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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목사 중 귀한 목사

이승철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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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     ©브레이크뉴스

 

“목사는 판사 아니라 ‘느끼게 하는 직업’입니다. 고구마로 대답하렵니다.” 천 목사 즉답을 보류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장로와 의논 고구마를 많이 심게 하였다.

 

추수철 ‘포대 값만 내고 캐가라’는 홍보를 하며 전주시내 중형교회 집사모임에 연락 날이 잡혔고, 김 장로는 우선 고구마를 한 솥 삶아 기다리던 손님에게 실컷 자시도록 내놓았다.

 

맛에 반한 손님들은 흥이 났고, 안내하는 밭에 가니 ‘환영한다.’는 펼침 막이 내걸렸다. 준비된 호미로 작업을 하니 금방 이마에 땀이 흐르며 어깨가 뻐근하다.

 

부회장은 “야! 캐기도 이리 힘 드는데 밭 갈아 심고 가꿔 이제까지 애쓴 분에게 어찌 포대 값만 주고 갈 수 있으랴?” 깊은  생각을 회장에게 드리니 “나도 마찬가지… 시장 값 80%는 주고 가자”고 화답하며 “이제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좋아한다. 교인들 모두 이심전심 공감. 짐을 싣고 나서 회장은 천 목사에게 ‘포대 값’이라 쓴 봉투를 건네주며 “내년에 또 연락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 장로 넘겨받은 돈 봉투를 목사 앞에서 펼쳐보니 사장가 120%는 된다. 캐는 품삯 들이지 않고 큰돈을 쥔 김 장로 내외 입이 쩍 벌어졌다. 이게 사랑임을 깨닫고 무척 즐거워 십일조가 아니라 20%를 뚝 끊어 헌금했다. 담임 목사 역시 기분 좋으며, 교인은 이런 일을 통하여 목사를 떠받들며, 목사는 교인에게 도움 되는 일이라면 지혜를 꼭꼭 짜낸다.


말이나 행동에 실수 없이 진지하므로 목사에 대한 신뢰가 하늘을 찌른다. 언짢은 일로 목사 만나 한참 얘기하면 속이 후련해진다. 자다가도 고마워 어디든지 따라가고 싶어진다. 장로-집사-권사-신도-청년-아동들까지도 목사 내외를 대하면 즐겁고 기쁘기만 하다. 그렇다고 뒤에서 입 삐죽거리는 사람 하나 없다. 진짜로 양(羊)과 목자(牧者) 사이 가족 같은 분위기이다. 천세전 목사를 욕심내는 도시 교회가 많다.

 

이런 정보를 들은 당회원들 김 장로 댁에 모였다. 거두절미 ‘목사를 위해 놓아주자.’는 결론을 얻었다. 목요일 오후 가까운 암자(庵子)를 거처 경승지 바위 난간 정자에 앉자 뒷산, 앞내, 들판, 맑은 공기 볼수록 아름다운 절경에 취했다. 덕담 재담이 오가다가 김 장로는 정색하며 들은 정보를 확인하고 “목사 님! 풍광 좋은 자리에서 나누는 얘기이니 그 진심을 말하리다. 목사 님! 모시려는 그 교회로 가십시기 바랍니다.” “여기 남자들은 이 고장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망설임 없이 마음 놓고 편하게 가시기 바랍니다.” “놓아드려야 도리이지요?” 소박한 이 말에 이어 윤 장로가 “지금 당장 대답을 구하는 건 아니니 자! 일어섭시다.”

 

올라올 때 마음과는 좀 다르나 그렇다고 상심한 상태도 아니다. 목사는 박달재 조합장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찾아가는데 기러기 떼가 줄을 지어 하늘 높이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이는 무얼 의미할까? 결론을 내기로 작정했다. 


*필자 : 이 승 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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