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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능쟁이 맛을 알아?

권오인 수필가 l 기사입력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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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인 수필가.   ©브레이크뉴스

앞 논에 깔아놓은 볏짚에 무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식전 댓바람에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겨울철의 진객 쇠기러기는 편대를 이루어 곧 추위가 닥친다고 동네를 싸돌아다닌다. 일찍 날아온 쇠기러기 소리에 인촌 김성수선생의 모친은 추위가 빨리 올 것을 예견하고 입도선매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는데 나는 겨우 마무리 못한 장작을 패는 일이나 하고 수도꼭지를 보온 덮개로 싸매는 일이나 생각했을 뿐이다. 해가 오르자 촌로(村老)의 손발이 바빠졌다. 덩달아 텃새들도 내 눈치를 보며 먹이 찾아 뒤주 앞을 분주하게 들락거린다.

 

더 춥기 전에 겨우내 먹을 밑반찬꺼리를 준비하기 위해 읍내 저잣거리에 나갔다. 시골에서 장만한 농산물과 수산물을 즐비하게 늘어놓은 골목은 시끌벅적하다. 두툼하게 껴입은 아주머니들은 좌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댓가지씩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놓고 구수한 태안 사투리로 ‘아저씨! 이것 좀 사유~.’하며 호객한다. 수백 종의 먹거리는 없는 것 빼 놓고는 있을 것은 다 있었다. 기웃거리며 그냥 지나치기가 민망하기도 하지만 눈요기하기에는 충분했다.

 

둘러보다가 발이 멈춘 곳은 능쟁이(서해안의 작은 게)를 담아 논 고무다라 앞이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활발하지는 않아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서로 물고 물리는 광경은 싱싱하다는 느낌이었다. 정산포 갯벌에서 갓 잡아 왔다는 말에 토를 달고 싶지 않았다. 정산포 앞바다는 능쟁이를 비롯하여 바지락, 낙지, 망둥어 같은 연안 갯것들이 걸다. 능쟁이는 펄이 많고 썰물에도 물기가 마르지 않는 태안반도 갯벌의 조간대(潮間帶)에서 많이 서식한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진화된 어구로 남획하는 바람에 능쟁이 숫자는 태안의 인구만큼이나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낙지는 능쟁이를 사람보다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연승어업에 칠게나 능쟁이를 미끼로 쓴다. 괭이 갈매기나 도요새도 능쟁이를 좋아해서 그들 동족이 줄어든다. 대신에 능쟁이 4촌격인 칠게가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 서식 범위가 늘어나며 간장게장이 되어 식탁에도 심심찮게 오른다.

 

