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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귀한 것입니다!

권오인 수필가 l 기사입력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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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인 수필가.  ©브레이크뉴스

눈구름에 갇힌 쇼파에서 낮잠을 청하던 그때 폰 벨이 울렸다.

 

‘권형! 차 한 잔 할까요?’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던 선배였다. 사실 만난지 오래되어 반갑기도 했지만 습관적으로 오침을 하려던 때여서 그리 내키지는 않았다.

 

‘네, 무슨 일이 있나요?’

 

‘아니 오랜만에 얼굴 좀 볼까하고…’

 

주섬주섬 두툼한 잠바 하나 걸치고 머리에 회오리 털모자 쓰고 나갔다. 벌써 커피숍의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선입견인지 몰라도 뭔가 언짢은 얼굴이었다. 본말은 뒤로하고 은퇴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묻는 동안 시간이 조금 흘렀다. 소원했던 거리는 같은 마음으로 좁혀지자 ‘한 가지 알아보고 싶다’며 의자를 당겨 앉았다. 무슨 큰일인가 싶고 혹여 베일에 싸인 블록체인 같은 곳에 배팅을 권유하지나 않을까하는 의구심에 부담스럽고 무서웠다. 하지만 의외의 물음에 긴장감은 돌아앉았다. 선배는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가 커지며 옆 테이블을 넘고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어촌에 사는 지인이 선물을 보내주어 반갑게 열어보니 값싼 새파란 파래 김이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고마운 마음에 밥에 싸서 먹었더니 떫고 깔깔하여 도저히 먹을 수 없어 물에 불려서 무침을 했더니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싶어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것이다. 백수이다 보니 무시당한 기분에 너무 화가 나서 내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말이 왜 그리 가당치 않던지 웃을 일이 없어 웃음을 잃어가던 나를 웃게 만들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이런 때 딱 어울리는 말이다. 모르는 데서 오해가 생겼고 여기에 자신의 삼식이 처지를 보태니 버럭 화가 치밀어 주체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사모님까지 등 뒤에 대고 ‘수준에 딱 맞는 선물이네’ 하며 비아냥대는 말이 비수가 되었던 가 보다. 달갑지 않은 선물을 받고 스트레스에 짜증난 이에게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무식의 소치라며 잘난 척하면 상처를 더 입을 것만 같고 막연히 이해를 구하면 또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 같았다. 일단 즉답을 미루고 나도 선물 때문에 실수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조그마한 포구에서 친척 아주머님 혼자 운영하는 회집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곳에서 주말에 친구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주머니께서 검정 비닐봉지를 내 손에 쥐어 주시며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으라’는 말씀을 곁들였다. 내용물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고맙게 받아들었다. 말린 건어물쯤으로 생각하고 집에 와서 포장지를 뜯어보니 처음 보는 빅 소시지의 모양과 크기가 닮은 정체모를 해산물이었다. 비닐에 돌돌 포장된 채 꽁꽁 얼어있는 누렇고 거뭇한 해물은 에스키모의 주식처럼 보였다. 어촌 출신인 아내도 처음 보는 신기하고도 이상한 물건이라며 들춰 보았지만 생선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어묵 같은 완제품도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칼로 끝 부분을 베어 입에 넣었더니 맛은 미궁으로 빠졌고 비릿한 냄새가 바다가 고향이라는 확신만 얻었다. 일단 성도 이름도 모르는 해산물은 고마운 마음 보다는 이상한 선물로 딱지를 맞고 냉동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잠들었다. 한 이태쯤 지나 전복, 해삼 양식하는 집안 동생이 왔다. 그때 정체모를 물건을 꺼내어 보여주면서 ‘이게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어름 덩어리 같은 비닐포장을 받아들자마자 웃기부터 했다. 웃음을 멈추지도 않은 채 비닐을 벗기더니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듯 ‘와~ 물건 좋다. 좋아’

 

‘형님! 이게 고노 와다 인디, 몰라요?’ 그래 와다? 고노 와다가 뭐여?

 

