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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소치(因緣所致)란? 이 세상의 모든 일

김덕권 시인 l 기사입력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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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인연소치(因緣所致)라고 합니다. 인연은 불가(佛家)의 교리를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 중의 하나이지요. “인연에 의해서 생겨나고 인연에 의해서 없어진다.”는 연기(緣起)의 공식은 마치 1 더하기 1은 2고, 2 빼기 1은 1이라는 산수의 기본 이치와 같은 말입니다.

 

모든 존재가 인연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므로 인연을 빼면 이 세상은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인연 때문에 사는 것이고 인연 때문에 공동의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이 인연이 시공(時空)을 장악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교직(交織)되면서 인연의 수(繡)가 놓아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만상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시작에서 보면 인연은 언제나 창조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던 것을 들리게도 하지요.

 

새싹이 돋아나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인연은 자라서 성숙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꽃이 시드는 과정도 있지만 이는 차라리 인연의 퇴보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인연은 생성의 의미요 창조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인연이 있다는 것은 아름답고 축복 받을 일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불우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아니면 안 되는,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내 목숨을 바치면서 해야 할 그 일을 찾을 때 나의 인격은 하늘보다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육신의 생사를 초월해 있는 절대 생명으로 나의 참 생명 인 것입니다. 이것을 ‘법신(法身)’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사실 우리는 이 법신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데도 그릇된 집착으로 육신(肉身)만을 위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삶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신을 위하는 것은 법신을 위해서입니다. 금생의 일회적인 한 생은 내가 수용해야 하는 많은 생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마치 오늘 하루가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무수한 날 가운데 하나인 것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삼세(三世)의 인연을 동시에 가지고 삽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사는 것이지요. 어느 수도원에 사는 사람의 소원이 평생을 화장실 청소를 하며 사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남들이 싫어하고 꺼리는 일인 화장실 청소를 평생 염원하는 청소부가 되겠다는 소원은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낮은 곳에 임해 사람을 받들고 살겠다는 그 겸허함, 어찌 성자의 삶이 아닌지요?

 

우리는 하나를 깊이 명심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것은 오늘과 내일이 인과법(因果法)으로 연결되어 무수한 인연이 그 속에서 맺어진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인연 속에 과거의 인연이 들어 있고 미래의 인연이 들어 있다는 것, 이것을 생각하고 스스로를 타이르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관계는 바로 이렇게 인연의 소치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만남은 하늘의 인연이고, 관계는 땅의 인연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만남과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둘의 조화에 의해서 세상이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만남은 하늘에 속한 일이고, 관계는 땅에 속한 일인 것입니다.

 

세상에는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듯이, 만남과 관계가 잘 조화된 사람의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니까 만남에 대한 책임은 하늘에 있고, 관계에 대한 책임은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속한 관계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일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한 인격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따뜻한 관계, 아름다운 관계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기 위해 수고하는 사람에게만 생겨납니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관계는 대가를 치를 때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준 사람들, 부모⦁자녀⦁형제⦁이웃⦁친구⦁동료, 그리고 우리 덕화만발 가족들이 다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좋은 것을 투자하면 반드시 좋은 관계가 맺어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세상에는 온갖 만남이 있습니다. 영국의 귀족 아들 하나가 수영을 하던 중, 물에 빠져 위급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살려달라고 외쳤고, 마침 지나가던 마을의 소년이 물에 뛰어들어 구해주었습니다. 귀족의 아들은 시골 소년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의사가 되고 싶은데 식구가 많고 가난해서 못한다고 했습니다.

 

귀족의 아들은 아버지를 졸라 런던의 의과 대학에 이 소년을 입학시켰지요. 소년은 대학에 다니면서 연구 끝에 ‘페니실린’을 만들었고, 그가 ‘알렉산드 플레밍’입니다. 귀족 소년은 26세에 국회의원이 되어 활약하다가 우연히 폐렴에 걸려 앓아누웠습니다. 그 때는 불치병이었지요. 그런데 플레밍의 페니실린으로 생명을 건질 수 있었고, 그가 ‘윈스턴 처칠’경입니다.

 

처칠과 플레밍의 만남에서 우리는 인연의 소중함을 봅니다. 플레밍이 재주가 있었다 해도 처칠의 도움이 없었다면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의과대학에 가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물에 빠진 귀족 소년을 구해 준 게 인연이 되어 소원했던 의과대학에 들어갔으며 그로써 의학계의 화제가 된 페니실린을 만들어서 또 한 번 처칠의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生滅)이 없이 길이길이 돌고 도는 것입니다. 곧 가는 것이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가는 것이 되며, 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곧 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만고에 변함이 없는 상도(常道)이지요. 모든 것이 인연의 소치입니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려면 우리는 끊임없이 소중한 것을 주어야 합니다. 무엇이 소중한가요? 정신⦁육신⦁물질 이 세 가지입니다. 따라서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내가 조금 손해를 보고, 내가 먼저 베풀며, 내가 앞장서 맨발로 뛰는 것 아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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