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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황교안 '레짐 체인지' 싸움, 누가 영웅으로 기록될까?

도성희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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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6일은 대한민국 역사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하나는 국가의 정체성을 수호해야할 현직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수호하다가 산화한 용사 등이 묻힌 국립묘지에서 그들을 추도하는 날에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강조함으로써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6.25 전쟁 1급 전범급을 ‘국군의 뿌리’라고, 국가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사태를 맞아 분열된 보수진영에서  제1야당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7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지 꼭 100일이 된 날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한 진보진영과 서전(序戰)을 끝내고 본격적인 대한민국 체제수호 싸움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해괴한 현상 벌어져

 

보수 진보 양 진영을 대표하는 두 사람은 싸움의 결과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거나, 두 사람 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06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두 정치인 간의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싸움 기간은 비록 짧지만 역대 어느 정권 때 보다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여야 간의 싸움은 국회에서의 싸움이 주를 이루고 최후에는 당 대표가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싸움은 여당에서는 대통령이 앞장서고, 이에 제1야당 대표가 응수를 하면, 제2, 제3, 제4당이 야당이면서도 여당을 응원하는 역사상 참으로 해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싸움은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를 위한 자구책에 대해 총선승리를 통한 정권 탈환의 교두보 마련이라는 성격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의 완성이냐, 그 저지냐의 싸움이라할 수 있다.


‘레짐 체인지’란 우리말로 체제교체, 정권 교체, 지도부 교체로 번역된다. 요약하면, 정치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이념이나 가치, 이에 기초한 지배층의 뿌리를 뽑는 정치변동을 의미한다. 체제의 변동은 전쟁, 내전, 대중봉기 등에  의해 초래되지만 국민의 합의가 존재하는 민주적인 방법에 의한 경우도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레짐 체인지라 말할 때는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 체제의 붕괴, 즉 ‘김정은 제거’로 사용된다. 필자는 여기서 레짐 체인지를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정체성 교체’로 사용하고자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권의 등장으로 나타난 레짐 체인지는 형식적으로는 현행 헌법체제 하에서 이루어졌지만 실적으로는 ‘대중봉기’의 의해 이루어진 레짐 체인지이다. 이것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기에 불안정하고 그 미래를 알 수 없어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 완성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본다.


1980년 대 이후 “친일 청산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은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 태어난 남한만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자학사관’을 바탕으로 진보진영이 1980년 대 이후 교육계와 노동계를 장악해 드디어 자칭 ‘촛불혁명’이라는 ‘민중봉기’ 형식으로 나마 레짐 체인지를 달성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04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체제수호 선전포고

 

여기에 고무되어 현재의 집권 세력은 차기 총선을 넘어 앞으로 20-50년 집권을 호언 장담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주변화(권력중심에서 격리) 시키고,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을 영원히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친일 반동세력 독재자 후예 프레임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어떤 주장과 어떤 정책을 내놓더러도 그 자체를 무효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형태가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적폐청산’ ‘친일청산’을 통한 인적교체, 남북평화체제 구축, 신북방 정책을 통한 친북, 친중러 외교안보정책 전환, 재벌압박과 소득주도 성장 경제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행위에는 반작용과 저항이 있게 마련이다. 집권 세력에 의한 레짐 체인지 완성을 저지하기 위한 저항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과 당 대표 취임이랄 수 있다. 과거 야당 지도자들의 정계입문과는 달리 누구의 추천으로 혹은 누구의 비서로 정계 입문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과 결심으로 정당을 찾아가 정계에 입문한 그는 입당 43일 만에 당대표에 당선됐다.


그는 당대표에 선출되자마자 “문재인 정부의 폭정에 맞서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는 취임 일성을 날리고, 배낭을 메고 전국을 돌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민생 대장정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 이후 구심점을 잃고 의기소침해 있던 보수진영을 한데 묶고 진보진영-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 수호’ 선전포고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그의 결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한데 대해 “지금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가 아닌가” “김정은에게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한 것으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지난 6월8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전 여당에 대해 추경처리를 독려한데 대해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공수처법, 선거법을 패스트 트랙에 태워놓고서 고치지 않은 채 들어오라고 하면, 가서 이 정부의 엉터리 국정의 들러리를 서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 도성희 한국시사주간신문협회 회장. ©브레이크뉴스

이런 분야에서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이루어 대중으로부터 열광적으로 사랑받는 사람을 ‘영웅’이라고 한다. 특히 역사의 흐름에서 그 시대의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거나 그 가치를 대표할 만한 사람을 ‘시대의 영웅’이라고 기억하고 칭송한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난세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레짐 체인지 기반을 확실히 다져 여권세력이 희망하는 20년-50년 장기집권을 한다면 그는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여권의 레짐 체인지 완성을 저지하고 보수우파가 정권을 탈환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그가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누가 영웅이 될 것인가? 싸움은 지금부터다.

 

*필자/도성희
언론인. 한국시사주간신문협회 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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