신(謀臣) 현량은 고슴도치의 털만큼 많다. 유곤 장식 삼단씨가 있고 모든 큰 군사는 병주 유주 계주에 건재하고 있다. 우리 남양왕은 20만 정병을 휘하에 두고 상규와 정량에 주둔하여 진주성을 지키고 있으며 토로장군 진안이 함께 하고 있다. 조정의 문무는 왕좌의 재질이 넘치는 색침과 화경이 틀 쥐고 있는데 건방지게 대국을 모독하느냐.”

 

호송이 소리치며 말에 박차를 가하여 대도를 춤추며 한적을 향하여 내달았다. 이에 관산은 몸을 날려 호송과 맞섰다. 둘이 결사적으로 싸워 30여 합에 이르자 양군도 눈에 쌍불을 켜고 지켜보았다. 이때 화포와 송즙이 좌우로 나가 호송을 도우려 하자 양계훈과 이화춘이 재빨리 앞으로 나가 맞아 싸웠다. 이리하여 5합을 싸우기 전에 전제와 왕해가 일제히 달려들어 협공하였다. 이에 장수의 수에서 밀린 한적이 크게 혼란에 빠졌다. 유요가 아무리 질타하고 용을 써 봐도 너무나도 피로에 절인 군사들은 어쩔 수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진병이 크게 분전하자 한적은 여지없이 대패하여 달아나기 시작했다. 서량병은 한적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힘차게 몰아쳤다. 그런데 진장 호송이 패주하는 한적을 추격하지 않고 놓아주는 것을 본 화포가 크게 외치기를

한장을 사로잡을 때는 이때다. 꾸물대지 말고 추격하라. 호장군은 어서 추격하여 한장을 생금하시오,.”

 

아니 되오. 만약 한군을 모조리 무찌른다면 국윤 색침은 중직을 받게 되고 우리는 그를 위한 개 노릇만 하게 될 뿐이오. 지금 이들을 놓아두어 장안을 치게 하여 색침의 무리를 생금시키면 관중에는 인재가 없어지오. 그러면 그대와 나는 개국훈신이 될 것이오.”

 

호송이 화포에게 그리 말하고 둘은 마침내 먼저 주둔했던 곳으로 퇴군을 시작했다. 왕해는 호송이 퇴군한 소식을 듣고 전제에게 말하기를

호송의 마음을 아오. 호송은 진실로 군주를 구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소.”

조금 뒤에 알아보니 왕해 형제는 서량군을 모두 이끌고 회군하고 말았다. 왕해는 퇴군하여 장식에게 유요를 영대에서 크게 패주시킨 사실과 호송의 말을 사실대로 자세히 고했다. 장식의 숙부 사해태수 장숙은 왕해의 말을 듣고 노염이 불길같이 일어나 말하기를

신자의 도리는 군주를 구함을 충으로 삼고 주인에 보답함을 근본으로 하거늘 이미 패주하는 한적을 놓아주고 주수의 명을 어겨 회군했단 말이냐. 진실로 가슴 아픈 일이로다. 도부수는 들어라. 왕해를 참수하라. 군법은 지엄한 것이다.”

이같이 장숙이 엄히 군법을 시행하려 들자 전제가 앞으로 나와 울며 고하기를

어찌 감히 국사를 그르치려 하십니까. 저희들은 목숨을 걸고 앞장서서 20여 리나 추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진주병이 제멋대로 군사를 부렸나이다. 우리와 접응해 주지 않으니 어찌 하겠습니까. 저희들만으로 고군분투하여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워 호송에게 접응하기를 청했으나 그는 우리의 뜻을 외면하므로 회군할 수밖에 없었나이다. 지금 한적 유요는 경양과 위성의 병사를 모아 장안을 쳐들어가려고 합니다. 원컨대 저희를 다시 보내시어 공을 세워 죄를 씻게 하여 주십시오.”

 

장숙은 이 말을 옳게 여겨 조카 장식에게 말하기를

장안이 지금 누란의 위기에 놓였다. 이를 어찌 구원하지 않으면 뒤가 없다. 우리 집안은 역대로 진조에 국은을 입었다. 이 때 충성을 다하여 사직을 지켜 선대의 뜻을 펴게 해드려야 한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숙부께서는 춘추가 높으십니다. 군려(軍旅)의 일은 젊은 우리에게 맡기시옵소서.”

장식은 그리 말하고 태부사마 한박에게 명하기를

무용장군 장한은 전제 왕해와 함께 3만군을 이끌고 나가되 음예를 선봉으로 하여 관으로 들어가 진병을 구원하라. 그리고 글을 써서 북지태수 가건 농서의 종오조에게 보내어 군사를 조발하고 진군하되 남안을 후부로 삼게 하라.”

한편 진서장군 초숭은 서량군이 진조에 충성을 다함을 보고 황급히 안서장군 송시 영서장군 축회와 만나 2만 신병을 불러 장안을 호위케 하였다. 상시 화즙은 또 관내에서 나와 경조 풍익 상락 홍농 등 4군의 2만군을 이끌고 구원하러 왔다. 그리고 화즙은 서장을 써서 진주상국 사마보에게 보이자 사마보가 서장을 보고 진안을 불러 의논하기를

민제께서 소신 사마보를 대사마 우승상 도독 관서군사로 삼으셨소. 조서를 2번이나 받들고 겨우 호송을 보내 싸우게 했으나 아직 공을 세우지 못하였소. 지금 다시 한적이 창궐하니 하서의 5군은 모두 근왕병을 일으켰다하오. 지금 화즙의 서장을 보니 호송은 군사를 진격하지 못한다 하였소. 그러니 그러한 오해를 받지 않게 진안장군은 일지군을 휘동하여 나가 호송을 재촉하여 장안을 구하시오.”

 

이에 진안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계속>wwqq1020@naver.com

 

*필자/이순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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