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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현대건설, 6천 관중 '최고 빅매치'... '유일 무패' 결판! ​

박진철 기자 l 기사입력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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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공격수' 흥국생명 김연경-현대건설 모마  © 한국배구연맹


단연코 올 시즌 V리그 최고 빅매치다. 이 한 경기의 결과에 많은 것이 달라진다. 초미의 관심이 쏠린 경기답게 6000석 만원 관중도 확실시되고 있다.​

 

오는 24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배구 흥국생명-현대건설 경기 이야기다. ​

 

22일 현재, 흥국생명은 V리그 남녀 배구를 통틀어 유일하게 '무패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개막전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이후 8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8경기 중 무려 7경기를 승점 3점을 챙겨가면서 승점도 23점으로 남녀부 최고다. 그만큼 경기 내용과 수준이 높았다.​

 

2위 현대건설은 7승 2패, 승점 21점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그러나 24일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간격이 좁혀질 수도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 현대건설이 흥국생명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무패' 기록이 깨질 것인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상대가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는 현대건설이기에 더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시즌 여자배구 판도를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

 

흥국생명이 승리한다면,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장기 연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이 승리한다면, 1-2위 경쟁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든다.

 

초미의 '삼산 대첩'... 장기 독주·1위 혼전 결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올 시즌 팀 전력에서 큰 공통점이 있다. '토털 배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주전 7명이 각자 제 몫을 충실히 하면서 탄탄한 경기력과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당연히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점이 잘 발휘되고 있다. 이는 V리그 여자배구도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몰빵 배구'로는 더 이상 우승권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흥국생명의 올 시즌 플레이 스타일이 전문가와 팬들 사에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김연경이 해외 리그에서 V리그로 복귀한 2020-2021시즌 이후 가장 선진 배구, 즉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플레이가 한층 화려하고 재밌어졌다는 평가가 부쩍 늘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유럽·남미 배구 강국의 스피드 배구에서 핵심 기술인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모든 윙 공격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훨씬 자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블로킹 부분에서도 22일 현재 여자부 7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부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그 위력이 입증됐다. '공포의 흥국 산성'인 셈이다.​​

 

흥국생명, '선진 토털 배구'로 진화... 더 강하고 화려하다

 

▲ 흥국생명 선수들 경기 모습  ©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이 '토털 배구'로 진화한 이유는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던 대목들이 상당 부분 개선됐기 때문이다. 우선 외국인 선수 부분에서 트라이아웃 투트쿠(25·193cm), 아시아쿼터 피치(28·183cm)가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투트쿠는 1라운드에서 득점 4위, 공격 효율 4위, 공격 성공률 7위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뿐이 아니다. 아포짓 포지션임에도 모든 미들블로커들을 제치고 블로킹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파이프 공격 비중을 늘리면서 공격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V리그 개막 직전에 아시아쿼터 선수를 교체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됐다.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한 피치가 파워 있는 이동 공격과 블로킹으로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상대 팀의 블로킹이 피치를 견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이는 윙 공격수들의 공격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시너지 효과까지 생겼다.​​

 

국내 선수 부분에서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세터, 리베로, 김연경 대각 아웃사이드 히터 3개 부분이 업그레이드되면서 '토털 배구'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새롭게 영입한 이고은(29·170cm) 세터, 신연경(30·176cm) 리베로가 그 주역이다.​ ​

 

김다은(23·180cm)과 정윤주(21·176cm)도 지난 시즌보다 몸 상태와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김연경 대각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쏠쏠하게 채워주고 있다. 특히 한 선수가 흔들릴 때, 다른 선수가 교체로 들어가서 '게임 체인저'로 맹활약을 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서브 리시브에서 불안한 점은 계속 풀아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흥국생명의 기둥인 '배구 황제' 김연경(36·192cm)이 건재하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36세의 나이에도 '불가사의' 급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김연경은 1라운드에서 공격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공격 효율, 공격 성공률, 오픈 공격, 퀵오픈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수비의 핵심인 리시브 부문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기자단의 압도적인 득표로 또다시 '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완성형 공격수'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 모두가 국가대표... '절대 1강' 회복 기회

 

