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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의 힘...여성단체 인사들이 마련한 합동 추모식

박정례 기자 l 기사입력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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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한 범 여성단체 합동추모식     © 박정례 기자

 

[브레이크뉴스 박정례 기자]= 13(오후 5) 여성계에서 이희호 선생에 대한 추모식이 있었다. 여성 지도자 이희호 선생의 선구자적인 궤적을 잊지 못한 때문이라고 한다. 추모식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는데 150석 규모의 영결식장을 여성들만으로 빼곡하게 채운게 인상적이었다. 여성단체 회원들이 선배이자 1세대 여성 지도자인 이희호 선생에 대해 얼마만큼 각별한 존경과 예우를 보내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 중 남성은 김대중 선생과 이희호 선생 사이에서 출생한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과 장례식집행위원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두 사람뿐이었다. 하여 한명숙 전 총리와 신낙균 전 장관, 전 여성부 장관인 지은희 씨를 비롯해 강교자 이사장, 백삼련 회장, 김판임 목사, 박선희 목사, 이요식 한일여성친선협회 회장, 이연숙 한국여성재단 고문, 차경애 이사장, 임금란 목사 등 수많은 여성단체 참석자들만으로 만석을 이뤘다.

 

▲ 여성단체 회원들에게 감사인사하는 DJ 삼남 김홍걸(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한 범 여성단체 합동추모식)     © 박정례 기자

 

이중 특기할 점은 이희호 여사가 54년간 다녔던 창천교회 박선희 목사가 루가 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찾아간 예화를 가지고 설파한 대목이었다. 마리아는 16세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밴, 두렵고도 놀라운 일을 겪게 된 사람이었다. 마리아는 이때 3일이니 걸리는 유대 산골짜기로 사촌언니인 엘리사벳을 찾아 떠난다.

 

엘리사벳이 누구인가? 일평생 아기를 갖지 못하고 늙어버린 석녀였다. 그런데 가임기가 지난 할머니가 아기를 가져 임신 6개월이 됐다는 소문이 들렸다. 당시의 풍습은 처녀가 임신을 하면 몰매를 맞고 죽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리아는 이런 위험에 놓인 사람이었다. 마리아는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꿈만 같았다. 사촌 언니인 엘리사벳에게 일어난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의 머리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신기한 일투성이다.

 

▲ 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한 범 여성단체 합동추모식     © 박정례 기자

 

언니를 찾아가기로 한다. 결심을 굳히고 집을 떠나는 모험을 단행한다. 그런데 놀라운 역사가 펼쳐진다. 사촌 언니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보자마자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주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하며 맨발로 뛰쳐나와 반겼다.이때 엘리사벳의 남편인 즈가리야는 일시적인 벙어리가 돼 있었다. 하느님이 계획한 역사적인 순간에 남자들은 잠자코 입을 다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존재는 뒤로 숨고 하느님의 역사의 중심에 당당하게 선 사람은 마리아와 엘리사벳이라는 선택받은 두 여인이었다.

 

박 목사는 이 대목을 주목하고 강조했다.이희호 선생의 여정이 2천 년 전 마리아와 엘리사벳에게서 일어난 일과 맥락을 같이 한다며 여성이 역사와 민족에게 공헌한 업적을 짚어냈다. 대의를 위한 희생과 헌신의 길에서 생을 온전히 투신하며 달릴 길을 끝까지 달려온한국사회의 선각자가 바로 이희호 선생이라는 것이다. 2천 년 전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온전히 그 소임을 다했던 두 여인처럼 이희호 선생의 삶은 하느님의 뜻을 이뤄낸 우리 시대 제1세대 여성 지도자였고, 그 업적은 굵직하고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점을 힘주어 강조했다.

 

▲ 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한 범 여성단체 합동추모식     © 박정례 기자

 

한편, 최수산나 씨의 반주로 에코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 씨가 헌창한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란 추모의 노래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여성평등.여권신장 또 민주화와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진취적이며 자주적인 삶을 살았던 여성 지도자 이희호 삶과 맞물리며 커다란 울림을 선사해줬다. 선배를 기리는 여성들의 응집력과 힘 또한 느끼게 해줬다.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무지의 문을 열었고

나는 황금빛 팔찌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하였다.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분노가 나에게 힘을 주었고

불타버린 마을들이 적을 향한 증오로 나를 채웠다.

나를 더 이상 약하다 힘없다 말하지 마라

나 온 힘 다해 이 땅의 자유의 길 걸으니

나의 목소리는 여기 그대들과 하나요

나의 주먹도 그대들과 함께 쥐어져 있네."

 

▲ 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한 범 여성단체 합동추모식     © 박정례 기자

 

이어 이연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은 군부독재시대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나마 감시를 덜 받고 이희호 여사와 편히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 YWCA였다는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지은희 전 여성부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가 신설되고 가족법 개정과 일본군 성노예피해자들에게 일시적인 지원금 지급을 이룬 일등 갈급한 여성계의 과제들이 실천 속도를 낸 것은 페미니스트인 이희호 선생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성재단 설립 또한 이희호 선생의 과감한 지지에 힘입어 가능했던 일이라며 “50년대에 벌써 여성문제연구회를 만든 미래지향적인 활동과 YWCA에서 활동했던 저력에 힘입은 바 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주위 사람들까지 보살피면서 여성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 또 평화통일운동을 해온 불굴의 지도자였다는 소회와 함께 존경의 예를 다했다.

고 이희호 선생의 추모예배에 이름을 올린 단체는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재단을 비롯하여 개신교 계통의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구세군대한본영여성사역회, 기독교대한감리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 기독교여민회, 대한성공회전국성직자회, 대한예수교장로회전국여교역자연합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여성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여신도회전국연합회, 한국기독교장로회전국여교역자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15개 여성단체장들이었다. 범 여성계와 기독교 각 여성단체들이 마련하여 합동으로 진행된 추모식이었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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