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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임진왜란 유격전 대가 '정기룡[전5권]'-소설 집필한 하용준 소설가

인터뷰어/문일석 발행인 l 기사입력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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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용준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하용준 소설가가 쓴 장편소설 “정기룡-1-2권 등불이 흐르는 강”이 출간(엠에스북스) 됐다. 정기룡 장군은 임진왜란 시 유격전 전술의 대가. 시대가 외면하여 역사가 누락한 영웅, 찬란한 서사로 우리 앞에 부활했다. 정기룡 장군은 30대 초반의 나이로 임진왜란 때 수많은 공을 세운 장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그의 출신이 미천하였고, 당시 권력의 중심축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임진왜란 때 육지의 명장으로서 크고 작은 전투 60여 차례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어서 상승장군(常勝將軍:싸움에서 늘 이기는 장수)의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의 조자룡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는 전란 중에 명 황제로부터 명군을 지휘하는 총관의 벼슬을 받은 유일한 조선 장수이기도 했다. 전후에 그는 병마절도사를 5번, 삼도수군통제사를 3번이나 맡았을 정도로 조정의 신임이 지대한 조선군의 최상층 지휘관이었다. 하용준 작가는 장편소설 『정기룡(전 5권)』을 통해 전설 같은 역사적 인물인 정기룡 장군의 행적을 샅샅이 추적 발굴해내어 200자 원고지 분량으로 6천여 장으로써 치밀하게 그려냈다. 하용준 작가와의 인터뷰(서면)로 이 소설의 진면목을 알아본다.

 

-하 작가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지난 20여 년간 주로 소설과 시를 발표해 왔습니다. 현재는 경북 상주에 거주하면서 총 5권, 원고지 6천여 장 분량의 대하소설 <정기룡>의 집필에 힘쓰고 있습니다.

 

-정기룡 장군을 소설로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비겁하게 도망친 관군과 장수가 많았습니다. 그에 비해 용감하게 일본군에 맞서 싸운 백성들도 많았고요. 정기룡 장군은 벼슬이 낮은 군관으로서 관군과 의병을 아울러 지휘하였고, 유격전에 능하여 매번 앞장 선 전투 때마다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인물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관군과 의병의 관계가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관군은 의병의 전공을 시기 질투하였고, 의병은 늘 뒷전에 있는 관군의 휘하에 예속되기를 꺼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의병들 중에서는 오직 정기룡 장군의 지휘를 받고자 찾아드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장군은 그들을 다 받아들여서 주로 유격전을 펼침으로써 아군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일본군에게는 큰 타격을 입히는 작전을 구사하였습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이 주로 경상도와 전라도 해안에서 활약한 데 비해 정기룡 장군은 경상도 내륙에서 일본군의 주력부대를 무력화하여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러한 숨겨진 영웅의 일대기를 대하소설로 엮어보고 싶었습니다. 

 

-정기룡 장군은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데, 축약해서 말해 준다면?

▲정기룡 장군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그의 신분은 비천하였으며, 양반이 아닌 신분으로서 삼도수군통제사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아시다시피 초대 삼도수군통제사는 이순신 장군이 아닙니까? 정기룡 장군도 훗날 그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무관으로서 그의 위상을 잘 말해 주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조선의 지배계층인 양반들은 그들 출신이 아닌 사람들의 활약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거나 평가 절하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정기룡 장군도 그런 맥락에서 당시의 조정이 외면하였으며 역사적으로도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그의 행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묻히다시피 한 것이지요.

 

-경북 상주와 정기룡 장군,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기룡 장군은 성인이 될 무렵에 남쪽지방에서 상주로 이주해 왔다고 합니다. 상주에 살면서 무과에 급제하였고, 홀어머니를 두고 북쪽 변방의 군관으로 근무하기도 하였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기룡 장군은 출전을 자원하여서 김천의 추풍령 방어에 투입되었고, 그 뒤에 진주성 전투에서 공을 세운 뒤에 상주판관으로 부임합니다. 이때 상주 지역의 의병과 백성들 수백 명을 모아서 수천 명의 일본군이 지키고 있는 상주읍성을 탈환하지요. 이후 상주목사도 역임하는 등 상주에서 6년여 동안 목민관 생활을 하면서 백성들을 지켜냅니다. 당시에 정기룡 장군이 지키는 상주가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져서 전라도 충청도에서 유민이 7만여 명이나 유입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정기룡 장군이 상주를 탈환하여 지킨 뒤로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상주 백성들은 더 이상 일본군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정기룡 장군은 상주가 아닌 외지에 근무할 때 늘 상주 친구들을 그리워하였고, 아픈 친구가 있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상주로 와서 병문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홀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고향으로 모셔가지 않고 상주에 장사지냈고, 본인도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서거할 때 유언을 남겨 상주에 묻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또 정기룡 장군이 직접 쓴 보검을 비롯하여 많은 유물들이 상주에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볼 때, 경북 상주는 정기룡 장군의 제 2의 고향, 또는 실질적인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지요.

