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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아본단자, '옐레나 교체' 결단할까?... '이대로는 안된다' 여론 급증

박진철 기자 l 기사입력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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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 옐레나 선수  ©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인 옐레나(27·196cm) 교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교체든 계속 동행이든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옐레나는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런데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 논란까지 계속 되고 있다. 경기 도중 동료 선수에게 불만 섞인 표정으로 짜증을 내거나, 감독의 지시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해설위원들도 중계 도중 옐레나의 부진과 경기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할 정도다. 일부 흥국생명 팬들은 '옐레나 교체'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 모금에 돌입했다.​

 

실제로 옐레나는 올 시즌 V리그 여자배구 7개 팀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부진하다. 득점, 공격 효율, 공격 성공률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연봉은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많은 30만 달러(약 4억 원)를 받는다. 유일하게 같은 팀에서 지난 시즌에 이어 재계약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배구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들은 그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25만 달러(약 3억 3000만 원)만 받는다.

 

​옐레나, 주요 지표 최하위권... 중요할 때 '외국인 실종'

 

특히 옐레나는 공격수의 실속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는 지표인 '공격 효율' 부문에서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중 6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 효율이 26.08%다. 7위 야스민(25.92%)과 별 차이가 없다.

 

15일 오전 현재, V리그 여자부 공격 효율 부문 1위는 김연경이다. 그것도 압도적 1위다. 공격 효율 36.23%를 기록 중이다. 이어 2위 강소휘 33.10%, 3위 아베크롬비 31.60%, 4위 실바 29.83%, 5위 모마 29.53%, 6위 지아 28.45%, 7위 부키리치 26.72% 순이다.​

 

공격 효율이 높다는 건, 공격 성공률도 높지만 블로킹에 차단되거나 범실로 상대 팀에게 헌납한 점수도 적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공격 효율이 낮다는 건 상대 팀에게 헌납한 점수도 많았기 때문이다. 옐레나는 단순한 공격 성공률 부문에서도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중 7위로 최하위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옐레나는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공격을 한다. 팀 로테이션상 상대 팀 국내 단신 선수들 앞에서 주로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김연경은 상대 팀의 장신 외국인 선수 앞에서 주로 공격을 하거나, 그들을 막기 위해 위치를 자주 이동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옐레나가 전위일 때와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내지 못하면서 팀이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때문에 김연경이 전위일 때 3~7점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가 김연경이 후위로 내려가면 연속 실점으로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고독한 종결자' 김연경... 체력 과부하 우려

 

엘레나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부진 상태가 심화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12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올 시즌 최악의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옐레나는 이날 공격 효율이 마이너스(-) 10%를 기록했다. 충격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득점도 8득점에 그쳤다. V리그 특성상 아포짓 외국인 선수가 8득점에 공격 효율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팀이 경기를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옐레나 대신 국내 선수가 아포짓으로 뛰는 게 훨씬 많은 득점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이날 한국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옐레나의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김연경의 맹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이날 28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공격 효율도 50%, 공격 성공률은 56.25%나 됐다. 아시아쿼터 선수인 레이나도 20득점, 공격 효율 22.73%로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김연경에게 과부하가 걸릴 위험이 있다. 비록 김연경이 36살임에도 20대 초반 선수들보다 체력이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금처럼 공격, 수비, 선수들 사기 올리기 등 모든 부분을 혼자 '멱살 잡고 끌고 가는' 경기가 계속되면, 정규리그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 김연경의 체력 저하는 흥국생명 우승 목표에 최대 우려 사항일 수밖에 없다.

 

결국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12일 경기 직후 언론 기자회견에서 옐레나의 부진에 대해 더 이상 옹호할 수 없는 상태임을 시인했다. 그는 "옐레나가 이렇게 경기를 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 외국인 선수가 공격 효율이 마이너스로 나와버리면 안된다"고 답변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배구 전문가는 물론 팬들까지 '옐례나와 계속 동행하면, 흥국생명 우승도 없다'는 기류가 대세가 돼버렸다.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한 바 있듯이, 흥국생명 구단도 물밑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리그서 맹활약' 선수 있는데... 그래서 더 어려워

 

▲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 한국배구연맹

 

 

일각에선 지난해 5월에 실시한 올 시즌 V리그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한 선수 중에 옐레나보다 확실하게 나은 선수가 없다는 점이 교체를 결단하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어느 팀도 지명하지 않아 낙방한 선수 중에 현재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칼리 더후그(Carly DeHoog)다.​

 

더후그는 1994년생으로 194cm의 왼손잡이 아포짓 선수다. 탄탄한 피지컬과 몸놀림이 빠르고 공격 파워도 강력하다.​

 

현재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 1부 리그 트렌티노(Trentino)에서 뛰고 있다. 비록 팀은 최하위지만, 더후그는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15일 현재 이탈리아 리그 전체 선수 중 득점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다.​

 

당연히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검토했던 국내 구단 입장에선 주요 영입 교섭 대상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너무 잘해서' 영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현재 트렌티노 감독은 한때 세계적 명장이었던 마찬티(48)다. 그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이탈리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그리고 올 시즌부터 트렌티노 감독을 맡고 있다. 그런데 현재 팀이 최하위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 마찬티 감독 입장에선 더호그의 한국 V리그행을 강하게 거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후그 외에도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한 선수 중에 현재 터키 리그, 그리스 리그 등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이처럼 너무 잘하면, 바이아웃 금액 때문이 아니라 소속팀이 한국행을 허락해주지 않기 때문에 영입이 쉽지 않다.

 

아본단자 감독, 이번 주 최종 결론 내릴 듯

 

사실 이런 사례들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그동안 매년 V리그 트라이아웃 때마다 최하위 순번으로 선택된 선수가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거나, 아예 낙방한 선수 중에 해외 빅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V리그도 마찬가지다. 트라이아웃에서 최하위 순번이나 다름없는 6순위로 뽑힌 GS칼텍스의 실바(33·191cm)가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바는 현재 여자부 득점, 공격, 서브, 시간차 공격 4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실바와 강소휘의 맹활약 덕분에 GS칼텍스는 여자배구 7개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고도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교체 여부는 최종 결정권자인 아본단자 감독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당연히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최대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결단을 늦출 수도 없다. 옐레나의 부진이 심화되고 여론도 악화된 상황에서 교체든 동행이든 확실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 시기도 이번 주가 최종 시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V리그는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 동안 휴식기를 갖는다. 그리고 27일에는 올스타전이 열린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결정할 경우 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 교체할 경우, 우승을 목표로 하는 흥국생명 입장에선 여러모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아본단자 감독의 생각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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