손이 큰 아주머니는 싸게 준다며 덤으로 몇 마리 더 주었지만 생각보다 비싼 값을 치르고 우수리와 섭섭하지 않을 만큼 담은 비닐봉지를 받아 들었다. 전문 래시피 없는 회 무침을 해 먹을 요량이다. 능쟁이는 간장게장이나 튀김, 된장찌개를 끓이기도 한다. 간장게장은 여름에는 약간 누린내가 나서 잘 먹지 않지만 이른 봄철과 가을에는 별미로 밥상에 오른다. 봄 능쟁이는 간장에 담았다가 초여름 보리밥하고 게걸스럽게 먹을 때가 밥도둑이 된다. 짭쪼름하게 간이 밴 게장을 양 손가락으로 잡아 잘근잘근 씹어 먹고 국물이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빠는 맛도 일품이다. 흔히 게장이란 게를 간장에다 담가먹는 것이라고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사실은 암게의 등딱지 안쪽에 붙은 노란 미숙 난(卵)을 게장이라 한다. 간장게장은 난황(卵黃)이 간장에 맛 들여져 풍미를 더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서리가 내릴 때 잡는 일명 서리능쟁이는 산 채로 요리된 회 무침이 좋다. 원래 게는 무장공자(無腸公子)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창자가 없는 귀한 몸이다. 비유적으로는 담력이 없는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하여 비린내가 없고 껍질이 얄팍하여 산채로 먹는 맛은 잔인하다기 보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다.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추천하고 싶다. 가성비 좋은 갑각류 중의 하나인 능쟁이의 겉모습은 볼품없는 장작개비에 갯벌 때 국물 묻은 것 같은 비호감이다. 몸통 어디를 보아도 먹음직스럽게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곳은 찾을 수 없고 게다가 발가락 끝부분의 유영지도 퇴화되어 뾰죽한 발톱이 앙상하다. 하지만 바지락처럼 민물에 해감하여 깨끗하게 씻어 양푼에 담고 그곳에 간장, 고춧가루, 쪽파, 마늘, 깨소금을 뿌려 놓으면 양념된 채로 쓰리고 따가워 활발하게 기어 다닌다. 밥 한 숟가락에 한 놈씩 무작위로 잡아먹는 맛이란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칼칼하고 고소한 그리고 아삭한 식감의 아우라는 어떤 음식에 비교불가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보름게는 개도 안 먹는다'라는 속담을 기억하면 더 맛깔 나는 능쟁이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는 빛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달 밝은 보름 전후에는 살이 빠져 맛이 덜하다. 이왕 살이 꽉 찬 게를 먹으려면 달빛이 별로 없는 그믐 전후에 잡은 게가 좋다.

 

읍내에서 집에 돌아오니 아내와 아들딸이 김장하러 이미 와 있었다. 저잣거리에서 골고루 산 먹거리를 담은 검정 비닐봉지를 하나씩 열어 보더니 어물전이라며 박장대소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능쟁이며 갱개미, 붕장어, 톳 그리고 굴 소스와 세제다. 바다에서 잡는 해물은 모두 입맛에 길 둘여져 있기 때문에 늘 장바구니에서는 바다 냄새가 난다.

 

그동안 혼밥 짓던 고전 셰프의 손맛을 자랑하고 싶었다. 간편한 능쟁이 회 무침을 메인 메뉴로 선정하고 맛깔나게 만들었다. 몸에 양념간이 배어드는 고통에 무반주에도 열 개의 발이 춤을 춘다. 이를 ‘자산어보’에서 화랑해(花郞蟹)라 일컬었던가 보다. 발을 들었다 접었다하며 기어 다니는 모습이 춤추는 남자와 같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한다.

 

점심 밥상 가운데를 차지한 양푼에 담긴 능쟁이 회무침을 본 반응은 제 각각이었다. 처음 만나는 능쟁이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마저 없이 못마땅한 눈치다. 딸은 맛은 어디로 갔던지 투박한 양푼이 볼썽사납다며 가장자리에 꽃무늬가 그려진 넓은 접시에 능쟁이를 부었다. 그러자 탈옥한 죄수처럼 화랑해는 쪽파와 고춧가루를 등에 지고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밥상 위는 물론이거니와 방바닥으로 떨어져 도망가는 놈들을 포획하느라 야단법석이었다. 그야말로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다. 생포한 놈들을 다시 양념에 버무려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들딸은 얼굴을 찡그린 채 들여다보기만 했다. ‘불쌍하다.’ ‘맛이 없어 보인다.’는 핑계를 대며 빈 젓가락만 굴린다. 셰프의 정성과 자존심을 건드린다. 하기야 ‘니들이 게 맛을 알아?’ 어느 CF광고 대사를 인용한 꼰대의 말에 자연 조미료를 가미하여 채근했다. 먹거리의 선택은 자유지만 맛은 눈, 코, 귀로 감지할 수 있어도 혀끝에 닿지 않고는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일단 눈을 질끈 감고 한 마리씩 입에 넣고 씹어보라고 했다.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천하일품이라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는 사이 바닥이 났다. 밑바닥을 들어낸 양푼에는 칭찬과 감사와 박수가 가득했다. 가족의 사랑 그리고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 잠들어 있다. 그것을 깨우면 현실로 다가온다.