그날 아우는 고노와다를 떡국처럼 썰어 참기름 장에 찍어 내게 권하면서 술안주로 볼이 터지게 먹고 나머지는 양념과 상추를 넣고 비빔밥을 뚝딱 만들어 한 그릇씩 주면서 술기운에 으쓱해진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일장 연설을 했다. 고노와다는 해삼 내장으로 영양가가 최고여서 생물로 먹기도 하고 얼려서 보관하여 먹기도 하지만 호불호가 있는 기호식품이라 한다. 나라에 따라서 명칭도 다른데 일본에서는 야행성인 쥐를 닮았다하여 바다 쥐라는 나야코(海鼠)라 부르며 영어권에서는 오이와 닮았다하여 바다오이(sea cucumber)라 한다며 주절주절 제법 수준 높은 말을 이어갔다. 해삼은 무척추 극피동물로 맛은 짜고 성질은 무득하지만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은은한 바다 향과 고소하고 단백한 맛이 일품이란다. 정말 그날 참기름에 찍어 먹는 와다는 중독성이 있어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어서 먹은 비빔밥은 학습효과 때문인지 몰라도 정말 혀끝의 욕망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무지의 소치로 냉대했던 고노와다는 귀한 음식으로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후로 바다에서 생산되는 꽃게 간장게장과 어리 굴 젖 그리고 고노와다 비빔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3대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이야기를 건네는 동안 추임새도 없이 눈만 끔뻑거리며 듣던 선배는 무슨 뜻인지 알겠다며 말을 끊었다. 그리고 궁금한 파래김의 정체를 알고 싶다며 채근했다. 선배가 아는 파래김은 색깔이 푸르러 일명 청태(靑苔)라고 하는 감태(甘苔)다. 생김새는 매생이와 비슷한 해초로 태안의 청산리와 이원 청정해역의 얕은 수심에서 자란다. 오롯이 바닷물과 햇볕에 의지해 자라는 감태는 주로 겨울철에 생산되어 생물로 떡국에 넣어 먹기도 하고 숙주무침도 한다. 김처럼 말린 제품은 참기름을 바르고 소금간을 하여 살짝 구워내면 단맛과 쌉쌀한 맛이 나고 해초향이 은은하게 퍼져 입맛을 돋운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에서 소량이 생산되기 때문에 값도 김(해태)에 비해 5배 정도 비싸다.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 겨울철 감태다. 라고 아는 만큼 설명을 하였더니 ‘무식하여 잠시라도 고마움 보다는 나쁜 마음을 품었다’다며 자책의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렇게 귀한 선물을 욕으로 포장하여 쓰레기통에 넣었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나 역시 귀한 고노 와다를 몰라 고마운 마음 보다 이상한 해산물로 이태 동안이나 오해를 했으니 부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배나 나나 상식의 한계가 빚은 미움에 고해성사를 하고 뉘우침의 보속을 수행해야할 일이었다. 선물을 주신 분께 너무 미안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선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 소설이 생각났다.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부부에게 돌아온 크리스마스는 선물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아내는 자신의 소중한 머리를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샀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띠를 샀다. 하지만 서로에게 더는 쓸모없는 선물을 마련한 것이다. 진정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하여 선물을 마련한 따뜻한 이야기다. 무엇이든 진실한 선물은 귀한 것이다.

 

선물을 주는 것은 마음을 표현하고자 내가 가진 자원을 희생하는 것이지만 받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선물은 마음을 담은 귀한 것인 만큼 감사한 마음이 먼저다. 선물의 내용보다도 마음 씀씀이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설령 선물의 정보를 모른다는 이유나 선입견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될 일이다. 선물을 줄 때도 받는 사람의 눈높이를 생각하여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젊었을 때는 선물을 서서 두 손으로 받지만 요즈음에는 허리를 굽혀 가슴으로 고맙게 받는다. 이제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은 마음이라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다.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 [Below is the [full text] of an English article translated from the above article with Google Translate.]

 

Gifts are precious!

-Kwon Oh-in, essayist

 

When I was taking a nap on the sofa trapped in a snow cloud, the phone bell rang.

 

'Kwon Hyung! Shall we have a cup of tea?’ It was a senior who worked at work together. He was actually glad to see him for a long time, but he wasn't very reluctant because he was habitually trying to miss him.

 

'Yes, what happened?'

 

'No, I was thinking of looking at my face after a long time... ’

 

Juseom Juseom Putting on a thick jacket and a tornado hat on his head, he went out. He was already waiting for him to sit by the window of the coffee shop. It was a preconceived notion, but it was a disgusting face. A little bit of time passed while I left my words behind and asked how I was doing after retiring. As the wished distance narrowed with the same mind, I pulled up a chair and sat down saying'I want to find out one thing'. He was burdened and scared by his doubts, wondering what the big deal would be and whether he would recommend betting on something like a veiled block chain. However, the tension turned around at his unexpected question. The senior couldn't hide his unpleasant feeling and his voice grew louder and he was over the table next to him. The story was like this. An acquaintance living in his fishing village sent a gift and opened it happily to say that it was a cheap blue laver. However, when I was grateful, I wrapped it in rice and ate it, and it was astringent and soft, so I was soaked in water and seasoned it. Since he is an unemployed man, he was so angry that he felt neglected and wanted to complain to me. It made me laugh because I was losing my laughter because I had nothing to laugh about why it wasn't so fair. The word that you can see as much as you know is a perfect word for a time like this. There was a misunderstanding from not knowing, and it seems that he was so angry that he couldn't control himself because his three-sik was in trouble. Besides, it seems that the words of ‘It’s a perfect gift for the level’ of his wife on his back became a dagger. I was worried about what to start with to someone who was annoyed by stress after receiving an unpleasant gift. It seemed that if I pretended to be sochi of ignorance, it would hurt more, and if I vaguely sought understanding, the same situation seemed to be reproduced again. First of all, after putting off the immediate answer, I also talked about the experience of making mistakes because of a gift.

