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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희망(希望)의 묘약을 줬다”

문일석 발행인 l 기사입력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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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은 지난 8월15일, 충남천안 독립기념관서 열렸던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반도의 미래 청사진을 국민에게 알렸다.     ©청와대

 

절망(切望)을 논하는 것보다 희망(希望)을 논하는 게 생산적일 수 있다. 1948년 건국한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에 압축성장을 했다. 대한민국은 1953년 한반도 전쟁이 끝난 이후, 희망적인 세월을 보냈다. 정치-경제적으로 절망이 아닌 희망의 시대를 열어온 것이다.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 몰트만(J. Moltmann, 1926년~)은 지난 1964년 희망의 신학(Theologie der Hoffnung)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몰트만은 이 신학서에서 “희망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 동력과 기초가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희망은 새것을 실현하기 위해 옛것을 버리며, 도래하고 있는 그 나라의 생명에 보다 더 일치하도록 현실을 창조적으로 변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충남천안 독립기념관서 열렸던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반도의 미래 청사진을 국민에게 알렸다. 희망(希望)이 가득한 연설이었다. 일종의 희망의 묘약(妙藥)이었다. 이에 대해 “너무 장밋빛”이라는 반론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신학자 몰트만이 “희망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 동력과 기초가 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아주 귀중한 희망제시였다. 이를 반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IMF는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며 2024년경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천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2050년경 국민소득 7~8만 불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남과 북의 기업들에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린다.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저성장, 저출산·고령화의 해답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광복의 그 날처럼 우리 민족의 마음에 싹틀 희망과 열정이 중요하다. 희망과 열정보다 더 큰 경제성장의 동력은 없을 것”이라면서 “부산에서 시작하여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갈 것이다. 여수와 목포에서 시작하여 군산, 인천을 거쳐 해주와 남포, 신의주로 향한 환황해 경제는 전남 블루이코노미,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신산업과 개성공단과 남포, 신의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단지의 육성으로 중국, 아세안, 인도를 향한 웅대한 경제전략을 완성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되었다. 우리는 100년 동안 성찰했고 성숙해졌다. 이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역량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이 연설은 절망이 아닌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족의 미래 청사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 멸망이 아닌 희망이라는 묘약을 주었다.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한반도 전쟁설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진보정권이었던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신뢰로 쌓아왔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가동을 중단하는 조처를 취했다. 두 정권 내내 한반도 전쟁설이 잠들지 않다. 언제 전쟁이 터질 모르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필자는 전쟁설로 국민에게 겁박(劫迫)을 주는 국가 최고 지도자보다, 미래에의 희망을 안겨주는 국가 최고지도자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불안이 대안이 될 수 없다. 희망이 미래의 대안이어야 한다.

 

가톨릭 차동엽 신부는 지난 2006년 펴낸 ‘무지개 원리’라는 저서에서 희망적인 태도, 희망적인 사고가 얼마나 커다란 큰 성공을 가지고 올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생각하라! 당신의 진짜 희망이 무엇인지를… ”라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꿈과 희망은 다르다. 꿈은 목표고, 희망은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진짜 희망은 꿈이 좌절되었을 때 시작된다. 이걸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는 게 희망이다. 여기서부터 콘텐츠가 채워진다. 다시 도전하려는 사람은 성공하기 위해서 방법을 궁리하고 방향을 결정하고 나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는 나더러 잘못된 사회의 구조를 외면하고 뜬구름 같은 희망만을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나서서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이들을 언제나 지지해 왔다. 다만, 나의 역할은 그 속에서 좀 더 아프거나 힘들거나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각자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는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전쟁 또는 전쟁설보다는 상호 미래 가능성을 논하는 평화로운 남북관계가 더 생산적이라고 본다. 문 대통령이 이 연설에서 제시한 희망,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말고, 그런 희망들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치열한 실천의지가 상실되지 않기를 바란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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