 

▲ 정기룡 소설가의 소설 '정기룡' 제1권.     ©브레이크뉴스

-하 작가의 소설 <정기룡>이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떤 것입니까?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조선 조정 내부에 있었습니다. 신하들이 당파로 서로 헐뜯고 역적으로 몰아 죽이는 등 상대 당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무시하였습니다. 결국 지배계층의 그러한 첨예한 대립과 반목이 국난을 불러왔습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구국의 대열에 선 사람들 중에 양반이 주로 조명되고 부각되었지, 아무리 큰 전공을 세웠어도 중인 이하 출신들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공신록 등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의병을 일으킨 양반 의병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평민 의병장은 그 활약이 대부분 묻혔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다분히 조선 조정의 의도였습니다. 전쟁으로 전 국토가 유린된 책임은 회피하고, 국난을 극복한 것만 강조하였고, 그 큰일은 양반 지배계층이 해내었다는 인식을 백성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소설에서 양반이 아닌 사람들, 즉 중인과 평민, 그리고 천민들이 앞 다투어 일본군에 맞서 싸웠던 사실과 그와는 반대로 일본군에 빌붙어 조선인들을 핍박한 사람들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자 하였습니다.

 

-집필 중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몇 가지, 소개해 주시지요.

▲소설에서는 정기룡 장군과 당시 상주 출신으로서 대석학인 우복 정경세를 친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관계를 설정해 놓고 나서 두 사람의 신체와 용모를 조사해 보니 거의 흡사했습니다. 나이도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고. 그래서 뭔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랄까 기분이 묘했습니다. 두 번째는 부산에 사는 어떤 남자 독자 한 분이 출판사를 통해 연락을 해 오셨는데 1권을 여섯 번이나 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아셨는지는 몰라도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작가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보약을 맡길 테니 전해 달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말씀만으로도 감사하다고 극구 사양했습니다만 부끄럽고도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용준 소설가의 소설 '정기룡' 1-2권.  ©브레이크뉴스

-하 작가는 역사적 고증과 당시의 언어 구사도 탁월하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런 역량은 어떻게 갖출 수 있습니까?

▲먼저 문헌 조사를 철저히 합니다. 그런 뒤에 문헌들을 서로 비교 분석하여 저의 결론을 도출해 내고 요약합니다. 또 지리 풍속 의복 섭생 제도...... . 모든 면에서 그 시대의 사회상을 조사해 봅니다. 답사 여행도 필수적이지요. 그러면서 저의 상상력을 조금 덧입혀서 줄거리를 구상하고, 그리하여 풍경이 펼쳐진 듯이 제 머릿속에 잡혀야 그때 비로소 집필을 해나갈 뿐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소설 <정기룡>의 2차적인 활용 계획도 있나요?

▲2권이 출간된 현재 드라마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만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출판사에서는 저의 원작을 바탕으로 웹툰 대형뮤지컬 등으로도 제작될 수 있도록 일련의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는 줄 압니다. 경북 상주시에서도 정기룡 테마파크가 포함된 상주역사문화파크를 건립하여 비약적인 지역 발전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일련의 논의가 몇 분 시의원님과 관련부서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기존에 발표한 하 작가의 다른 소설들을 소개해 준다면?

▲돌이켜 보니, 다 졸작일 뿐 내세울 만한 게 없군요. 굳이 말씀드린다면 아무래도 처음 출간된 작품인 <유기>를 잊을 수 없고, 또 한 가지는 <고래소년 울치>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 어린이와 학생들이 영상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 작가의 향후 계획은?

▲3,4,5권의 집필에 집중할 뿐 그 이후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용준(qhaopa@naver.com) 소설가 이모저모

  

소설가&시인.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ㆍ단편 소설, 시, 동화 등을 발표했다. 장편소설 <고래소년 울치>는 '2013년 문화관광부 최우수 도서'와 '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멸(滅)>은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제 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moonil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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