 

*필자 반월(半月) 권오인 소개

 

때는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충남 태안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공직을 시작한 뒤 평생 같은 길을 걷다 마지막엔 계룡시 부시장으로 은퇴하였다. 이젠 귀거래사를 부르며 탯줄을 묻은 고향으로 낙향하여 인턴농부로 밭 이름 짓고 천하태평 농법으로 씨앗을 거두며 지낸다. 이곳에서 풍경소리를 들으며 간간히 책도 읽고 습작도하며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 호는 반월(半月)이며 좌우명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공저(共著) 2020년 ‘잊지 못할 내 삶의 한 순간’ <작가교실> 출판.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 [Below is the [full text] of an English article translated from the above article with Google Translate.]

 

Do you know the taste?

-Kwon Oh-in, essayist

 

The scars fell white on the rice straw laid in the rice field in front. In the midst of the heavy wind before the ceremony, the winter marchers flew from Siberia, forming a formation and wandering around the neighborhood saying that the cold is coming soon. At the sound of iron goose flying early, Inchon's mother Kim Seong-su predicted that the cold would come quickly, and made a lot of money by pre-ordering her mouth. As the sun rose, the village old's hands and feet became busy. As a result, the birds are busy looking for food while looking at me.

 

Before it was colder, I went to the streets of the town to prepare side dishes to eat. The alleys lined with agricultural and marine products grown in the countryside are noisy. The thick-clad aunts squat in front of the seats, put five pieces in plastic containers, and say, “Mister! I have a reason for this~.’ Except for the absence of hundreds of kinds of food, there was everything there was. It was embarrassing to sneak and pass by, but it was enough to be eye-catching.

 

The place where my feet stopped while I looked around was in front of Gomdara, where I played with neungja (small crabs on the west coast). Even though it wasn't active because of the cold weather, the sight of moving constantly and biting each other felt fresh. I didn't want to vomit at the saying that I had just caught it from the Jeongsanpo tidal flat. In the offshore of Jeongsanpo, there are neungja, clams, octopus, and goby fish. Neungjawis live in the intertidal zone of the Taean Peninsula tidal flat, where there is a lot of pearl and does not dry out even at low tide. However, these days, due to the overfishing of advanced fishing gear, the number of fluents is decreasing as much as the population of Taean. In addition to this, the octopus prefers a good man more than a person. That's why they use lacuna or neungja as bait for continuous fishing. Hoe gulls and snipes also like wise men, so their kinship decreases. Instead, the range of its habitat increases to see if chil crab, which is the 4th knuckle, adapts well to the environment, and becomes soy sauce crab, which makes it boring to the table.

 

She gave her a few more as a bonus, saying that she gave it cheaply, but she accepted a plastic bag that was not disappointed with Ussuri at a higher price than she thought. It is the amount to eat with sashimi without a professional recipe. Neungjabi is also made with soy sauce crab, tempura, and miso stew. Soy sauce crab is not eaten well in summer because it has a slightly sour smell, but it is served on the table as a delicacy in early spring and autumn. The time when spring Neungjabi is served in soy sauce and eaten with barley rice in early summer becomes a rice thief. The salty seasoned crab paste is caught with both fingers and chewed well, and the taste of sucking the broth-soaked finger on the side is also excellent. There are surprisingly many people who know that crabjang is a crab that is soaked in soy sauce, but in fact, the yellow unripe egg on the inside of the shell of a female crab is called crabjang. Soy sauce crab is the egg yolk flavored in soy sauce to add flavor.

