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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 시인 제7시집 “꿈-남한산성 100처(處) 100시(詩)” 출간

박정대 기자 l 기사입력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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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찬선 시인.  ©브레이크뉴스

홍찬선 시인(전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의 제7시집 “꿈-남한산성 100처(處) 100시(詩)”가 출간(출판사=문화발전소)됐다. 병자호란이란 패배와 치욕의 장소로 프레임된 역사우울증을 벗어나 남한산성의 새로운 의미를 시로 재정립 했다.

 

홍 시인은 시집발간에 대해 “남한산성은 아주 커다란 공입니다. 무한한 상상력 덩어리입니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세계를 이끌어 갈 문화강국을 만드는 우리들에게 엄청난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남한산성은 그동안 ‘병자호란 프레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인조가 청 태종의 침입을 이겨내지 못하고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두드리는 것)를 했다는 치욕의 장으로만 여겨왔습니다. 우리의 찬란했던 반만년 역사를 ‘실패한 역사’로 만들기 위한 ‘식민사학프레임’, 일제가 만들어 놓은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의 잠재의식은 물론 참 정신마저 지배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통탄해마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고 설명하면서 “‘병자호란 프레임’과 ‘식민사학 프레임’이 우리의 눈과 귀와 발을 행궁을 비롯한 남한산성 성벽 안쪽으로만 얽어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산성의 세계는 그게 다가 아닙니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성벽 안의 땅 속과 성벽 밖의 가파른 등산로를 가슴으로 밟아보십시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가운데 많은 것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됩니다. 서울 석촌동과 방이동에 남아 있는 거대한 적석총과 고분들, 경기 하남시의 이성산성과 춘궁동에서 자기들의 절규를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동사지 삼층, 오층석탑과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 행궁 터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기와보다 훨씬 큰 기와로 지어진 신라시대 건물 등…. 지금까지 억지로 감추고, 보고도 보지 않으려 했던 수많은 유물과 유적들이 우리들의 건전한 상상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역사는 문자 기록으로만 전해지지 않습니다. 역사는 유물과 전설로도 이어집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제에 의해 파괴되고 왜곡된 기록으로만, 우리 역사를 본 사람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배웠고, 아직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비정상은 하루 빨리 정상화돼야 합니다. 일제 식민프레임에 갇힌 역사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것이 21세기 문화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제입니다.”고 피력하고 “『꿈-남한산성 100處 100詩』는 김내동 남사모(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님의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남사모에서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새벽에  강희갑 사진작가와 함께 하는 ‘남한산성 희망일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해돋이를 보면서 남한산성의 의미를 되새기고 뜻있는 삶을 살자고 다짐합니다. 그 자리에서 김 회장님께서 ‘남한산성 100처 100시’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인연은 우연스럽게 맺어지고 역사는 필연적으로 만들어집니다”고 강조했다.

 

홍 시인은 “남한산성은 역사우울증을 이겨내고 역사긍정주의로 역사를 재구성하는 아주 좋은 터입니다. 눈 밝고 귀 맑고 가슴 따듯하게 열린 사람들이 힘을 함께 하면 머지않아 그런 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이제 『꿈-남한산성 100處 100詩』으로 첫발을 떼었습니다. 남한산성을 21세기 문화강국을 만들어 가는 블랙박스로 삼아 즐거운 탐색여행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여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행에서 무엇을 만날지, 여행의 끝을 어떻게 맞이할지, 모든 것이 열려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 홍찬선 시인의 시집 표지.  ©브레이크뉴스

시평; 100편의 시가 펼치는 남한산성의 역사와 풍광의 파노라마

-심상운(시인, 문학평론가)

 

덕산 홍찬선의 시집 『꿈-남한산성 100처處 100시詩』에 펼쳐지는 남한산성南漢山城에 관한 시편들을 읽으며 필자는 그의 열정과 탐구력과 젊은 감수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2014년 6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 시집의 ‘서문’에서 “남한산성은 아주 커다란 공입니다. 무한한 상상력 덩어리입니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세계를 이끌어 갈 문화강국을 만드는 우리들에게 엄청난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라고 하면서 조선 인조 때의 병자호란 삼전도三田渡 치욕의 틀에 갇혀있는 독자들의 역사인식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과 유적을 세계적인 시각으로 파악하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제의 식민사관이 주는 민족적 패배의식敗北意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 그의 견해는 민족의식의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공감되었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시집에서 먼저 1장 <인仁 동東 복復>의 시편들 중 첫 시 「남한산성」을 음미해 본다. 시인은 양편으로 갈라진 조국의 현실을 걱정하며 남한산성의 수어장대에 올라서 거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늠름히 버텨 온 조상들의 정신과 업적을 상상하고, “남한산성은 편 가르기 질책하는 배움터/ 상상력 뿜어내 문화대국 창조하는 부활의 생명/ 이천년 성벽에, 21세기 대한 살길 꼼꼼히 새긴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 시는 조국의 현실을 뚫고 나갈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가를 열정적인 산문의 언어로 독자들에게 전달하여 감동을 주는 시로 읽힌다. 그래서 이 시집을 대표하는 시로 인식된다.

