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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은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주제의 세계대전

이재운 소설가 l 기사입력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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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 2차세계대전, 그리고 3차세계대전인 육이오전쟁은 생사를 다투는 살륙전이었지만, 이번 미중 무역 전쟁은 우리가 구경하지 못한 새롭고 낯선 풍경이다. 일종의 식량전쟁, 즉 미래에 먹고살 식량을 두고 다투는 전쟁이다.

 

 과거의 전쟁은 네이팜탄을 쏟아붓고, 핵폭탄을 터뜨려 적국의 군인과 국민을 집단 사망시키는 살륙전이었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발 전쟁은 기술 전쟁이다.


오늘의 기술은, 100년 전의 자동차 제조기술이나 선박 제조 기술 정도가 아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는 무시무시한 IT다. 즉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4차산업 5G통신 등을 아우르는 두뇌산업이다.

 

▲ 이재운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지만 그의 뒤에는 숱한 민간 기업들, 특히 IT기업인 애플, MS, 인텔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그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시진핑이 안보이고 화웨이 사장 런정페이가 있을 뿐이다. 화웨이든 런정페이든 우리는 그들이 민간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공산당 1당이 지배하고, 선거가 없는 나라에서 민간기업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따라서 화웨이든 알리바바든 샤오미든 모두 다 국영기업이나 다름없고, 사실상 총회장은 국가주석인 시진핑일 뿐이다. 아무리 애써봐야 청와대가 기침 한번 하면 난리가 나는 KT, 포스코, 한전 정도의 기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국 팀은 그냥 연합군이고, 중국 팀은 단일대오다.


그런데 2차세계대전을 연합군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폰 노이만 방식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계산해보면, 당연히 트럼프 연합군의 승리로 귀결되지 않을 수없다.


트럼프의 지휘를 받지는 않지만 사실상 그를 지지하는 연합군은 세계 기업 가치 1위의 아마존, 애플, 구글, MS, AT&T, 페이스북, 버라이즌 등이 포진하고 있다. 모두 IT기업이다. 이중에서 세계 5위인 삼성은 한국기업이지만 중국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막바지에 어떤 답을 내밀지는 뻔한 사실이다.

 

이에 비해 시진핑이 숨어서 지휘하는 중국은 연합군이 아니고 거의 인민해방군이나 다름없는 공산당 군대 뿐이다. 8위 공상은행, 10위 중국건설은행, 12위 화웨이, 14위 핑안보험, 15위 중국이동통신, 16위 중국농업은행 등이 있지만 이중 IT기업은 오직 화웨이와 중국이동통신 뿐이다. 그런데 이 두 기업의 머릿속에는 미국, 한국, 일본 IT기업들의 절대필수 부품들이 가득 차 있다.

 

은행, 건설 등은 14억 중국이란 덩치에 필요한 것일뿐 IT기업도,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도 없는 공산당 기업일 뿐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 시대는 IT에 모든 걸 의지한다. 심지어 농업, 은행, 건설, 해운 등도 IT없이는 불가능하다. 만약 이번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패한다면(언제 어떤 식으로 항복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보지만) 장차 미국 중심의 IT 주도권은 더 공고해질 것이다.

 

이 전쟁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미래 역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지 모호한 한국 대학,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진흙탕 싸움만 벌이는 정치, 조선시대 아전 정신으로 무장한 공무원 집단, 이기주의에 함몰된 노동자집단 등 뭐 하나 안심할 만한 게 없다.

 

다만 한국인의 기질이 IT에 가장 잘 어울리다 보니 오늘날 IT를 이끄는 두뇌를 보면 유태인 아니면 혼혈 미국인, 한국인, 인도인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인은 내 관점에서는 IT에 가장 잘 어울리는 민족이라고 판단한다. 정치가, 교육이, 공무원이 발목만 안잡으면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IT는 미국이라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커왔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한국, 일본, 대만, 독일은 미국의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형제들이다. 여기에 중국이, 남의 둥지에 새끼를 까는 뻐꾸기처럼 슬그머니 끼어드니까 미국이 이번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의 처지를 잘 살펴 이번 전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육이오전쟁으로 우리는 약 100만 명의 사망실종자를 냈지만, 그 사이 일본은 전쟁물자 17억 달러를 팔아 폐허가 된 일본국토를 완벽하게 되살려냈다. 우리는 죽고 다치고 배가 고파 우는 동안 정작 남북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은 17억 달러라는 어마무시한 수입을 올린 것이다. 그 17억 달러는 남북 한국인이 흘린 목숨값 핏값이다 (그걸 1965년까지 불렸다가 겨우 3억 달러를 갖고 책임을 다했다는 건 파렴치한 짓이다.)

 

지금 미중 무역 전쟁에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등은 이미 트럼프와 즉각 보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정쩡하다.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 더 무섭다고, 중국은 일본이나 독일을 치기보다 가까운 우리를 더 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 때 충분히 경험했다. 안타깝지만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장단점은 우리가 감수해야 한다. 지리적 장점도 많으니 애처럼 보채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권은 아직도 아마추어로 보이는 불안감이 있지만, 이번 미중 무역전쟁만은 전문가 집단을 꾸려 제대로 대응하기 바란다. 솔직히 민주당이 하는 짓 보면 믿음이 안간다. 우리 운명을 맡길만큼 성숙하지 못한 증거가 너무 많다. 그러니 분발하라. 우리 국민은 그래도 정부를 지지할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미국은 합리적이고 민주적이고 인권을 중시하는 수준 높은 휴머니스트들이 사는 나라라고. 천만에.


이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무기를 사용한 나라는 <미국>이다. 일본 수도 토쿄에 네이팜탄 등 2400톤을 퍼부은 게 미국이다. 또 일본 도시 두 곳에 실제로 핵폭탄을 떨어뜨린 게 미국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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