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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쑥대밭…공포의 2인조 발바리 전말

신종철 기자 l 기사입력 200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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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덕포동과 삼락동 일대를 돌며 새벽시간대를 이용해 주로 여성 혼자 있는 집만을 골라 몰래 들어가 특수강도강간 범행을 일삼아 부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발바리’에게 법원이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부산을 공포에 떨게 만든 발바리의 범행을 재구성해보았다.

◈ 수면 안대로 눈 가리고 강간

정oo(35)씨는 2002년 8월 부산지법에서 특수절도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인 2003년 6월 부산고법에서 절도강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돼 집행유예의 실효로 복역하다가 2005년 10월 가석방됐다.

그럼에도 정씨는 지난해 7월 26일 새벽 5시경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있는 a(26·여)씨의 집에 돌로 출입문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인기척에 놀라 일어난 a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했다.

이어 끈으로 a씨의 양손을 묶어 반항을 억압한 다음 a씨의 지갑에서 현금 5만원을 빼앗은 뒤 강간하려 했으나 성기가 삽입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한달 뒤 정씨는 덕포동에 사는 b(26·여)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흉기로 위협해 반항하지 못하도록 한 뒤 운동화 끈으로 양손을 묶은 다음 입에 양말을 물리고, 또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잠잘 때 사용하는 수면 안대로 눈을 가리고 강간했다.

◈ 황당한 윤간

지난해 11월 14일에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새벽 4시경 덕포동에 사는 c(28·여)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지갑에서 3만원을 훔친 뒤 인기척에 놀라 일어난 c씨를 흉기로 위협해 천으로 입을 틀어막고 끈으로 양손을 묶어 반항을 억압한 뒤 옷을 벗기고 전신을 애무하며 강간하려 했다.

그런데 이때 또 다른 강도강간범 김oo씨가 c씨의 집에 들어 흉기를 갖고 들어 온 것. 정씨가 들어온 지 20분만이다. 흉악범들끼리는 통(?)하는 것일까. 이때 김씨는 놀라 급히 옷을 입던 정씨에게 “나도 너랑 같은 놈이다. 하던 짓을 마저 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정씨는 아무 일도 없던 듯이 다시 옷을 벗고 c씨를 강간한 뒤 김씨에게 “초범이냐, 재범이냐”를 묻고는 마치 공범처럼 “이제 네 차례다”라고 말했다. 황당 그 자체였다. 하지만 김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c씨를 강간했다.

이로 인해 c씨는 임신을 했고, 이후 임신중절수술을 받는 등 참혹한 수모를 겪어야 했다.
정씨는 이 같이 주로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부산 덕포동과 삼락동 일대를 돌며 지난 2월까지 여성 혼자 사는 집만을 골라 몰래 들어가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 무차별적으로 강도강간 범행을 일삼았다. 범행횟수는 무려 8회나 됐고, 이로 인해 부산 일대는 발바리 공포에 떨어야 했다.

◈ 부산지법 “피해자 생각하면 가슴 아린다”

결국 붙잡힌 정씨는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정씨에게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사는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주로 새벽시간에 타인의 주거에 침입한 후 흉기를 들이대며 금품을 빼앗거나 피해자들을 위협해 강간한 것으로, 특수강도강간 2회, 절도강간 3회, 특수강간 2회, 준강도 1회 등 모두 8회에 걸쳐 각기 다른 8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흉악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불건전한 욕구 충족을 위해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던 피해자들의 심신을 훼손하고 영혼을 유린함으로서 평생토록 떨쳐버리기 어려운 고통을 가했을 뿐 아니라, 피해 여성들이 수치심에 신고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이렇다 할 죄의식 없이 범행을 수차 계속한 점에서 죄질 및 범정이 심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더욱이 피고인은 과거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복역하다가 가석방 된 전력이 있음에도 그로부터 불과 1년 만에 그것도 지난해 7월 첫 범행을 시작해 지난 2월까지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과거의 수형생활에도 불구하고 전혀 교화 및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지금도 그 사회적 위험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차마 감당하기 어렵고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특히 한 피해자는 우연히 침입한 피고인과 김씨로부터 윤간을 당해 임신해 중절수술까지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김씨가 주고받은 이야기를 보면 그 악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피해자가 감당해야 했던 공포와 고초를 생각하면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슴이 아린다”고 피해자를 안타까워했다.

재판부는 “그러함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없음은 물론 어떤 방법으로든 피해자들을 위로하거나 적절한 피해의 배상이나 속죄의 조처를 행한 바도 없을 뿐더러 이를 위해 노력한 바도 없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번에 검거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으리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형사정책적으로도 피고인과 같은 연쇄적인 강도강간범에 대해 엄중하게 단죄함으로써 다수의 선량한 국민 특히 이 같은 범인들에게 대처할 능력이 미약한 노약자와 아동 및 여성을 보호하고, 법의 엄중함을 내외에 선언함으로써 사회기강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런 점에서 검사도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의 구형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우리 또한 그 뜻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고 미흡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현재 30대로써 과거의 잘못된 성행은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교정교육과 오랜 기간의 구금생활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므로 무기징역만은 면하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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