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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따라다니지 말고 종질하지 말고 줏대 있게 살아야

이재운 소설가 l 기사입력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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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운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1993년인가 중국에 사는 처가쪽 먼 친척을 초청한 적이 있는데, 며칠 뒤에 물론 일자리 찾아 도망갔지만 배운 게 하나 있다. 이 사람이 말하기를 자기들도 중국에서 공무원 했는데, 10시 출근해서 11시에 점심 먹으러 집에 간단다. 그러다가 2시쯤 회사에 들러 뭘 좀 하는 척하다가 5시에 퇴근한단다. 그럼 안 혼나느냐 하니 위아래가 다 그러니 아무도 뭐라는 사람이 없단다. 중국인들도 그런 사정을 다 알아 10시 전과 5시 이후에는 관공서나 병원, 약국 등 국영상점 등에는 안 간단다.

 

1992년쯤 만주 전역을 자동차로 여행했는데 베이징에 들러 큰 백화점에 들렀다. 당시에는 모든 게 국영이니 이 백화점도 국영이었던 모양이다. 마침 내가 찾는 물건이 높은 선반에 있었다. 그걸 보고 싶다고 했더니 매장 직원은 껌을 짝짝 씹어가며 이리저리 알아보더니 어디서 사다리를 질질 끌고 와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그 물건을 내려다 내 앞에 던져 놓고는 또 딴데 쳐다보며 껌을 씹었다. 사든지 말든지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민간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개인 돈벌이를 장려하자 공무원들이 우르르 나와 뛰기 시작하는데, 몇 년 뒤 베이징에 가보니 사람들 발걸음이 빨라지고, 말이 많아지고, 이거 사라 저거 사라 귀찮게 달려들 정도였다. 그때 공무원하던 중국동포들이 떼로 입국하여 전철역마다 늘어앉아 품질 나쁜 중국산 한약을 팔았다. 두 달만 일하면 2년치 월급이 뚝딱 벌리니 안 그럴 수 없다.

 

우리 공무원들, 내가 보기에도 중국 공산당과 비슷한 공무원이 다 돼간다(?). 가만히 지켜보니 일하면 욕먹거나 징계 받고, 안하면 잔소리 듣고 만다. 민선 자치단체장이 나오면서 이 사람이 이러라면 이러고, 저 사람이 저러라면 저러고 만다. 골치 아픈 일에는 사인을 안 하고 버틴다. 그래놓고 수첩에다 시장 지시, 국장 지시, 구청장 지시라고 꼭 써놓는다. 임기 끝나면 검찰 수사 받고 재판받으러 다니는 게 낙선 시장들의 업이다.

 

용인시의 경우 1조 2천억짜리 장난감 경전철 놓아 시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었는데 반대한 공무원이 한 사람 없다. 시의원들도 뭘 얻어먹었는지 역시 먼 산만 바라본다. 3200억원짜리 아이들 놀이터(말은 운동장인데 규격이 안 맞아 못쓴다) 짓는데 공무원 한 사람 반대하지 않는다. 시의원 한둘이 악쓰며 지적하지만(유진선 의원 얘긴데, 그러니 힘없는 시의원하지 말고 시장해) 머릿수에 밀려 어쩌지 못한다.

 

역북지구 개발하는데 주변 땅값보다 훨씬 비싸게 매입하여 개발이 지지부진하여 큰 고생을 했는데, 땅값 올리는 데는 시의원이며 공무원들이 다 입을 맞추더니 개발단가 올라가 민원이 폭증하자 아무도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2차선 도로 옆에 국내최대의 물류센터를 허가해놓고, 다들 남 탓만 한다. 22만평방미터 허가 해준 이가 4만평방미터 허가해준 전 시장 책임이라고 거짓말 하고, 시민들 눈을 가린다. 이러도록 공무원들은 아무도 말 안한다. 물론 모든 사안에서 저희끼리 말로는 했겠지. 뒷구멍에서 저희들끼리는 했겠지. 이러다 시장 다친다, 큰일 난다, 그러니 우린 몸조심하자.

 

문재인 정부는 전 국민 공무원 만들기에 바쁘다. 자기 임기 내에 20만 명 더 늘리겠다고 공약하여 지금 서로 공무원한다고, 국영기업 정규직 한다고 난리다. 곧 공산당 국가의 공무원처럼 된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10시 출근해 11시에 밥 먹으러 나가는 이들이 자꾸 늘어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망하든지 공산당이 집권하든지 할 수도 있다.

 

난 한 가지 중대한 원칙을 갖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나쁜 이이라는 절대 원칙이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나는 그 사람의 뇌를 계산하고 해석하여 평가한다. 그 사람 머릿속에서 무슨 계산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게 가능하냐고? 물론 뇌 과학자들은 남의 뇌를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하지만 난 봐. 그게 바이오코드다.


한 가지 더. 나 젊을 때는 공무원이나 교사된다고 하면 솔직히 말해 측은하게 바라보았었다. 할 일이 없어 그런 일 하느냐고. 그런데 지금은 그때 공무원 되고 교사된 친구들이 연금 3백만원쯤 받으면서 해외여행에 골프 치며 잘 논다. 마찬가지로 지금 교사 공무원 되는 사람들, 내일 일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1995년 무렵인가, 서울대 가고도 남을 학생들이 한의대 가느라고 난리난 적 있었지. 그 사람들 얘기 좀 들어봐.


세상은 어차피 변화무쌍하다. 그러니 남 따라다니지 말고 종질하지 말고 줏대 있게 살아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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