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멋지게 정치했던 정두언, 다시금 그의 정치를 보고 싶다"

박수길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20-01-10

본문듣기

가 -가 +

 

▲ 고 정두언 전 의원.  ©브레이크뉴스

 

세상의 모든 것은 정치로 시작해서 정치로 마무리 된다. 눈만 뜨면 쏟아지는 정치 소식들은 언제나 어두운 것뿐이었다. 좋은 소식 싱그러운 소식보다는 상대를 향해 서슴없이 내질러 되는 고성과 치고 박는 난장판의 모습이 한국 정치의 현재 상황이다.

 

보석같은 정치인은 없는걸까. 짜증나는 모습보다 함박꽃 같은 미소로 우리 곁에 다가와 아픔을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성자 같이 정치하는 사람은 없을까.

 

서울의 광화문과 청와대 앞 거리는 미세먼지보다 더 흉측한 거리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변질되고 있다. 대한문 앞은 서울시가 많은 비용을 들여 수문장 교대식을 하며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공연해 성공을 거둔 곳이다. 이러한 곳이 박근혜 탄핵 사건 이후에는 틈만 나면 데모하는 장소가 돼 버렸다.

 

정치의 목적은 정치인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이 먼저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정치인들의 모습은 민족과 국가를 위한다는 소리는 공염불이 돼버렸고 자신의 사익과 소속 정당의 이익을 위해 몸을 던지는 불나방 같은 모습 뿐이다.

 

언론과 논객들의 질타에도 너는 떠들어라 나는 간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대한민국의 정치꾼들은 당선만 되면 온갖 혜택과 특혜를 다 누리며 국민들을 깔아뭉갠다. 호의호식하는 정치꾼 안보려고 신문도 안 보고 뉴스도 안 보며 국민연금까지 해지하고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을 정치꾼들은 알고 있는가.

 

요즘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인으로서 간직해야 할 정직성과 신뢰성 사익을 위해 날뛰는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 5공 청문회장에서 어찌보면 지나친 점도 있었지만 재벌 회장에게 굽실거리는 정치꾼의 모습이 아닌 정주영 회장에게 따져묻는 소신 있는 모습과 전두환 일파에게 따끔할 정도로 몰아치는  모습은 한마디로 정의의 사도였다.

 

국민들은 그러한 젊은 노무현에게 기대가 컸고, 한국 정치의 지도자로서 그와 함께하고 싶어했다. 살아 생전 그의 정치 행적은 진심이 앞섰고, 양심은 숨을 쉬고 있었다. 특히 당시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벗어난 참신성과 진실이 있었다.

 

정치인 노무현은 대통령까지 당선됐지만 대통령으로서의 길은 순탄하지 못했고 비극으로 그의 삶은 끝을 맺었다. 하지만 미완으로 끝이 난 그의 정치인생의 모습은 아직도 국민들 마음 속에 한켠에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한국 어디를 가도 교회와 성당, 절 등이 무수히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종교시설들은 사람들을 의인으로 만들고자 부단하게 전도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대부분 종교를 갖고 있다. 신자들의 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표를 찾아서 그곳에 가는 것인가. 아니면 진리의 말씀과 설법을 찾아서 그곳에 가는가. 판단은 본인 스스로 할 것이다.

 

청와대 근처에는 눈이 어두운 맹아들을 교육하는 학교가 있다. 미세한 소리와 손가락 움직임으로 책을 보고 공부를 하는 곳인데, 어느 교회 목사가 청와대 앞 학교 근처를 점령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악담과 연설로 수업을 방해하며 사회를 슬프게 하는 데모를 하고 있다. 집회 참석자 중 크리스찬들, 목사의 소리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그들의 무리 속에는 의인이 있을까. 아니면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의 대한민국은 정치가 실종됐고 참된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으니 불쌍한 것은 국민들 뿐인 것 같다.

 

정치인에게는 정치적 멘토가 필요하다. 어느 날 갑자기 정치인이 된 사람이 우왕좌왕하며 뛰어다니면 되려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정치 불신을 심어주는 암적인 존재가 된다.

 

각 정당들은 젊은피 수혈이라는 명목 하에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문외한들에게 참신하다는 이름표를 붙여 정치판에 끌어들인다. 사실상 국민들의 표를 구걸하기 위해 끌어들인다고 볼 수도 있다.

