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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장관의 국회청문회와 태영호 의원의 시대뒤진 질의자세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l 기사입력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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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식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지난 7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는 귀와 눈을 의심케 하는 해괴한 장면을 목도했다. 탈북인 출신 태영호 의원이 이 나라의 대표적인 민주인사 중의 한 명에게 사상검증을 하는 모습이다. 국회는 19876.10항쟁 이전의 모습으로 퇴행했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은 모욕을 당한 분위기 였다.

 

 

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태영호와 이인영 두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의 삶의 궤적'이라고 쓰인 패널을 들고 나와 색깔론 공세를 벌였다. 주체사상을 신봉한 적이 없다는 이인영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을 버렸느냐?"며 사상검증의 질문을 던졌다.

 

 

필자는 그의 모습에서 한때 '반공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A씨를 떠올렸다. A검사는 1917년 평안남도 안주 태생으로 일본 와세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46년 검사로 임용된 뒤 이승만 정권 시절 '진보당 사건'에서 조봉암 당수의 사형선고를 이끌어 내는 등 50년대 반공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그를 소재로 한 반공드라마와 만화를 어린 시절 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그는 유명했다. 그는 사상검증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로부터 60여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 죽은 A검사가 부활한 느낌을 받았다. 반공 이데올로기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며 민중을 억압했던 독재권력을 겨우 물리치고 민주사회를 만들었더니 또 다른 시대에 뒤진 반공주의자가 출현했다. 이념시대가 저물어가고 실용시대로 대체 됐는데 말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자리이지 근거 없는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을 하는 곳이 아니다. 후보자가 주사파가 아니라고 하는 데도 아무런 증거도 없이 주사파인 것처럼 몰고 가는 행위는 국회의원의 권한을 넘어선 잘못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퇴행적 의정활동은 태영호 의원 자신과 탈북인 사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사상검증 대신 이인영 후보의 정책구상과 추진 방안, 통일부의 위상 문제 등을 따지고 검증해야 했다.

 

 

미래통합당이 진정 집권을 꿈꾸는 정당이라면, 그리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진정 민주주의자라면 태 의원의 사상검증 행위에 제동을 걸고 사과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꿈꾸는 미래가 남북대결과 전쟁이 아니라면, 그리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LBN방송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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