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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봉서사(鳳棲寺), 왜 이 지경...

이승철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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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건물은 공사비 미지급으로, 유치권 및 점유행사 중이므로 유치권자 허가 없이 출입을 금하며, 이를 어길시 민·형사상으로 고발 조치합니다. -견문창호(주) 010-3671-2xx7-"

 

봉서사(태고종) 건물 서재에 내걸린 펼침막 글이다.

 

2020년 2월 16일 오랫동안 치러오던 전주시내 ○성교회 갈등이 찜찜하게나마 마무리 되는 날이기에 이것저것 잊으려고 첫눈을 보기 겸 봉서 골을 찾았다. 저수지에 비치는 나목이나 잘 포장된 길바닥, 조용한 서방산 그늘,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의 정취가 그럴 듯하여 ‘잘 왔구나!’ 이런 감탄은 잠깐이었고, 절 마당에 들어서니 앗! 위의 안내문이 눈에 띈다.

▲ 봉서사 대웅전. ©브레이크뉴스

 

놀랄 수밖에 없는 건 최근 들어 불교나 기독교가 왜 이 지경인가 이게 의문이다.

 

자세한 연유 알 필요도 없지만 물을 사람 역시 보이지 않는다. 다만 흰 개 두 마리가 짖지 않고 꼬리를 살살 흔들며 반길 뿐이다. 불도, 보살, 스님이 얼마나 그리우면 이럴까 귀여우면서도 측은하기 짝이 없다. 이럴수록 산사는 더 쓸쓸해 보이며 불교의 쇠락이냐? 농촌 피폐 탓이냐? 경제 파탄이냐? 한없는 추축을 해본다.

 

기독교·천주교 교세 번창(?)으로 시주야 줄어들 수 있지만 설날 찾아간 경천 화암사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2019년 가을 논산시 관촉사나, 가끔 들리는 아늑한 송광사와 사뭇 다르다. 1월 1일 들린 동상면 연석사 문 잠겨 있었으나 ‘그러려니’하고 갔기에 봉서사에서의 충격과는 전연 달랐다. 봉서사 6·25 전란 중 불에 탄 후유증인가. 재건이야 됐지만 공사비조차 못 갚으 정도라면 심각한 문제이다.

 

펼침막을 통하여 속사정 온 세상에 알러졌다. ▵서기 727년(성덕왕 26) 창건이라는데 그 역사 1,293년. ▵고려 공민왕 때와 ▵조선 17세기 진묵대사(1563~1633)가 중창이라니 역사 깊은 절이며, 전국승려대조사(全國僧侶大祖寺)로 추앙받는다는데 이런 현실이다. 주련 글씨 <백의관음무열설(白衣觀音無說說)> 이 해석이 궁금하나 혹 ‘흰옷차림 관음보살 기뻐하실 말씀 없으시다’ 이게 정확하다면 말 대신 실천의 어머니로서 존경심이 더해진다.

 

김천 직지사·안동 봉정사는 건전한 걸로 보인다. 김제 금산사 새 건축물 놀라지 않는 사람 없으며, 전북혁신도시에 정사도 세웠다. 봉서는 봉황 산다는 곳이라는데 봉황이 떠났다는 말인가? 익산 미륵사지는 점차 예전 모습을 찾아가는데…. 전북 유형문화재 제108호 진묵대사 부도(浮屠)는 더 쓸쓸해 보인다.

 

서울 길상사는 공덕주 김영한 보살이 일으켰다. 봉서사에 원불교 홍나희(법호 도타원, 법명 도전/ 삼성 이재용 어머니) 여사 같은 분이 나서야 될 것 같다. 도량의 기능이 어서 회복되기 바란다. 전주 서고사는 큰 집을 짓고 있다. 봉서사 수호 방안이 무얼까? esc2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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