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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시인이 '천도복숭아 그림'을 서재에 걸어둔 사연

김덕권 시인 l 기사입력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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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우리말에 그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은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거나 상태의 변화 없이 있는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사는 뜻이 사람과의 만남에 있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것보다 행운이 아닐 수 없지요.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단순히 행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아마 수백생의 인연(因緣)의 결과임을 깨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좋은 사람! 그 중에도 한평생 서로를 높여주고, 서로에게 디딤돌이 되기도 하고,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는 사람이라면 일생의 도반(道伴)이고 동지(同志)가 아닐까요?

 

도반이란 함께 불도(佛道)를 수행하는 벗으로서, ()로써 사귄 친구라는 뜻입니다. 도반은 깨달음을 목적으로 같은 도를 수행하는 동지를 가리킵니다. “좋은 도반을 만났다는 것은 공부의 모든 것을 이룬 것과 같다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수행하는 이에게 도반은 더없이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동지(同志)는 파란고해(波瀾苦海)가 끊일 새 없이 일어나는 속세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동지는 굳은 신념과 함께 목적을 이룰 때까지 모든 잡스런 생각이 없어야 하고 배신이나 탐욕과 같은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그러니까 정신세계에서는 도반이 필요하고 속세에서는 동지가 반드시 있어야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초토의 시로 유명한 시인 구상(’1919~2004)과 황소’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1916~1956)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는 동지였다고 합니다어느 날 구상이 폐결핵으로 폐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몸과 마음이 약해진 탓인지 절친한 이중섭이 꼭 찾아와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평소 이중섭보다 교류가 적었던 지인들도 병문안을 와 주었는데섭섭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그러다가 나중에는 이 친구가 무슨 사고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 지경이었습니다그때 이중섭이 찾아 왔습니다심술이 난 구상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고 짐짓 부아가난 듯 말했습니다.

 

자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그 누구보다 자네가 제일 먼저 달려올 줄 알았네내가 얼마나 자네를 기다렸는지 아나?”

 

그러자 자네한테 정말 미안하게 됐네빈손으로 올 수가 없어서.”하며 갖고 온 꾸러미를 풀어보니 천도복숭아 그림이 있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지 않던가그러니 자네도 이걸 먹고 어서 일어나게.“ 구상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과일 하나 사 올 수 없었던 가난한 친구가 그림을 그려오느라 늦게 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구상 시인은 2004년 5월 11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천도복숭아를 서재에 걸어 두고 평생을 함께 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도반과 동지들 모두가 갈구하는 우정이 아닌가요그냥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미로운 일입니까가까이멀리그리고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눈에 아롱거리며 미소 짓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크나큰 기쁨일 것입니다우리가 서로 도반과 동지가 되려면 서로 지키는 바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몰래 험담하지 않습니다험담하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관계는 끝장납니다.

 

둘째무의미한 논쟁은 하지 않습니다진실한 도반과 동지는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그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난처한 상황에 처하도록 두지 않습니다아주 오래전 망년회 석상에서 음치인 저더러 노래를 부르라고 해 한곡 부르다가 골목을 잊어버렸습니다당황하고 있는 순간 한 도반이 튀어나와 거들어주어 위기를 모면한 생각이 나네요.

 

넷째성공을 질투하지 않습니다진실한 도반과 동지는 성공을 질투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다섯째바라는 바가 없어야 합니다관계는 어려움을 겪을 때 확연히 드러납니다힘들 때일수록 등 돌리지 않고할 수 있는 한 성의껏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며결코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도반과 동지 사이에 서로 가까이 하면 까라지던 공부심도 일어나고없던 사업심도 생겨나며의혹이나 원망심도 사라지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이러한 사람은 곧 그 마음이 살아 있는 사람이고그냥 좋은 도반 동지가 아닐는지요duksan4037@daum.net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 [Below is the [full text] of an English article translated from the above article with Google Translate.]

 

 

The story of Gu Sang's poet hung a picture of a peach in his library

The painter Lee Joong-seop (1916-1956) is a comrade of the poet Gu Sang-sang, who had long friendships.

duksan4037@daum.net

-Poet Kim Deok-kwon

 

In Korean, there is a word ‘just’. It just means that it is as it is without any action or change of state. As we get older, everyone thinks at least once that the meaning of human life lies in'meeting with people'. So, meeting'just a good person' is more fortunate than anything else.

 

Just meeting good people can't be considered just luck. You have to realize that it is probably the result of hundreds of relationships. Just a nice person! Among them, if you are a person who enhances each other for a lifetime, serves as a stepping stone for each other, or a support, would you not be a lifelong doban and comrade?

 

Doban means a friend who practices Buddhism together, and is a friend made as a Tao. Doban refers to a comrade who practices the same Tao for the purpose of enlightenment. As the Buddha said, “To meet a good Doban is the same as accomplishing all of your studies,” Doban is extremely valuable to those who practice it.

  

And dongji (同志) refers to people who share their will in the world where blue confession is constantly occurring. Comrades should be free from all vulgar thoughts until they achieve their purpose with firm convictions, and should not have thoughts such as betrayal or greed. Therefore, in the spiritual world, we need to doban and in the world we must have a comrade in order to regain the vitality of life.

 

It is said that the poet Gusang ('1919~2004), famous for the ‘Poetry of Choto,' and the painter Lee Jung-seop (1916-1956), famous for painting the ‘The Bull’, have long been friends. One day, Gusang had a lung amputation surgery for pulmonary tuberculosis. Perhaps it was because of the weakened body and mind, the best friend Lee Jung-seop came and waited for the cycle.

 

My acquaintances, who had less exchange than usual, also visited the hospital, and I even felt regretful. Then, later, I was worried that this friend might have had an accident. At that time, Lee Jung-seop came. The grumpy idea concealed his welcome and said, as if he were swelling.

 

“How can you do this? I thought you were the first to run. Do you know how long I have been waiting for you?”

 

Then he said, “I'm so sorry for you. I couldn't come empty-handed.” When I opened the package I brought, there was a picture of a nectarine.

 

“Isn't the words of adults saying that eating nectarine peaches will lead to longevity. So, you can eat this and get up and get up.” Gusang forgot to talk for a while. My heart aches to think that a poor friend who couldn't buy a fruit came late to paint. Poet Gu Sang said that he spent his whole life hanging the nectarine in his library until he died on May 11, 2004.

 

Isn't this the friendship that all of us Doban and our comrades long for? How enjoyable it is to have someone you just want to see? How sweet is it to have someone you miss? It would be a great joy to be alive to have someone smile with their eyes near, far, and sometimes even in a place where you can't see very far. In order for us to be doban and comrades with each other, we must have something to guard against.

 

First, don't gossip secretly. The moment you learn that you are gossiping, the relationship ends.

 

Second, we don't have meaningless arguments. Sincere Doban and Comrades must agree with their opinion on a subject, or if not, try to respect it as it is.

 

Third, do not put yourself in an embarrassing situation. A long time ago, the stone statue of the year-end party asked me to sing a song and I forgot the alley while singing one song. The moment I'm embarrassed, I think that a doban popped out and helped me out of the crisis.

 

Fourth, don't be jealous of success. Sincere Doban and Comrades do not waste time on being jealous of success.

 

Fifth, there should be no wishes. Relationships are evident when struggling. The harder it is, the harder it is, the harder it is to give as much help as possible, and never ask for a reward.

 

When Doban and his comrades are close to each other, a feeling of study that has been difficult will arise, a feeling of business that has not existed will arise, and there are people who make doubts and resentment disappear. Such a person is a person whose heart is alive, and isn't he just a good doban comrade?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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