 

2장 <의義 서西 고蠱>의 시편들 중 첫 시 「수어장대」를 읽어본다. 수어장대는 남한산성을 상징하는 역사적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시인은 “청량산 가장 높은 기상 잃지 않아/ 땅 이로움으로 호병 막아냈다는 것”이라고 수어장대를 찬양하면서 임금 자리 보전하기 위해 민초들 버리고 삼전도에서 청 황제에게 삼배구고두한 인조를 비판하고 있다. 그 비판은 현재의 정치 성향과 연결되기도 한다.

 

3장 <예禮 남南 관觀>에서는 먼저 남한산성과 직접 관련된 「신남성新南城」을 읽어 본다. 남한산성을 옹위하는 외성으로 축성된 신남성은 검단산 봉우리에 통신용 안테나가 세워지고 접근금지지역이 되어 돈대墩臺까지 가 볼 수 없는 현실을 “역사는 이렇게 다시 쓰린가 보다/ 안보와 편리에 역사가 패배했다”고 시인은 한탄하고 있다. 남한산성 전체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에서 신남성 돈대의 훼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4장 <지智 북北 수隨>에서 첫 시 「전승문全勝門」은 모든 전투에서 이겼다는 문의 이름과 달리 법화골 전투를 주장한 김유의 말에 따라 300명의 정예군이 “북문 열고 청군 포위 뚫으려 나갔다/ 모두 죽는 참패당한 북문”에서 시인은 당시 죽은 병사들의 원혼冤魂의 말소리를 상상 속에서 들으며 입만 살아있던 김유를 비판한다. 그리고 “북문은 봄여름 갈 겨울 늘 춥다”라고 탄식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의 경계를 넘어서 애상哀傷에 젖는 시인의 마음이 은은한 울림으로 전해온다.

 

5장 <신信 중中 림臨>에서 주목되는 시「한강방어총사령부」는 시인의 사실적인 탐사의 기록이 신라 문무왕 때의 웅혼한 기상과 건축기술을 독자들에게 드러내어 남한산성을 병자호란의 치욕이라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리고 남한산성은 신라인이 쌓은 주장성으로, 20만 당군唐軍을 지켜낸 한강방어총사령부였다는 사실史實을 강조하여 독자들의 마음을 자랑스럽게 열게 한다.

 

필자는 덕산 홍찬선의 시집 『꿈-남한산성 100처處 100시詩』가 펼쳐내는 남한산성에 관한 시편들을 읽고 ‘100편의 시가 펼치는 남한산성의 역사와 풍광의 파노라마’라는 주제로14편의 시를 선정하여 감상을 하면서 개인적인 관점에서 선정된 시에 대한 견해를 서술하였다. 그리고 지나간 역사의현장을 열정과 젊은 감수성으로 탐사하고 그 탐사기探査記를100처處 100편의 시로 엮어낸 홍찬선 시인의 시적 성과는 시의 영역에서 벗어나 더 높이 평가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한국인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문화유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홍찬선 시인의 열정이 한 민족의 발원지를 찾아서 한반도를 벗어난 중앙아시아의 초원지대로 뻗어나가 더 큰 시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아래는 홍찬선 시인의 주요 시이다.

 

*홍찬선 시인의 주요 시

 

남한산성

 

조국이 하루하루 흔들릴 때마다 

머리 들어 남한산성을 바라보고 

두 발 내딛어 수어장대에 올라라

 

이곳은 길고 밝고 고르게 비추어 

배달겨레 피눈물 닦아주는 곳

하늘 처음 열리고 땅에 생명 생겨나 

우리 조상들 꽃과 나무와 동물들

함께 어울려 살던 그때부터

 

온조대왕 위례성에 터 잡아 

영장산까지 휘달려 사냥하고

김유신 장군 주장성 높게 쌓아

당나라 군대 저 멀리 만주로 몰아낸

아름다운 역사 차곡차곡 쌓은 이곳 

 

한봉에 해 오르면 새 싹 퐁퐁 돋아나고 

청량산에 달 뜨면 새 꿈 솔솔 피어나고

천주봉에 님 비치면 그 분 말 타고 오고

연주봉에 별 속삭이면 모두 함께 하나 되고

있을 것 모두 갖춰 배 두드리며 살던 이곳

 

