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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나는 노력으로 동료문인들과 불화를 극복했다!

오태규 소설가 l 기사입력 202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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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규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일전에 내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을 읽어보았다.

 

“나는 피나는 노력으로 동료문인들과 불화를 극복했다. 박영준은 ‘겨울등산’을 읽고 화해했고 김동리는 ‘밀다원시대’를 읽고 화해했고 이문열은 ‘익명의섬’을 읽고 화해했고 조정래는 ‘결빙시대’를 읽고 화해했고 이문구는 ‘그리운 이문구’라는 병중일기를 읽고 화해했다.”

 

뜻밖에도 마음에 묘한 파문이 일었다. 갑자기 귓전을 때리는 소리가 있었다.

 

“가소롭구나. 네 주제에 무슨 싸움을 걸었고 어떻게 화해를 했다는 말이냐. 아직도 주제파악을 못하느냐. 네 오만하고 발칙하고 별쭝맞은 생각부터 바꿔라.”

 

내 속에서 터져 나오는 자조(自嘲)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타인이 나에게 퍼붓는 조소와 야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랴. 등단하고 나서 어디까지나 작품 때문에 그랬지만 일부 문인들에게 심한 갈등과 불만을 느끼다가 화해를 한 것도 사실이 아닌가.

 

“어떻게 화해를 했는가.” “나에게 그 화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어김없이 ‘Labrador spar가 떠올랐다. Labrador spar는 손에 움켜쥐고 일정한 각도로 돌릴 때만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광석이다. 허드슨만의 작은 보석이다. 내가 누군가와 화해를 간절히 바랄 때 나는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이 ‘신비한 돌’을 요리조리 열심히 돌렸다. 그의 작품에서 ‘숨어 있는 빛’이 튀어나오기를 애타게 바랐다. 나의 화해는 ‘래브라도 스파’가 황홀한 빛을 뿜어낼 수 있도록, 바로 ‘그 올바른 각도’를 찾아내는 끝없는 고행의 길이었다.

 

나의 화해의 의미는 이제 명백해졌다.

 

“작품에서 나를 매료시키는 광채를 발견했을 때 그 눈부심 속에서 선입견은 사라지고 작가를 좋아하게(혹은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아시아문학상 제1회 수상자인 소설가 박영준은 매양 신문연재나 쓰고 통속소설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해서 잔뜩 얕잡아보고 못마땅해 했다. 어느 해 섣달그믐날밤 흰 눈이 덮인 인왕산을 건너다보다가 불현듯 ‘겨울등산’이 생각났다. 참으로 우연히 박영준의 ‘겨울동산’을 읽게 되었다.

 

겨울달빛처럼 영롱한 문체와 겨울 산처럼 쓸쓸한 한 사내의 회한이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왔다. 뼛속으로 스며드는 우수와 고독을 느꼈다. 그의 정갈한 언어는 차갑고 아름답게 빛났다.

 

그랬다. 그의 숨은 광채는 ‘겨울동산’이었다. 그 눈부심 속에서 선입견은 사라지고 나는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문단의 큰 어른이신 김동리는 모울턴의 소설론을 펴고, 포스터의 ‘소설의 양상’을 자주 인용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구경적(究竟的) 진리 혹은 가치, 이런 말들을 늘어놓을 땐 딱 질색이었다. 어쩐지 악지 같은 주장이 너무 많았다. 그의 작품은 샤머니즘과 주술적인 토속정서를 정지된 시간과 풍경 속에서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무늬와 색깔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줄 뿐이었다. 그의 소설은 모과나무 열매의 과육을 씹는 것만 같았다.

 

어느 해 중구에 있는 부산 집에 들렀을 때 근처 남포동에 있었다는 ‘밀다원’이 생각났다. 그날 밤 나는 김동리의 '밀다원시대'를 읽었다.

 

1.4후퇴 때 땅 끝, 부산까지 밀려간 예술인들의 암울한 이야기다. 밀다원이란 다방에서 뿌리가 뽑힌 채 기약 없는 삶을 이어가는 세 주인공들의 우정과 절망과 고통이 극세필로 묘사되었다. 소설가 이중구는 서울에 병든 어머니를 두고 부산으로 피신했는데, 그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시인 박운삼은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밀다원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살한다. 먼저 부산에 내려가 문총 일을 맡고 있던 평론가 조현식은 그 혼란 속에서도 그래도 동료를 챙길 만큼 따뜻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유독 한 가지가 관심을 끌었다.

 

“앞뒤에 죽음과 이별을 두고 좌우에 유랑과 기한을 이끌며, 그래도 아는 얼굴, 커피 한 잔이 있어서 즐겁단 말인가, 그래도 즐겁단 말인가, 무엇이 즐겁단 말인가.”

