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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김덕권 시인 l 기사입력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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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요즘 가정의 불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같습니다. 더우기 뉴스에서는 이혼 후, 양육비까지 안 준다고 난리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지요. 가정이 화평하지 못한데서야 어디 세상에 나가 큰일을 할 수 있겠는지요? 그야말로 ‘수신제가(修身齊家) 연후에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균관대 가정관리학과 지영숙교수와 이영호 강사가 미혼자녀를 둔 서울시내 6백 29명의 부모를 상대로 <가정교육에 대한 태도와 가정 건전도>라는 논문을 최근 한국가정관리학회에서 발표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가정이 얼마나 건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물음에 미혼자녀를 둔 부모 10명중 7명은 자신 있게 “건전하다”고 대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가정의 건전 도는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자녀의 학력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가정교육의 의무는 아버지에게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대부분이 “그렇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앞으로 가정교육에 있어 좀 더 다양한 아버지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가정이 바로 되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와서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다고 잘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부모가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는 그 가정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은 자녀들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가정의 색깔을 결정 짓 습니다. 아버지는 그 가정의 정신적인 지주입니다. 그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요즈음은 황혼이혼도 즐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부부생활 중 이혼을 고려해 보았다는 퍼센트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들이 이혼의 늪을 건너기 위해서 겪어내야 할 숱한 감정의 질곡을 이해한다면, 그토록 쉽게 이혼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슬픔, 허탈감, 분노, 좌절, 절망, 우울, 자기연민, 자학, 불면증, 주의 집중력 상실 등등, 그 어느 것 하나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혼은 해결책이 아니라 자살 책인 것입니다.

 

회색 스웨터가 토미의 텅 빈 책상 위에 무기력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방금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교실을 나간 의기소침한 한 소년을 상징하는 물건입니다.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3학년 교실, 이제 조금 있으면 최근에 별거를 시작한 토미의 부모가 와서 교사와 면담을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갈수록 나빠지는 아이의 학업 성적과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서였지요. 외아들인 토미는 늘 행복하고 협조적이며 뛰어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급격히 학업 성적이 떨어진 것을 분명히 부모의 별거와 이혼 소송에 따른 절망감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이것을 ‘어떻게 토미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에 쌓였습니다.

 

이윽고 토미의 어머니가 들어왔습니다. 어머니는 선생님이 토미의 책상 옆에 마련해 놓은 의자에 앉았습니다. 잠시 후, 토미의 아버지도 도착했지요.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놀라더니, 금방 짜증 섞인 표정이 얼굴 위로 지나갔습니다. 그들은 나란히 앉아서도 명백히 서로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선생님은 무슨 말로 상담을 시작할까 망설이다가 토미의 지저분한 시험 답안지를 보여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지는 눈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지 앞뒤로 빼곡히 토미의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라 똑같은 문장을 끝없이 반복해서 휘갈겨 쓴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그 시험지를 펴서 토미의 어머니에게 건넸습니다. 어머니는 한참 동안 그것을 들여다보더니 아무 말 없이 남편에게 주었지요. 남편은 기분 나쁘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거의 영원이라고 느껴질 만큼 오랫동안 그 휘갈겨 쓴 말들을 들여다보고만 있었습니다.

 

마침내 토미의 아버지는 시험지를 조심스럽게 접더니 그것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남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 시험지에는 어린 소년의 괴로운 마음에서 토로된 고뇌에 찬 문장이 다시 끝없이 반복되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문장은 이런 것이었지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가정은 인간생활의 기본입니다. 부부의 도는 첫째 화합(和合)이고 둘째는 신의(信義이며, 셋째는 근실(勤實)입니다. 부부가 서로 경애하고 그 특성을 서로 이해하며 선을 서로 권장하고 허물을 서로 용서하며 사업을 서로 도와서 끝까지 알뜰한 벗이 되고 동지가 되는 것이 가화만사성의 지름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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