병자년 호풍에도 임금 자리만 지킬 수 있다면 

국토 빼앗겨도, 형제 아들 포로 보내도,

딸과 부인 화냥년 돼도, 백성들 배 굶주려도

다 괜찮다는 비겁, 무책임, 역사에 대한 반역

깨지고 무너진 성벽,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칼바람 지나면 들꽃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산새들 축가 들으며 햇볕 땅속에 저장하고 

국청사 염불소리에 천사 맞는 눈보라

그날의 치욕, 소나무에 빼곡하게 새겨놓았다

 

그날의 죽음 헛되지 않아

그날의 기억 들불처럼 살아

망나니 큰 도적, 조선 삼키려할 때 

을미 정미 의병 깃발 드높이 올렸다

 

그 얼 이어받은 남한산성 

3.1대한독립만세 힘차게 외쳤다

그 얼 이어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울렸다

 

남한산성은 편 가르기 질책하는 배움 터

상상력 뿜어내 문화대국 창조하는 부활의 생명

이천년 성벽에, 21세기 대한 살길 꼼꼼히 새긴다.

 

수어장대

 

사람은 가도 역사는 남는다

역사는 흘러도 돌은 새긴다

가슴 따듯한 사람은 느낀다 

눈 밝고 귀 맑은 사람 안다

 

북풍한설 세게 몰아치던 그날

연못 물 모두 슬슬 빠져나갔어도

청량산 가장 높은 기상 잃지 않아

땅 이로움으로 호병 막아냈다는 것

 

곤궁해도 그 형통함 잃지 않을 자리

입 숭상하고 말 많아 믿음 없어졌으니

목숨 다 바쳐 뜻 이뤄야 할 지도자들

민초 버리고 삼배구고두 치욕 받았다는 것  

 

해 많이 낮 길게 이어지는 이곳

멋진 시월 보내려 구름 마실가고

하늘 할 말 많아 파랗게 물들여

무망毋忘루 단풍 붉지 못하고 말랐다는 것

 

남3옹성

 

얼 솟는다

겹겹이 이어진 꿈결 타고

밝음 여는 별 맑음 닦은 달

손 바뀜 미소 인사 받으며

 

해 돋는다

물 맘껏 머금은 새싹 봉우리

어서 깨어나라 정수리 두드려

그날의 함성 힘껏 되살리며

 

수탉 울어 하늘 열림 알리고

까마귀 땅 깨어남 실어오고

딱따구리 사람 기지개 재촉하는

남한산성 동남쪽 남3옹성 봄 길목

 

해 돋아 땅 일어나고

해 살아 사람 숨쉬고

해 먹어 얼 솟아난다

삼천리 떨친 얼 덩이 누렇게 익는다

 

전승문全勝門

 

이름은 

진실을 얼마나 안고 있을까

모든 싸움에서 이겼다는 전승문

남한산성 북문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싸울 때마다 승리했을까

 

이름은 

희망을 절실히 품고 있을까

병자호란 때 삼백 정예병 끌고

북문 열고 청군 포위 뚫으려 나갔다

모두 죽는 참패당한 북문

 

이 문 밖은 맨몸으로도

무릎 바늘로 찌르듯 아픈 비탈길

한강 나루에서 내린 쌀, 무거운 세미稅米

등에 지고 땀 뻘뻘 흘려 올랐다

그날 이 나라 착하디착한 백성들

 

그날 법화골 전투 주장한 김유

그날 이 문밖에서 원혼冤魂된 병사들

죽어가면서 외친 말 들었을까

입만 살고 귀와 가슴은 죽었을까

북문은 봄 여름 갈 겨울 늘 춥다

 

한강방어총사령부

 

그대 아시는가

남한산성 행궁 안에

신라 문무왕 때 지은 건물 터

길이 53.5m, 너비 18m나 되는 

엄청나게 큰 건물 있었던 자취

천삼백 년 땅 속에 살아있었다는 것 

 

그대 가늠되시는가

그 건물에 쓴 암키와 

길이 63cm 무게 20kg으로 

조선 기와 4kg보다 5배나 크다는 것

그 기와에 천주天主 글씨 새겨져 있고

그 건물 판축공법 벽 2m나 된다는 것

 

그대 상상하시는가

신라인 이곳에 25m 높이 주장성 쌓아

밤보다 낮 길어 먹거리 풍부한 이곳에

한강방어 총사령부 강건하게 창설하여 

한 머리 먹으려는 20만 당 군대 맞서

단 한 발짝도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

 

해마다 청량산 찾으시는 삼백만 그대

찾아보시는가 이 잊힌 역사의 진실을

들으시는가 빛 찾으려는 땅속 외침을

느끼시는가 한 풀어 달라는 아우성을

그대 아시는가 남한산성 품은 비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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