▲ 현대건설 선수들 경기 모습  ©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에 패하긴 했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답게 빠르게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후 7연승을 질주했다. ​

 

비록 지난 21일 IBK기업은행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연승 행진이 마감됐지만, 현대건설은 여전히 흥국생명을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다.​

 

현대건설의 최대 강점은 지난 시즌 V리그 통합 우승의 주전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이다. 또한 여자부 7개 팀 중 현역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주전 멤버 전원이 국가대표 급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 미들블로커 이다현, 세터 김다인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25·174cm)도 태국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 미들블로커 양효진, 리베로 김연견도 대표팀 급 기량이라는 건 두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V리그 개막 직전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 7개 팀 감독들은 올 시즌 전망을 하면서 현대건설을 사실상 '절대 1강'으로 꼽았다.​

 

감독들은 '챔피언결정전 진출 예상 팀' 부문에서 각 팀별로 2팀씩 투표한 총 14표 중 현대건설 7표, 흥국생명 4표를 줬다. 또한 '전력 균형이 뛰어난 육각형 팀' 부문에서도 현대건설 7표, 정관장 3표, IBK기업은행 2표, 흥국생명 2표를 줬다. ​

 

반면, 흥국생명은 정관장보다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일각에선 흥국생명이 올 시즌엔 봄 배구 진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했다.​

 

두 팀 '토털 배구' 공통점... 각종 기록도 팽팽​

 

현대건설은 모마(31·184cm)가 올 시즌에도 여자부 최고 외국인 선수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2일 현재 득점 부문 2위, 공격성공률 4위, 오픈 공격 3위, 후위 공격 3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는 혼자 43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양효진(35·190cm), 이다현(23·185cm)이 버티고 있는 미들블로커 진용이 여자부 최강이라는 점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특히 이다현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현재 블로킹과 이동공격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세터 김다인(26·174cm)도 현재 세트 부문 1위, 리베로 김연견(31·164cm)도 수비 종합과 디그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23·180cm)도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경기별로 공격과 리시브 부분에 기복이 있다는 점이 과제이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각종 기록 면에서도 팽팽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공격성공률 부문에서는 여자부 7개 팀 중 현대건설이 1위(41.96%), 흥국생명이 2위(40.19%)를 달리고 있다. 블로킹 부문에서는 흥국생명이 1위(세트당 2.77개), 현대건설이 2위(2.72개)에 올라 있다. 서브 부문은 흥국생명 2위, 현대건설 6위, 수비 종합은 현대건설 2위, 흥국생명 4위이다.​

 

'상대 약점 무력화' 싸움... 6000 만원관중도 변수

 

올 시즌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19일 개막전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현대건설의 두 기둥인 모마와 양효진이 흥국생명의 강력한 블로킹과 수비조직력에 막혀 고전했고, 정지윤이 수비에서 흔들린 것이 주요 패인이었다. 그러나 이후 경기들에서 모두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2번째 맞대결을 펼칠 24일 흥국생명-현대건설 경기는 결국 어느 팀이 자신의 강점을 잘 발휘하고, 상대의 약점을 무너뜨리느냐에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구름 관중과 응원 열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첫 '주말 홈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흥국생명의 홈경기는 평일에만 열렸다.​

 

22일 티켓 예매 상황을 보면,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6000석 중 홈 팬 좌석은 이미 매진됐고, 원정 팬 좌석도 200석 정도만 남아 있다. 남은 기간과 경기 당일 현장 판매분을 감안하면, 티켓 매진과 만원 관중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 홈 팬들인 '철쭉 응원단'의 광적인 응원 열기는 이미 V리그 '특산품'이 됐다. 상대 팀 감독과 선수들이 "위압감을 느낄 정도"라고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흥국생명 선수들도 대부분의 경우 응원의 힘을 받아 유리하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잘해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몸이 굳어지고 경기력이 뜻대로 안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인 2023년 12월 31일 삼산월드체육관에 열린 흥국생명-현대건설 경기가 그랬다. 이날 6170명의 만원 초과 관중이 몰렸지만,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이래저래 많은 것이 걸려 있고, 구름 관중이 몰려들 빅매치의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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