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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침을 놓는 한의사 민경성

김해경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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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라는 기상천외한 발기부전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파란색 알약이 전세계 약국에 진열되기 시작하자 한의사들의 전성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아그라가 탄생하기 전에는 남편들의 시들어 버린 그곳의 힘을 돋구기 위해서 별의별 보약제가 한의사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한의사들의 엄청난 수입원이었던 보약을 찾는 이가 줄고, 너무나 싼값에 진료가 되는 침이나 재활치료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간단한 물리치료만이 오늘날 한의사들의 주수입이 됐고, 결국 생존의 기로에 몰리는 한의사들 중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폐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의사들을 슬프게 만든 서양의학과 힘겨운 싸움을 치르고 있는 우리의 전통의학 한의사들을 지망하는 젊은 학생들이 아직은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TV에 자주 나오는 스타강사인 철학의 대가라는 분께서 늙은 나이에 한의사가 되시어서 만인이 시청하는 방송에 대고 병자들에게 최고의 약을 공개한다며 “세월이 곧 약이다”라는 세월탕을 이야기할 정도이니, 힘들게 전통의학을 지켜내는 한의사들 입장에선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의학은 미신적이고 비과학적인 의료행위?

 

개화기에 이 땅에 상륙하신 서양의 선교사나 서양 의사들의 눈에 비친 한의사들의 의료 행위는 기절초풍할 의료행위였다.

 

소독약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시대 속에서 불에 달구어 소독한 침을 환자의 몸에 찌르고 들풀이나 흙이 잔뜩 묻은 뿌리를 끊이고 달여서 검증 절차도 없이 한 대접씩 마시라고 주는 한의학을 미개한 야만인들의 행위로 밖에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서부의 갱들이 몸에 박힌 총알을 뽑아내기 위해서 독한 위스키를 마시고 상처 부위에 뿌리고 모닥불에 달구어 소독한 대검으로 총알을 뽑아내는 행위는 과학적인 의료 행위였나.

 

서양 의학이 보는 시각에서 우리의 한의학을 미신적이고 비과학적이라며 선전선동한 것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며 한의사와 한방을 말살시키려는 좋은 소재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한의학 역시 참으로 위대한 의학이다. 허준 선생의 스승이신 유의태 선생은 위암에 걸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제자에게 자신의 배를 갈라 속을 보고 의업을 쌓으라며 자신의 희생의 제물로 내어놓았다. 환자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어놓은 참 의료인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다.

 

또 한약이라고 무조건 나쁜 약이 아니다. 각종 약재의 줄기, 뿌리, 잎에서 추출해 끓여내는 탕약과 서양의 약은 맥을 같이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아스피린의 경우에도 버드나무에서 추출해 만들어 진 것이니, 우리 선조들의 약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처럼 위대한 한방의 고귀한 의술과 참 의료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양방의사들이 고칠 수 없는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한의사들의 전통 의술에 찬사를 보낸다.

 

한방과 양방이 다르다는 말은 예식장에서 올리는 결혼식은 신식결혼이고 사모관대 족두리를 쓰고 하는 것은 구식이라고 부르는 것과 똑같은 식의 언어구사다.

 

이제는 세상이 변해 신식결혼보다 구식이라고 부르던 우리의 전통혼례가 더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기쁜 일이다.

 

병은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

 

환자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의사가 명의이고 실력있는 의사다.

 

환자들의 70%는 마음의 병도 깊다. 명상이라던가 운동요법, 요가, 최면술 치료, 깊은 산 속에 입산해 세상의 근심 걱정과 단절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 깊었던 병도 시간이 조금 늦을 뿐이지만 병마에서 벗어나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보다 더 회복이 빠르고 완쾌되는 기적을 만드는 것은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의 단호하고 확신에 찬 희망의 메시지이다.

 

암환자에게 거두절미하고 “암입니다. 몇기에 해당됩니다”라는 판사의 사형선고와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보다는 “암이지만 이런 암은 생존율이 굉장히 높으며 수술이나 치료를 잘하면 금세 좋아집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안해도 됩니다”라고 지옥의 끝에 있다해도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소리를 듣는 순간 환자는 벌써 50%는 회복되는 기적을 만나게 된다.

 

저승사자같은 소리가 아닌 희망의 소리 생명의 소리를 전하는 의사가 진정한 명의가 아닐까.

 

방송에서 소개하는 명의들을 만나보면 대다수가 인품도 훌륭하고 의술도 뛰어남을 볼 수 있다. 걱정 많은 환자가 똑같은 질문을 수차례 하더라도, 거기에 착실히 대답을 해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분이 참으로 아름다운 명의들이다.

 

장사꾼 마인드의 의료꾼이 우리사회에서 많이 없어진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걱정하는 매일같이 이 병원 저 병원을 쇼핑하는 환자도 사라질 것이다. 또 의사에게 만족스런 대답을 듣기 위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면서 지옥문 같은 병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들이 많이 없어질 것이다.

 

필자는 우연히 허름한 건물에 벽지는 오래돼 누런색이 덧씌워지고 모든 것들이 80년도의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쌍문동의 홍한의원이라는 곳을 가게 됐다.

 

비좁은 대기실은 온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몰려와 앉을 자리도 없었고, 종합병원도 아니면서 대기시간은 무려 50분이나 걸린 동네 작은 병원이었다.

 

▲ 젊은 한의사 민경성(34)씨     © 브레이크뉴스


침상에 누워 머리도 희끗하고 나이도 지긋한 중년이나 노인의 한의사가 나올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과는 정반대인 새파란 젊은 청년 한의사 민경성(34)씨가 오더니 시술을 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순간 이 젊은 한의사가 제대로 맥을 짚거나 침을 놓을 줄이나 알까? 양의사들이 경고하는 말처럼 의료사고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걱정이 앞서서 그냥 나갈까 등등의 별의별 생각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불면증, 전립선, 편두통, 위 염증, 면연력 저하, 구내염 등 온갖 병이 많았던 필자는 이 한의사의 침을 맞고서 하나하나 치료되는 기적을 만나게 됐다. 첫 방문때의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고, 이 젊은 한의사는 나를 너무 기쁘게 했다. 그는 해박한 의료지식은 물론 젊은이들에게 부족할 수도 있는 지혜와 탁월한 침술과 맥을 짚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허준선생을 보는 것 같은 명의로서 갖추어야할 인품까지도 아름다웠다.

 

비아그라의 시대에 침술로 당당하게 승부하겠다는 한의사 민경성은 전국의 한의학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배웠다고 했다. 그는 은사 박희수 선생의 “책을 덮어라, 환자들 곁에서 함께해라, 한방은 한방으로 끝내야 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병원은 환자들의 큰소리가 나오고 불평불만이 폭발하는 곳이지만 젊은 한의사 민경성씨가 시술하는 곳은 조용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숨소리 뿐이다.

 

아름다운 침을 놓는 젊은 한의사 민경성씨. 환자로서 그를 만난 것은 지옥문에서 천국으로 인도되는 행복의 문을 만난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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