 

It was when she went to a meeting run by her relatives and aunts alone at a small port. There she came out after a meal with her friends on the weekend, where she put her black plastic bag in her hand and said, “Put it in the freezer and eat it”. Not sure what the contents were, but she accepted it gratefully. I thought it was dried fish, and when I came home and opened the wrapper, it was seafood that looked like the shape and size of a big sausage for the first time. The yellow and dark seafood wrapped in plastic and frozen solid looked like Eskimo's staple food. Even though her wife, who is from the fishing village, said it was a strange and strange thing that she saw for the first time, it wasn't a fish cake or a finished product. I couldn't figure out what the hell was, so I cut the tip of it with a knife and put it in my mouth, and the taste fell into a labyrinth, and the fishy smell gave me confidence that the sea was my hometown. First of all, seafood, whose name was unknown, was ticketed as a strange gift rather than gratitude, and fell asleep deep in the freezer. About two years later, a younger brother of the family who cultivated abalone and sea cucumber came. At that time, I took out an unidentified object and asked'Do you know what this is?' and as soon as I accepted the plastic packaging that looked like a chunk of ice, I started laughing. Without stopping to laugh, I took off the plastic and seemed to be a treasure. Good'

 

'brother! This is Kono Wada Indie, don't you know?" What is Kono Wada?

 

On that day, my brother recommended to me to chop Konowada like rice cake soup, dip it in sesame oil sauce, and make the cheeks burst with alcohol snacks. Konowada is a sea cucumber intestine and has the best nutritional value, so it is eaten as a living organism, or frozen and stored, but it is said to be a favorite food. Depending on the country, the name is different. In Japan, the sea mouse is called nayako because it resembles a nocturnal mouse, and in the English-speaking world, it is called sea cucumber because it resembles a cucumber. Sea cucumber is an invertebrate echinoderm, and it tastes salty and has a good nature, but when you make bibimbap and eat it, it has a subtle sea scent and savory and protein taste. Wada, which was eaten with sesame oil that day, was addictive, so I couldn't let go of my chopsticks. The bibimbap that I ate after that was because of the learning effect, but I couldn't really control the desire on my tongue. Konowada, who had been coldly treated with ignorance sochi, captivated my taste with precious food. Since then, blue crab soy sauce crab sauce, Eori oyster milk, and Konowada bibimbap, which are produced in the sea, have established themselves as one of my three favorite foods.

 

While telling this story, he stopped talking, saying that he knew what he meant by listening to him with a stiff eye. And he said he wanted to know the identity of Parae Kim. The blue lae kim that the senior knows is a green seaweed called Cheongtae, which is also known as Gamtae (甘苔). It is a seaweed similar in appearance to Maesengi and grows in shallow water in the clean waters of Cheongsan-ri and Iwon in Taean. Ecklonia cava, which grows solely on sea water and sunlight, is mainly produced in winter, and is eaten in rice cake soup as a living organism and seasoned with bean sprouts. Dried products like seaweed will have a sweet and bitter taste when grilled with sesame oil and seasoned with salt, and the aroma of seaweed spreads gently to arouse your appetite. Because it is produced in a small amount in the uncontaminated sea, the price is about five times higher than that of seaweed (Haetae). It is a wintertime Ecklonia that is treated very precious. When I explained as much as I knew, ‘I was ignorant, so I had a bad heart rather than gratitude for a moment.’ It was a shame to wrap up such a precious gift and put it in the trash. I also felt embarrassed because I was misunderstood for a strange seafood than I was grateful for not knowing the precious Kono Wada. On this day, I had to confess to the hatred owed by the limits of common sense and to perform the retribution of repentance. It was a time to be so sorry and grateful to the person who gave the gift.

 

As I was talking about a gift, I suddenly remembered Oh Henry's short story called "Christmas Gift." Christmas, returning to a poor but loving couple, fell into trouble with gifts. Her wife cut off her own precious hair and bought her husband's watchband, and her husband sold her watch to buy her wife's headband. However, they provided gifts to each other that were no longer useful. It is a warm story in which a gift is prepared by sacrificing the most precious thing for a true loved one. Any gift that is true is precious.

 

 

Giving a gift is sacrificing the resources you have to express your heart, but the recipient may be different. However, as all gifts are precious things with a heart, gratitude comes first. This is because the use of the heart is more important than the content of the gift. Even if you don't know the information of the gift, it should not be devalued because of preconceived ideas. When giving a gift, it would be a good idea to include a detailed explanation in consideration of the recipient's eye level. When I was young, I stand and receive a gift with both hands, but these days I bend my back and receive it with my heart. Because I now know that the most valuable gift in the world is th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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