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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위하여(180) - 세계를 매료시킨 ‘잠비나이 밴드’

이일영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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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K-뮤직 페스티벌 잠비나이 밴드 공연 모습 (사진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이일영 칼럼니스트

 

 

국내에서는 갈등과 반목이 난무한 정치 상황이 지속하고 있지만, 먼 나라 영국 런던에서는 우리의 정신이 담긴 문화와 예술 공연이 현지인의 가슴에 자랑스럽게 저며 들고 있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우리나라 음악 축제 K-뮤직페스티벌이 지난 10월 3일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에서 개막되었다. 개막 공연은 국경이 없는 격조 높은 음악 세계를 펼쳐가는 포스트록 밴드‘잠비나이’공연이 전석 매진이라는 뜨거운 인기 속에 축제의 문을 열었다. 이어 10월 6일에는 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로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이 킹스플레이스 공연장에서 현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개막 공연을 펼친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는 최재혁(드럼), 이일우(기타, 피리, 태평소), 유병구(베이스), 심은용(거문고), 김보미(해금) 멤버와 국립극장 단원으로 활동하는 양금 연주자 최휘선이 합류하여 서정과 몽환이 어우러진 격조 높은 음악을 선보여 관객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와 같은 잠비나이 밴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한 이일우, 심은용, 김보미를 중심으로 2009년 결성된 이후 베이스 유병구와 드럼 최재혁이 합류한 5인조 포스트 록 밴드이다.    


여름에 잠시 내리는 비를 품은 이름을 가진 잠비나이 밴드는 록 음악의 구조적인 보편성을 승화시킨 포스트 록을 추구하면서 우리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어우름을 더욱더 깊은 사유의 공간성으로 넓힌 대표적인 밴드이다. 이는 보컬 중심보다는 각 연주자의 감성적 여백을 중시하는 포스트 록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적인 요소에서 국악기와 양악기의 단순한 선율적 융합이 아닌 각 아티스트가 펼쳐내는 연주의 깊은 울림이 세계인의 가슴에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잠비나이 밴드는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았으며 2017년 영국의 대표적인 록 페스티벌 악탄젠트(ArcTanGent)에서 베스트 6 밴드에 선정되었다. 이어 2016년 KBS 국악대상에서 올해의 단체부문상을 수상하였다. ‘이들은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그리고‘오늘의 탐정’과 같은 주요한 드라마 OST 음악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에서 연주한‘소멸의 시간’으로 국내, 외에 격조 높은 음악성을 널리 각인시켰다.

 

▲ 제6회 K-뮤직 페스티벌 잠비나이 밴드 공연 후 관객 기립 박수 (사진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와 같은 잠비나이 밴드는 지난 2015년 제2회 K-뮤직 페스티벌에 처음 참가하였다. 당시 쇼디치 리치믹스홀에서의 공연은 현지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권위 있는 음악 매체와 평론가의 극찬을 받았다. 이와 같은 뜨거운 반응으로 2016년 제3회 페스티벌에 연속 참가하여 오슬로 해크니(Oslo Hackney) 공연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연이어 펼쳤다. 당시 이와 같은 잠비나이 밴드의 음악성을 유심히 지켜본 세계 최고의 인디 레이블사인 영국의 ‘벨라유니언’(Bella Union)과 음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아시아 아티스트로는 최초의 사례였다.

 

이에 2016년 정규 2집 앨범으로 현대 문명의 그릇된 정신성을 헤아린 숨어사는 삶을 뜻하는  ‘어 에르미타시(A Hermitage, 은서-隱棲)를 ‘벨라유니언’에서 제작하였다. 세계적인 음반 유통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피아스(PIAS)를 통하여 음반을 배포하는 레이블사 ‘벨라유니언’은 당시 잠비나이의 정규 2집 앨범을 전 세계에 동시발매 하였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2015년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 페스티벌(Primavera Sound Festival)에서 잠비나이의 공연을 처음 접한 ‘벨라유니언’의 공동 설립자 사이먼 레이먼드(Simon Raymonde)가 잠비나이의 연이은 런던 공연에서 음악성을 확인한 이후 추진되었다. 이후  사이먼 레이먼드는 지난해 2018년 잠비나이 정규 3집 앨범 ‘온다(ONDA)를 프로듀싱하였다.

