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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넙치 회

김상현 시인 l 기사입력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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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시싱시인

▲ 김상현 시인.     ©브레이크뉴스

사시(斜視)로 올려다보기엔 모가지 뻑뻑한 세상

도마 위에선 벌떡, 면적이 체적이 된다.


칼등으로 머리 내리치는 남자
지체 없는 칼날, 아가미에 박히는데


미수금 회수, ○○신용대행, 길 건너
현수막의 크고 붉은 글씨, 선혈이 낭자하다. 


꼬리지느러미 탁탁탁, 발바닥마저 벽에 붙게 한 채 살을 탐했던 주먹질들 
후박나무 뒷담, 들러붙어 납작해진다는 게 어떻다는 걸 기억한다. 


펄떡 뒤집어졌다, 배가 희어서 더 붉은 피
빗물 흐르는 유리창에 툭툭, 부딪치던 그 밤 후박나무 잎 한 장


남자가 경계 모호한 틈에 칼을 대는 순간
칼은 남자 안의 머뭇거림 먼저 가른다.


마침내 열리는 한 잎의 오병이어(五餠二魚)!
살과 살의 미닫이문, 공복을 여는데
칼은 창호지 한 장 베지 못한다.

 

입 안에서 소주와 섞이는 살 한 점,
잊지 않고 송금한 내 땀의 7할, 이달의 송금을,
한 점 삶을, 질겅인다.


이와 살 틈에서 뜨겁게 씹혀오는 살

남자 손, 씻긴다.
씻기는 손, 다시 질겅인다.


비린내, 그 안의 우여곡절, 씻길 수 없음을,
피가 고인 살을 뱉을 수 없음을.

 

혀는 차오르는 침 속에서 숨이 막힌다.

 

*필자/ 김상현


2015 김유정 신인문학상 당선
2015 근로자문화예술제 대통령대상 수상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2017 정읍사 문학상 대상 수상

전북 익산
현) 근로만학도. 고려대 미디어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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