 

이 같은 이중구의 독백에서 보듯이 작가 김동리의 인간적인 체취와 고뇌가 물씬 묻어났다. 바늘로 콕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던가.

 

그랬다. 그의 숨은 광채는 ‘밀다원시대’였다. 그 눈부심 속에서 선입견은 사라지고 나는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문열이 신춘에 당선되고 나서 2년 후에 소설집 ‘그해겨울’을 내놓았다. 비록 문창 수준이었지만 나는 무척 좋아했다. 이후에 발표해 크게 성공을 거둔 작품들은 어쩐지 잘 읽혀지지 않았다. ‘그해 겨울’ 후기에서 그는 이렇게 기염을 토했다.

 

“나는 아직 서적과 관념에 의존하고 있다. 좀 더 공격적인 표현으로 고치면 현학적이란 뜻이 되겠는데, 나는 앞으로도 이대로 버티겠다. 읽는 당신들은 갈채에 인색하라. 오히려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이제 막 출발한 작가의 이 신선한 희망이 언제나 유지되도록 부단히 감시하고 깨우쳐 주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의 글은 날이 갈수록 관념적이고 현학적(衒學的)인 것이 되어갔다. 그의 소설은 어설프고 생경한 철학노트에 ’언어의 살‘을 붙여 놓은 것과 흡사했다. 비교적 성공을 거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너무나 분석적이고 사변적이며 리얼리티가 없다. 의식화된 끈질긴 자기주장을 엮어가는 심리 전략 이념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의 소설은 인간의 틈새의 생각과 느낌들을 풀어내지 못했다. 여리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져 줄 만한 가슴이 없었다. 그해 겨울’에서 보여준 그 낭만과 고독과 아름다운 방황도 사라져 버렸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아르티장(artisan)”이라고 그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잡지표지에서 이문열의 ‘익명의 섬’을 발견했다. 나는 진열대 앞에 선 채로 그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한 서너 페이지를 읽다 말고 나는 그만 책을 덮고 말았다. 그것은 감동 때문이었다. 그의 소설은 뜻밖에도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었다. 뛰어난 이야기꾼(raconteur)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래 되어 거의 잊어버렸지만 치밀한 구성, 섬세한 심리묘사, 빈틈없는 상황설정. 그의 언어는 마력처럼 번뜩였다.

 

그의 숨은 광채는 ‘익명의 섬’이었다. 그 눈부심 속에서 선입감은 사라지고 나는 그를 인정하게 되었다.

 

항상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있다. 양의성(兩義性). 그렇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아하는 마음도 싫어하는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진정으로 한 작가를 아끼고 이해할 때만 그는 눈부신 빛을 발했다. 그의 글은 열심히 읽고 사랑하자. 그의 숨은 광채가 내 마음을 사로잡을 때까지 나는 끊임없이 내 마음의 ‘래브라도 스파’를 돌리고 있을 터이다.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 [Below is the [full text] of an English article translated from the above article with Google Translate.]

 

I overcame the discord with my fellow writers with bloody efforts!

“I am posting this article as a New Year's gift. Have a good time.”

Oh Tae-gyu novelist

 The other day, I read the post I posted on Facebook.

 

“I overcame the discord with my fellow writers with bloody efforts. Park Young-joon read'Winter Climbing' and reconciled, Kim Dong-ri read'Mildawon Era' and reconciled, Lee Moon-yeol read'Anonymous Island' and reconciled, Jo Jung-rae read'Ice Age' and reconciled, and Lee Mun-gu was called'Nostalgic Lee Mun-gu'. I read the diary and reconciled.”

 

Unexpectedly, a strange ripple arose in my heart. Suddenly there was a sound hitting the ear.

 

“It's petty. What fight did you have on your subject and how did you reconcile? Are you still unable to grasp the subject? Yes, change your arrogant, uncomfortable, and uncomfortable thoughts.”

 

It was the voice of self-help bursting out of me. It was also the ridicule and booing that others poured on me.

 

But what should I do? It was because of the work until the end of the day, but is it not true that some literary people felt severe conflict and dissatisfaction and then reconciled.

 

“How did you reconcile?” “What does that reconciliation mean to me?”

 

As my thoughts went crazy here,'Labrador spar came to my mind. Labrador spar is an ore that gives off a brilliant glow only when it is held in the hand and turned at a certain angle. Hudson's little gem. When I earnestly hoped for reconciliation with someone, I worked hard to cook and cook this “mysterious stone” that exists in my heart. He eagerly hoped for the “hidden light” to emerge from his work. My reconciliation was an endless path of penance to find “the right angle” so that the “Labrador Spa” could emit a fascinating light.