 

However, the so-called sashimi seasoned alive is good for the so-called sashimi who catches when scares fall. Originally, as the nickname of Armed Confucius (無腸公子) suggests, crabs are precious bodies without intestines. Metaphorically, it also refers to a person who has no courage. It has no fishy smell, and the skin is thin, so the taste of eating alive is not cruel, but even if the two eat one die. I want to recommend it as a must-eat before dying. One of the cost-effective crustaceans, Neungjak's appearance, is an unfavorable feeling as if it was smeared with broth on the tidal flats on a tacky firewood. No matter where you look at your torso, you can't find a place where the flesh has risen so much that it feels like eating, and the swimming at the tip of the toe is also deteriorated, and the sharp toenails are bare. However, like clams, wash it in fresh water, wash it clean, and put it in a spoon. If you sprinkle soy sauce, red pepper powder, chives, garlic, and sesame salt there, it will be seasoned, sore and sore that you will crawl actively. You can't put down chopsticks that taste like eating one person at a time on a spoonful of rice. The aura of crisp, savory and crispy texture is incomparable to any food. One important thing is that if you remember the proverb,'I don't even eat dogs at full moon', you'll be buying a tastier nerd. In general, crabs hate light very much, so they lose weight before and after the bright moon, and taste less. If you want to eat crabs that are full of flesh, it is better to catch crabs before and after the moonlight when there is not much moonlight.

 

When he returned home from the town, his wife and sons and daughters had already come to kimchi. One by one, I opened a black plastic bag containing the foods I bought evenly in the streets, and they said it was Eomuljeon. It's my favorite neungjaeng and it's gang ant, conger eel, tot, and oyster sauce and detergent. All the seafood caught in the sea is tasted well, so the shopping cart always smells of the sea.

 

I wanted to show off the taste of the classic chef who had been cooking rice. The simple neungjak sashimi radish was selected as the main menu and made delicious. Ten feet dance without accompaniment to the pain of seasoning in the body. It seems that this was called Hwaranghae (花郞蟹) in “Sasaneobo”. It is said that the name was given to the meaning that the figure of crawling with feet raised and folded is like a dancing man.

 

Each reaction to seeing the spearheaded hoe-mu-chim in the bowl that occupied the middle of the lunch table was my own. Without even curiosity about how the taste of the knuckle he meets for the first time, he is unhappy. The daughter said that wherever the taste went, the clunky spoon was awkward, and she poured a knuckle on a wide plate with floral patterns on the edge. Then, like a prisoner who escaped from prison, the Hwaranghae began running away with chives and chili powder on his back, scattered in all directions. It was a fuss about capturing not only the top of the table but also those running away from the floor. It wasn't really an uproar at the time of 6.25. I started to taste them by mixing them with the seasoning again. However, her sons and daughters only looked into her with a frown. Roll only empty chopsticks, making excuses for ‘I’m sorry’ and ‘It looks tasteless.’ Touches the chef's sincerity and pride. Hagiya, ‘Do you know the taste of crabs?’ You can choose food freely, but even if you can detect the taste with your eyes, nose, and ears, you can feel it properly without touching the tip of your tongue. He told them to close their eyes, put them in their mouths, and chew them. It showed an unexpected reaction. The crunchy and savory texture was said to be the best in the world, and the floor ran out while pouring out the drawing exclamation. Praise, appreciation, and applause were filled with the spoon that lifted the bottom. The love and happiness of the family is asleep in the small daily life. When you wake it up, it comes to reality.

 

*Introduction of the author's Banwol (半月) Kwon Ohin

 

 

He was born in a rural village in Taean, Chungcheongnam-do in 1952 during the Korean War. He started public office early and walked the same path all his life, and finally retired as Vice Mayor of Gyeryong City. Now, calling your trading company, she heads back to her hometown where the umbilical cord was buried, names the field as an intern farmer, and lives by harvesting seeds using the peaceful farming method. He lives here as a free man while listening to the sound of the scenery, reading books and studying occasionally. He is called Banwol (半月) and his motto is Merchant Ship Yaksu (上善若水). Co-author (共著) Published “An Unforgettable Moment in My Life” <Writer Class> i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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