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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내홍(內訌)...왜 한겨레신문은 요동치나?

문일석 발행인 l 기사입력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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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09월0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얼굴을 만지고 있다. 조국 사태는 한겨레신문의 내홍(內訌)으로까지 이어졌다.      ©뉴시스

 

한겨레신문의 내홍(內訌)이 밖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신문 기자들(권영진 고한솔 권지담 김미향 김민제 노지원 박다해 박수지 박윤경 박준용 배지현 서영지 신민정 신지민 오연서 옥기원 이재연 이주빈 이지혜 임재우 장나래 장예지 장필수 전광준 조성욱 조윤영 채윤태 최민영 최예린 현소은 황금비)은 6일, 조국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다.  소위 '조국사태'는 급기야 한겨레신문의 내홍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됐다.

 

기자들은 이 성명에서 “5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강희철의 법조외전’ 칼럼이 ‘국장의 지시’란 이유로 출고 이후 일방적으로 삭제된 것은 현재 <한겨레> 편집국이 곪을대로 곪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에 불과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뒤 <한겨레>는 도대체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가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그의 딸이 의전원에 두 번을 낙제하고도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됐을 때도 <한겨레>는 침묵했다”면서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한겨레>의 칼날은 한없이 무뎌졌다. 인사청문회 검증팀은 문재인 정권 1기 내각 이후 단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취재가 아닌 ‘감싸기’에 급급했다. 장관이 지명되면 티에프를 꾸리고 검증에 나섰던 과거 정부와는 전혀 달랐다. 검증팀을 꾸리지 않는다는 수뇌부의 무책임한 결정 때문에 다른 매체의 의혹 보도에 <한겨레>는 무참하게 끌려 다녔다.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잘못된 의혹 제기에 대한 추가 취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이어 “현 정권이 들어선 뒤 <한겨레>가 그간 보도했던 내용을 복기해보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사건 등 현 정권에 부담이 되는 사건들은 타 언론에 견줘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취재해 보도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이며, 누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적극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하면 안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묻고 “타사 기자들은 손발이 묶인 <한겨레> 기자들을 공공연하게 조롱한다. 내부에서는 <한겨레>가 ‘신적폐’ ‘구태언론’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민주당 기관지'라는 오명을 종종 들었지만, 이 정도로 참담한 일은 없었다”고 피력했다.

 

또한 “국장과 국장단의 무책임한 결정은 ‘무능력’도 함께 남겼다. 제대로 된 검증을 못해본 탓에 검증의 기본 작업인 등기부등본 한 번 떼어본 적 없는 주니어 기자가 허다하다. 10년 뒤, 20년 뒤에 권위적인 정부가 들어선다면 지금의 주니어 기자들이 <한겨레>의 존재감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당신들은 조국을 지키는 게 아니라 ‘해사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후배 기자들이 취재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선배 기자들의 정무적 판단으로 무참히 짓밟았다. 후배들에게 왜 이런 연판장을 돌리지 않느냐고 물었던 선배들은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더 이상 “우리 땐 이런 취재도 했지”라는 말은 하지 말라. 이는 “회사 내 세대 착취”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면서 ”대체 어떤 ‘절독’이 두려운가. 안일한 보도를 비판하는 독자도 적잖다. '정론직필 해야 할 <한겨레>가 어쩌다 관제언론이 되었느냐'는 전화를 받는 일도 있었다. 특정 집단의 독자 의견만 ‘선택적으로’ 대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2030 취재원들은 '우리가 이렇게 분노하는 것 <한겨레>에 나갈 수나 있겠어요? <한겨레>는 정권 비판 제대로 못하지 않나요?'라고 의구심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성명발표에 동참한 기자들은 아래 3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1. ‘조국 후보자 관련 보도’는 <한겨레>의 보도 참사다. 박용현 국장과 국장단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직에서 사퇴하라.

 

2.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검증팀을 꾸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편집국 구성원들 앞에서 상세히 밝혀라.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힌 뒤 후속 질문을 받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조속히 마련하라.

 

3. <한겨레> 기사가 언론 본연의 역할과 괴리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부 에디터들로만 구성된 독단적인 편집회의다. 편집회의 내용을 전면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사 배치와 구성에 대한 현장 기자들의 의견을 직접적·상시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제도를 당장 마련하라.”

 

기자들이 낸 성명을 얼핏 보기엔 기자가 쓴 글이 삭제처리 됐다는 것이며, 그 원인이 문재인 정부와의 고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언론위기의 본질은 언론환경의 급속한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인터넷, 스마트폰 기술의 발달은 종이신문의 시대를 접게 하고 있다. 오늘날 언론위기(危機)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지면매체의 쇠퇴와 방송매체의 쇠퇴가 동시에 수반 됐다.

 

신문산업도 경영을 잘 해야 존재한다. 언론매체의 생존은 매체가 판매나 광고수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신문 외적수입에 의한 생존이 있다. 미국 언론의 경우, 이미 투자회사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5-6개 투자회사들이 수 백개씩의 언론사를 사들여 소유하고 있는 실정. 한국 언론 상황은 건설사들이 언론사를 매집하는 경향이 농후해졌다. 일례로 전남북의 경우, 이미 20여 개 사가 넘는 일간신문들이 건설사가 소유-운영하고 있다. 지금 한국 언론이 겪고 있는 언론위기는 경영자금의 빈곤이나 태부족에서 오는 현상의 하나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언론사들의 줄서기-생존행태가 바뀌었다. 진보노선을 표방해왔던  경향신문-한겨레신문 등 일간신문들이 정부 광고를 수주하는 액수가 다소 늘었고, 보수노선의 조중동은 상당 수준 하향화 됐다.

 

한겨레신문의 내홍 원인은 정부의 언론탄압이 아니라 자체 내의 문제로 보인다. 박정희-전두환 정부가 취했던 언론탄압의 양상은 아예 없다. 문재인 진보정권에 들어온 이후, 큰 편애는 아니지만 한겨레신문의 국가광고 수주액은 다소 상향됐다. 진보노선을 지켜온 큰 혜택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닐 것. 그러나 한겨레신문-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노선상의 동질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이로 인해 신문의 편집과정에서 편애가 있을 수 있다. 편애란 소위 정부를 크게 비판하는 것을 자제할 수 있다는 말이다. 편집의 묘미에 해당 된다. 하지만, 한겨레신문에 내홍이 있다고해서 정부가 개입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한겨레신문 자체 내의 사내(社內)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엄청난 언론위기의 시대이다. 경영위기는 모든 언론의 목에 씌워진 고난의 칼이며, 모든 언론사가 지니고 있는 공통된 고통이다. 다만 한겨레신문 내에서 경영 상의 문제가 먼저 터졌을 뿐이다. 한겨레신문 내홍은 향후 어떻게 봉합되는지 두고 볼 일이나 결국은 경영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신문사에서 기자나 편집자는 모두 공동 운명체. 그런데 편집자들이 왜 정부의 눈치를 보겠는가?  일부  성명내기에 동참한 기자들은 “<한겨레>의 칼날은 한없이 무뎌졌다”고 자탄했는데 왜 그렇게 됐을까? 경영에 보탬이 되려는 신문사 상층부(국장과 국장단)의 스스로의 검열이 그런 내부 투쟁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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