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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는 지배적 국가

황흥룡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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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흥룡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국가란 무엇인가?" 이 제목의 책이 많은 것을 보니 아직도 국가가 헷갈리는 모양이다.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서 국가는 자본가계급의 공동사무를 처리하는 위원회라고 했는데, 그 전에 중고등학교에서는 독일의 법실증주의자 옐리네크의 이론을 좇아 국가를 영토, 국민, 주권의 3요소로 구성되는 어떤 실체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의 주장은 서로 차원이 다른 것이어서 비교하기 어렵다. 옐리네크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총체로서 국가를 정의한 반면 마르크스는 공동체의 지배구조를 국가로 정의했다. 둘 모두 일리가 있다.

일상에서는 옐리네크의 개념이 주로 사용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 국가가 우리의 노력을 기억할 것이다 등의 표현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것이라면 이렇게 많은 책이 출판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국가에 관한 모든 출판은 대부분 마르크스의 개념, 즉 지배구조와 관련된 것이다.

마르크스 이후 여러 학자들의 정리에 의하면 국가는 경제와 생산관계 등 토대에 조응하는 상부구조, 사회적 관계에서의 지배구조, 지배연합, 권력블럭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범주가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가 중립적인가 편향적인가의 문제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국가는 자본가계급의 위원회로서 계급지배의 도구에 불과하다. 봉건국가는 봉건지배계급의 도구, 노예제 국가는 노예소유주의 도구일 것이다. 일반화하면 국가는 지배계급의 도구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보다 복잡하다. 그람시가 헤게모니 지배를 강조했는데 이것은 일방적, 억압적 지배의 반대 개념으로서 피지배계급도 고려대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피지배계급에 대해서 얼마나 고려할까?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가의 성격에 대해서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른 차원에서, 혁명에 의해 권력이 교체될 경우 국가의 성격이 바뀌는 것인가? 그 혁명이 노동자, 농민, 시민에 의한 것이면 국가는 각각 노동자의 국가, 농민의 국가, 시민의 국가가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자본주의국가인 것인가?

이론상 사회주의는 계급의 소멸을 전제하는데 사회주의국가는 누구의 국가인가? 노동자의 국가라고 대답하면 정답 같은데 당과 관료의 지배력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나? 더구나 그 사회주의에서 개혁이 발생한 러시아, 중국, 베트남, 쿠바, 동구의 국가는 어떻게 되나?

모든 결정은 지배적 결정이다. 모든 배분은 지배적 배분이다. 모든 입법은지배적 입법이다. 그러므로 모든 국가는 지배적 국가이다.

반대 질문. 국가가 피지배계급의 국가를 자임하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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