 

젊은 피 좋다. 참신한 것도 좋다. 때 묻지 않은 깨끗함 좋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국민을 대표해 국가 경영에 참여하기에는 경륜과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 결국 그런 사람들이 당에 들어가 위에서 시키는대로 끌려다니며 소신 없는 짓을 하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

 

정치 수업 한번 시켜보지도 않고 젊은이에게 비례대표 앞자리를 주는 웃기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 정치집단이나, 생각도 없고 검증도 안된 젊은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도 결국은 국가를 거덜내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역사를 보면 정치 지도자들은 후계자를 키워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이기붕이라는 비서출신을 후계자로 삼으려다 4.19라는 거대한 민중의 저항을 받아 하와이로 도망가는 비극을 맞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갑작스런 서거로 후계자를 키울 시간이 없었다. 김종필 전 총리를 후계자로 삼고 조금만 더 일찍 물러났다면 비명에 가는 슬픔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욕심에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박정희가 후계자를 제대로 양성하고 순리대로 물러났다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같은 돌연변이적 인물들의 등장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지도자로서 가장 많은 정치인들을 배출해냈다. 정치 성향을 떠나 김영삼의 정치를 배운 사람은 상당히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노무현은 대통령 당선된 후 상도동으로 찾아가 과거 그에게 받은 시계를 내보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두분의 정치적 멘토를 가지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을 시켜줬다면 정치 기술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배웠다. 이 두 분의 스승에게 배운 정치와 훌륭한 정치인으로서의 덕목은 노사모라는 팬층을 탄생시켰고, 노사모는 지지기반이 별 볼일 없었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대선 때 ‘권양숙 여사는 빨갱이의 딸’이라는 공격을 당한 노무현의 대답은 “그러면 내 아내를 버리라는 겁니까” 였다. 가족을 먼저 지키겠다는 그의 한마디에 국민은 감동을 했고 판세를 역전시키려는 상대 후보측을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김대중으로부터 배운 정치기술과 순발력은 대통령이 되는데 큰 힘이 됐다. 이회창이 대선에서 연거푸 두 번의 실패를 한 원인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정치적 스승이 없었다는 게 하나의 큰 이유일 것이다. 화려한 공무원 이력을 가진 이회창에게 감히 어느 누구도 정치 기술을 가르치려하지 않았다. 즉 자신을 혹독히 단련시켜 줄 스승이 없었다.

 

요즘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를 보면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지금 황 대표를 보면 이회창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한 공직생활과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사람이 보여줘야 할 모습은 없고 하지말아야 할 행태만 보이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정치 후계자를 만들었다.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곡절이 많았지만 노무현이 걷던 정치의 길을 잘보고 그에게 배운 정치의 기술로 현재 무리없이 잘 헤쳐나오고 있다. 후계자를 잘 양성한 노무현의 정치술이 문재인으로, 또 문재인 대통령이 후계자를 양성한다면 다음 대선은 야당이 넘기 힘든 산이 될 것이다.

 

▲ 김수철 자유한국당 서대문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고 정두언 전 의원의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김수철 예비후보측 제공>    © 브레이크뉴스


또 국민들 가슴 속에 크게 각인된 정치인들도 있는데, 노회찬과 정두언이다.

 

노회찬은 대통령의 꿈은 아예 없었던 사람이다. 정두언은 정치시작부터 대통령의 꿈을 꾼 사람이다. 유명한 역술인들은 정두언에게 대권 꿈을 가져보라 권했고 정두언 스스로도 그러한 소리를 듣기 싫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두언은 국회의원이 되면서부터 자신의 정치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훌륭한 후계자를 갖길 원했다. 정두언의 꿈과 야망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마음속으로 간직했던 후계자에게 정두언이 항상 가슴으로 질타했던 친구가 있었다. “야! 김수철, 책을 읽으려면 제대로 읽어” 정두언은 얄팍한 재주를 가지고 이것저것 아는 체 하는 김수철을 향해 따끔하게 쏘아붙였다. 정두언은 자식에게나 할 수 있는 질타를 김수철에게 서슴없이 질러댔다. 대충대충 하지 말고 분명하게 정확하게 틀림없이 해야 한다는 단호한 스승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김수철은 이런 정두언에게 인생을 바쳐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두언도 후계자로서 김수철을 곁에 두고 챙겼다. 정두언은 37세인 김수철을 자신의 지역구에 시의원 공천을 주고 당선시켜 자신의 지근거리에서 정치를 배우게끔 했다. 100여일이 지나면 국회의원 선거다. 한국당 서대문을 지역구 예비후보인 김수철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김영호 의원을 상대해야 한다. 물론 한국당 내 경선도 거쳐야 하고, 여러 가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브레이크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