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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이재운 소설가 l 기사입력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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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시인 서정주-구상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글을 배웠다. 그냥 교실에서 강의만 듣고 만 게 아니라 조교 3년 하면서 세 분을 직접 모셨다. 마침 문예창작과가 안성으로 이전하면서 나이가 가장 많으신 김동리 선생은 학교를 그만두어 오래 모시지 못하고, 3살 적은 서정주 선생과 구상 선생은 내가 전담하여 모시고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를 2년 정도 했다.

 

▲ 이재운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그러는 중에 도제 학습처럼 배운 것이 있는데, 김동리 선생은 "글로 거짓말하지 말라", 서정주 선생은 "(한문) 공부가 깊어야 글도 깊어진다", 구상 선생은 "글에 사랑을 담아라" 같은 말씀을 자주 강조했다.

 

요즘 작가라는 몇몇이, 기자 출신 총리 등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풍문으로 들은 헛소문에 의지해 힘주어 침 튀기는 걸 보고 웃는다. 나는 역사인물을 많이 다루면서 이 분 성격이 지금 내가 묘사하는 이대로일까 의심스러워 성격분석프로그램 바이오코드를 만들고, 더 정확한 뜻을 표현하기 위해 나 스스로 우리말 사전 10권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순수하다고 말할 때 그 뜻이 뭔지 모르면, 내가 어설프게 쓰고 듣는 이도 덩달아 어설프게 들으니 의사소통이 바르지 않게 된다. 누이지 않은 비단 실이 순이고, 껍질을 깎아낸 쌀을 수라고 한다. 그러면 순수가 뭔지 더 또렷이 다가온다. 이런 식의 사전을 15년 걸려 10권을 만든 것이다.

 

내가 팩트냐, 사실관계 확인했느냐, 이런 질문을 자주 하다 보니 피곤하다는 사람이 있는데, 직업이 작가인 이상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군인이 총 메고 다녀야 하듯이 나는 사실의 확대경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조국 사태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한다. 이쪽도 거짓말에 의지하고, 저쪽도 거짓말에 의지한다.

 

하늘은 때때로 진실한 이를 시험할 것이다. 천둥을 쳐서 놀라게 하여 진실을 배반시키고, 번개를 때려 거짓의 뒤로 숨도록 할 것이다. 눈발이 쏟아지는 광야에 버려진다 한들, 오직 진실하기만 하다면 누가 어떤 시험을 걸어도 하늘이 알아서 지켜줄 것이다.

 

이 세상,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대를 지켜보고, 우리를 지켜보는 기운이 있다. 우주를 만들고 사람을 지어낸 바로 그 기운이다. 진실의 힘,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이다. 의심하지 말라.

 

▲ 티벳     ©이재운 소설가

 

지금 그대가 거품 뿜어가며 우기고 있는 그 말, 티벳 고원에서 수행 중인 저 비구를 설득할 수 있는가? 아니면 중요한 거 아니니 그대 자신에게 좀 더 진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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