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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회 이름으로는 절대로 정치를 할 수 없다?

김덕권 시인 l 기사입력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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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지난 10월 3일 개천절 날,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일부 기독교 단체가 개최한 집회에서 한 단체가 북한 ‘적기가’를 개사한 노래를 불러대며 폭력시위를 펼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적기가’를 개사한 노래를 계속해서 크게 틀면서 청와대로 진격하려는 폭력시위 탈북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전광훈 목사를 보고 심한 전율(戰慄)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이 적기가라는 것이 북한에서 널리 불리고 있는 혁명가요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가운데 이날 열린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청와대로 진격하여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해 일부 시민단체가 그를 내란선동죄로 고발까지 했다고 합니다. 정교분리(政敎分離) 사회에서 교회단체장이 저렇게 현행법을 위반하는 막말을 퍼 붓고도 무사한 것을 보면 참으로 우리나라는 자유대한민국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다 46명이 연행되었는가 하면 취재차량 파손과 함께 여기자를 성희롱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 절차'를 강조하는 윤석열 검찰이 이날 집회를 주도한 자유한국당은 물론 참가를 독려한 극우단체와 한기총 등, 기독교단체 또 불법을 서슴치 않은 참가자들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지 여간 궁금한 게 아닙니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나올지도 모릅니다. 원래 정치와 종교란 세상을 운전하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종교와 정치는 한 가정의 자모(慈母)와 엄부(嚴父)와 같습니다. 이렇게 종교는 도덕에 근원하여 사람의 마음을 가르쳐 죄를 짓기 전에 미리 방지하고 복을 짓게 하는 법이지요.

 

그러나 정치는 법률에 근원하여 일의 결과를 보아서 상과 벌을 베푸는 법이 원칙입니다. 왜냐하면 정치와 종교가 각자의 기능을 가지고 균형을 가질 때 세상이 올바르게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일 정치와 종교가 하나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결과가 되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레의 두 바퀴가 한 쪽이 망가져, 비유하자면 양부모 가정이 편모(偏母) 또는 편부(偏父) 슬하가 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종교와 정치는 업무분장이 다릅니다. 견제와 균형을 통해서 각자의 소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프랑스의 ‘루이 9세(1214~1270)’입니다. 그는 두 차례나 십자군에 직접 참전하여 이슬람 세력과 싸우다가 끝내 아프리카에서 죽었고, 교황청은 이를 기려 성인(聖人)으로 시성(諡聖)하였습니다.

 

국왕이자 성인인 루이 9세는 ‘성왕(聖王·생루이 Saint Louis)’으로 불립니다. 그럼 성스러운 왕이 통치하는 나라는 어떠했을까요? 국왕 자신은 성스러운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종교 갈등과 전쟁, 인종 갈등으로 얼룩진 그의 치세는 선정(善政)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중국에도 있습니다. 바로 달마(達磨)와의 대화로 유명한 양무제(梁武帝 : 464~549)이지요. 양무제가 달마대사를 궁으로 초빙하여 자기의 많은 불사(佛事)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의 공덕을 물었을 때 달마는 ‘소무공덕(少無功德)’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실제로 공덕 없는 정도가 아니고 종교 해악(害惡)수준이었습니다.

 

무제는 불교에 차츰 빠져들어 황제 자신이 지은 ‘동태사’에 출가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절에 막대한 재물을 보시(布施)합니다. 그 결과 양나라의 재정은 궁핍해졌습니다. 그리고 나라가 망하게 되었지요.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지은 사마광은 양무제를 이렇게 평했습니다. 「양 무제가 마지막 자리를 보전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불심천사로 군주로서의 도가 이미 지극하니 군신의 간언은 어떤 것도 필요 없다고 자만하였다. 이 자만이 양나라를 망하게 하고 후세의 놀림거리만 되고 말았도다.」

 

종교와 정치가 결합 되면 이런 꼴이 되고 맙니다. 기독교계의 원로인 손봉호 교수는 정광훈 목사가 꿈꾸는 기독정당에 대해 “종교집단이 아니고 정치집단이다.” “기독교회 이름으로는 절대로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 되어야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진리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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