 

이와 같은 사이먼 레이먼드는 스코틀랜드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의 베이스 기타리스트와 키보드 주자 출신으로 세계적인 프로듀서이며 음반 제작자이다. 또한, 사이먼 레이먼드는 영국 BBC 음악감독으로 활동하였던 뮤지션 출신의 작곡가 아이버 레이먼드(Ivor Raymonde. 1926~1990)의 아들이다. 이와 같은 아이버 레이먼드는 비틀스와 함께 세계  대중 음악 시대를 구가하였던 미국에서 결성하여 영국에서 활동한 팝 트리오‘워커 브라더스’(Walker Brothers)의 대표곡인‘태양은 더 이상 빛나지 않을거야’(The Sun Ain't Gonna Shine)를 프로듀싱 하였던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 팝그룹 워커 브라더스는 올해 3월 세상을 떠난 스콧 워커(Scott Walker, 1943~2019)가 게리 워커(Gary Walker. 1942~), 존 워커(John Walker. 1943~2011)와 함께 활동한 그룹이다. 특히 스콧 워커는 글램록의 선구적인 바탕을 일구어 미국에 전한 실험 음악의 대표적 가수인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1947~2016)의 절대적인 우상이었다.

 

또한, 스콧 워커는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의 선구적인 앰비언트(Ambient) 음악과 작곡가의 의식적인 집합을 중심으로 하는 생성 음악(generative music)의 선구자인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1948~)이거나 펄프(Pulp)밴드의 창립자인 영화학을 전공한 자비스 코커(Jarvis Branson Cocker)와 영국의 4인조 록밴드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의 바리톤 보컬로 세계를 흔든 알렉스 터너(Alex Turner)에 이르는 수많은 뮤지션의 등불이었다.

 

이와 같은 깊은 바탕을 가진 세계적인 음반사 ‘벨라유니언’의 대표이며 프로듀서인 사이먼 레이먼드가 주목하는 잠비나이 밴드의 세계적인 관심과 평가는 밴드의 활발한 활동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잠비나이는 2016년 미국의 국영 라디오 NPR에서'올해 최고 음악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정규 2집 앨범은 미국의 대중문화 주간지 롤링스톤의 '당신이 못 들어봤을 15개 대단한 앨범'에 선정되었다. 이어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 축제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Festival)에 공식 초대되었다.

 

이와 같은 세계 속에 우리 음악의 승화된 예술성을 펴는 잠비나이는 이번 K-뮤직 페스티벌 공연에서 사이먼 레이먼드가 프로듀싱한 정규 3집 앨범 ‘온다(ONDA)에 수록된 9곡을 공연하였다. 시간에 대한 진폭의 파형에 담긴 사유성을 담아낸 곡 스퀘어 웨이브(Square Wave)에서는 역사적인 과학과 인간의 삶이 음악으로 탄생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 전통악기의 유일한 화음 악기인 생황과 깡깡이 악기 해금이 어우러진 곡 톱니(Sawtooth)에서는 기계적인 의성의 리얼리티에서부터 맞물려 돌아가는 사유적인 감성이 빛나는 음악이었다. 이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가 시공의 무한으로 탈출할 수 없는 구역의 경계를 의미한 음악‘사상(絲狀)의 지평선’은 국악기와 양악기가 역동과 절제의 줄을 치열하게 당기면서 음악의 시작과 끝을 매만졌다,

 

이와 같은 잠비나이의 공연 곡 중에는 일제 강점기의 치욕적인 시대 상황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전투를 위하여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전투병의 의식을 담은 음악 ‘검은빛은 붉은빛으로’(Sun. Tears. Red.)가 런던에 울려 퍼졌다.

 

잠비나이 공연이 끝난 이후 모든 관람객은 기립하여 박수를 보냈으며 힘찬 앙코르 요청이 터져 나왔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어 영국의 주요한 일간지 가디언의 로빈 덴슬로우 기고 기자는 ‘한국의 전통악기와 양악기가 조화의 감성을 전하는 잠비나이의 음악은 실로 인상적이다’라고 평하였다.


잠비나이 밴드는 k뮤직 페스티벌 공연 이후 10월 16일까지 영국의 주요한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한 이후 네덜란드 공연을 마치고 귀국한다. 귀국 이후 잠비나이 밴드는 오는 20일 오후 6시 복합 문화공간 KT&G 상상마당의 공연 지원사업‘2019 써라운드 스테이지’무대에서 싱어송라이터‘신해경’과 ‘이바다’와 함께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공연한다.

 

정작 국내 보다는 세계인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자랑스러운 잠비나이 밴드의 깊은 음악성을 우리 스스로 품어주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 제6회 K-뮤직 페스티벌 잠비나이 밴드 공연 후 관객과 (사진제공: 주영한국문화원)     ©이일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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