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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여, 어서 오거라!

황흥룡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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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흥룡     ©브레이크뉴스

그 옛날, 잔혹한 군사정권에 맞서 뼈가 부러지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저항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비아냥 대던 사람들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흘러 그때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 덕분에 더 이상 권력에 저항해도 뼈가 부러지거나 피를 흘리거나 야산에 시체로 버려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단 한 가지 안 바뀐 것이 있다면, 그 옛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을 향해 빨갱이라 부르던 사람들이 지금도 똑같은 언행을 반복한다는 것, 그것만은 여전하다. 그들은 대통령을 향해서 빨갱이라 불러도 손톱은 커녕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 한점도 안 털어내는 좋은 세상이 온 것이 누구 덕분인지 정녕 기억을 못하는가.

 

오늘,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갖 의심과 조롱과 난관을 이겨가며 한 발자욱 한 발자욱 평화의 다리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음해하며 가만놔둬서는 안 된다고 선동하는 자들이 있다.

 

먼 훗날, 오늘 평화를 위해서 묵묵히 일한 사람들 덕분에  기차를 타고 개성과 평양과 신의주를 지나 중국 대륙과 러시아와, 심지어 유럽까지 가는 세상이 올 것이다. 언젠가는 등산화를 챙겨 신고 백두산에서 묘향산을 거쳐 금강산을 지나 설악과 주왕산을 넘어 지리산까지 종주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그때가 오면, 지금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더러 '빨갱이'라고 눈흘기던 사람들도, 필경 그 기차를 탈 것이고, 그 산들에 올라서서 세상이 정말 달라졌구나 느끼며 인생을 즐길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오면, 지금 빨갱이 타령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망각할 것이고, 그런 좋은 세상이 거저 공짜로 온 줄 알 것이다.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들이 30년 후에 어떻게 행동할지가 보인다. 그래서 세상은 인생무상이라 했는가 보다. 그래, 그래, 빨갱이라 부르던 자들도, 빨갱이라 불리던 자들도, 다 과를 망각하고 기차도 타고, 산에 오르기도 할지니, 오오 평화여, 어서어서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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