 

The meaning of my reconciliation is now clear.

 

“When I find the luster that fascinates me in my work, my preconceived notions disappear from the glare and I like (or admit) the artist.”

 

The first winner of the Asian Literature Award, Park Young-joon, wrote a series of newspapers in Maeyang, and said that he could not escape from popular novels. One year, while crossing Mt. Inwang covered with white snow on New Year's Eve, I suddenly thought of'Winter Climbing'. Indeed, by accident, I read Park Young-joon's “Winter Garden”.

 

The remorse of a man who was as bright as the winter moonlight and lonely as a winter mountain came with a calm impression. I felt excellence and solitude seeping into my bones. His refined language shone cool and beautifully.

 

I did. His hidden brilliance was a'winter garden'. In that glare, the prejudice disappeared and I came to like him.

 

Kim Dong-ri, the big adult of the paragraph, was happy to open up Moulton's novel theory and frequently quote the poster's “the aspect of the novel,” but I hated it when he spoke of spectacle truths or values. Somehow, there were too many arguments like Akji. His works only gave the impression of seeing shamanism and magical folk sentiment with mysterious and fantastic patterns and colors in a still time and landscape. His novel seemed to chew the flesh of a quince tree.

 

One year, when I stopped by the Busan house in Jung-gu, I remembered'Mildawon,' said to have been in Nampo-dong nearby. That night I read Kim Dong-ri's'The Era of Mildawon'.

 

1.4 This is a dark story of artists who were pushed to the end of the earth and Busan during the retreat. The friendship, despair, and pain of the three protagonists who are uprooted in a teahouse called Mildawon and lead a life without energy are described in fine detail. Novelist Lee Joong-gu fled to Busan with her sick mother in Seoul, and she suffers from guilt. Poet Unsam Park breaks up with his girlfriend and commits suicide after taking sleeping pills in Mildawon because he cannot overcome the shock. Critic Jo Hyeon-sik, who first went down to Busan and was in charge of the door-chong job, is a warm and active person enough to take care of his colleagues despite the confusion.

 

One particular thing drew attention.

 

“With death and farewell in front and back, we lead the wandering and deadlines on the left and right, and we still have a known face, a cup of coffee, so it’s fun, still fun, what’s fun?”

 

As seen in Lee Jung-gu's monologue, author Kim Dong-ri's human body odor and anguish were buried. Didn't he look like a person who wouldn't make a drop of blood even if he stabbed it with a needle?

 

I did. His hidden brilliance was "The Age of Mildawon". In that glare, the prejudice disappeared and I came to like him.

 

Two years after Lee Moon-yeol was elected in the New Year, he released a collection of novels “That Year Winter.” Although it was at the level of Munchang, I really liked it. The works that were released later and had great success were somewhat poorly read. In the latter part of'That Winter', he vomited like this.

 

“I am still dependent on books and ideas. If I correct it to a more aggressive expression, it would mean pedantic, but I will continue as it is in the future. Those of you who read, be stingy with acclaim. Rather, what you have to do is to constantly monitor and awaken this fresh hope of the artist who has just started.”

 

As he said, his writings became more ideological and pedantic. His novels resembled a clumsy and unfamiliar philosophical note with “Language Flesh”. The relatively successful “our distorted hero” is also too analytical, speculative, and unrealistic. It is only a story of a psychological strategy ideology that weaves a persistent self-assertion that has become conscious.

 

His novels could not solve the thoughts and feelings of human niche. There was no heart to touch the delicate, beautiful human soul of Jericho. The romance, solitude, and beautiful wanderings that were shown in the winter of that year have also disappeared. The disappointment was great as the expectations were high. I complained to him that he was "not an artist, but an artisan."

 

While stopping at a bookstore, I accidentally discovered Lee Moon-yeol's “anonymous island” on the cover of a magazine. I stood in front of the shelf and started reading his novel. After reading one or three or four pages, I stopped closing the book. It was because of the impression. His novel was unexpectedly so beautiful and fun. He unfortunately demonstrated the talent of an outstanding storyteller (raconteur). It is long and almost forgotten, but detailed composition, delicate psychological description, and tight situation setting. His language flashed like magic.

 

His hidden brilliance was an "anonymous island." In that glare, the preconceived feelings disappeared and I recognized him.

 

There are always words that linger in my head. Yanguiseong (兩義性). Yes, likes and dislikes are like two sides of a coin. Likeness can also start from dislike. Let's try to make everyone like it.

 

Only when he truly cares for and understands a writer, he shines brightly. Read and love his writings. I'll be constantly spinning the "Labrador Spa" of my mind until his hidden brilliance captures my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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