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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그토록 갈급증에 잡혀있었을까

이헌영 소설가 l 기사입력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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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헌영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4. 강변에서-중

 

자신을 가늠하지 못하는 중에도, 날자는 지나갔고 산은 녹음이 짙어갔다.

 

규환이가 출근한 토요일 오후, 새삼스레 파사성을 오를 생각을 해냈다.

 

파사성을 오르며, 맥락 없이 눈물이 솟았다. 연인나무에 대한 추억도 없고, 산성 돌담길에 특별한 추억도 없었는데, 가슴이 메었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다 서울 쪽을 보며, 강우의 오열하던 모습을 떠올리곤 또 눈물이 솟아났다.

 

‘내가 지금 연극을 하고 있나?’

 

자신이 연극의 여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피식거렸다.

 

정상에 앉아 족히 한 시간은 머물렀다. 올라오는 사람들을 하릴없이 관찰하거나, 먼 곳을 내려다보았으나,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만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동문지 쪽으로 내려오다가 달콤한 꽃냄새가 나 둘러보니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흐드러져있다. 그제야 강우와 이곳에 왔을 때가, 작년 이맘때쯤이었음을 기억해냈다.

 

작년 이맘때쯤, 시작된 사랑의 시작이 바로 요 밑 개미굴 앞에 앉아 뽀뽀를 하며 발동이 걸린 거라는 생각이 들자, 발걸음을 빨리해 개미굴을 찾았다. 있었다. 흙 알갱이들이 도넛 모양으로 소복하게 둘러 쌓여있었고, 가운데 작은 구멍으로 개미들은 부지런히 들락거리고 있었다. 개미굴 앞에 쪼그리고 앉아 개미들을 관찰했다,

 

결코 개미굴 관찰은 아니다, 그때, 그 느낌을 다시 한 번,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 나는 왜, 느닷없이 오빠에게 뽀뽀를 했었지?’

 

어렴풋이 생각나는 건, 그때 그 순간, 매우 쫒기 듯 갈급 했었다는 것,

 

강우가 "나, 유부남이야" 하고 말했을 때 '알아요" 했던 무모한 대답도 갈급했기 때문이었다. 오랜 갈급증을 풀어 낼 절호의 기회라고 직감했었다.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왜? 나는, 그토록 갈급증에 잡혀있었을까?’

 

은미는 다시걸음을 옮겨 내려오다 나무그늘에 앉아, 송 선생의 조언대로 자신을 다른 눈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 오랫동안 자신을 객관화하여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한 여자로서 마땅히 섹스를 동반한 사랑을 할 만한 나이임에도, 과거 어렸을 때 당한 몹쓸 짓의 기억이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젊음을 외면하던 중, 어렵게 용기를 내어 감행한 두 번의 연애가 연이어 실패로 끝남으로, 몸과 마음이 몹시 피폐해져 있었다. 이때 꿈에도 그리던 첫사랑 남자의 출현으로 잠복하고 있던 사랑의 욕망이 들끓고 있을 때, 마침 최 근접거리에 입술이 눈에 들어왔고 그 기회를 본능이 제대로 알아차리고, 과감히 돌진하여 그의 입술에, 불을 붙였다. 그도 기다렸다는 듯이 응했고, 점점 격렬해졌다. 이후 둘의 욕망은 도를 넘었고, 섹스의 함정에 빠졌다, 세상에 태어나 차음 맛본 섹스의 절정감에, 이성은 마비됐고 오직 본능만으로, 서로를 대하는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행위가 결코 용납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감했으나, 지독한 섹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점점 불안감은 커져갔고 예감대로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생이별의 충격으로 사고력을 상실한 상태’ 라고 결론을 냈다.

 

결론을 냈다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강우의 오열하던 모습은 떠올랐고 울컥거림도 여전했다

 

박 선생이 돌아왔다. 반가웠다.

 

송 선생과 박 선생은 그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유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으로 돌아간 듯했다. 분명 송 선생은 박 선생네 이야기를 은미에게 털어놓았듯이 은미와의 일도 박 선생에게 털어놓았을 것이다.

 

은미는 송 선생에게 약속한대로 토요일 오후에 한턱 쏘기로 했다.

 

장소는 마땅한 곳을 모르겠으니 정해보라고 했더니, 지난번 갔던 이태리식당으로 하자고 해서 그렇게 정했다.

 

토요일을 하루 앞둔 금요일 오후, 경미한테서 전화가 왔다.

 

늘 밝은 경미지만, 남친이 생겨서인지 오늘은 더 하이 톤이다.

 

“은미야! 나!, 내일 너한테 갈게”

 

다짜고짜 경고하듯이, 날아온 첫 마디에 강우가 떠오르며 가슴이 조여 왔다.

 

“웬일로!…무슨 일 있어? 갑자기”

 

“흐응! 우리 거시기 너한테 소개시켜 줄려고,… 콧바람도 쐬고 흐흐흐!”

 

은미는 가슴 조임이 풀어지는 것을 느끼곤 여유를 찾았다.

 

“아! 이 기집얘, 좋아죽네. 누굴 약 올리려고,…야! 그런데 내일 몇 시쯤?

 

“오전이지 뭐. 왜? 다른 약속 있어?”

 

“아냐 그럼 괜찮아.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저녁에? 누구랑?…은미야! 너도 남친 있지? 그때부터 있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 숨겨? 이 거! 이거! 수상해!…너도 혹시 유부남하고 그렇고 그런 거야?”

 

은미는 섬뜩했다. 그리고 의문이 튀어나왔다.

 

“그런 거 아냐!…야! 그리고 너도 라니? 누가 무슨 일 있었어?”

 

“아! 그거?…문숙이하고 정모 완전히 끝났어. 글쎄 정모가…그 순둥이가 유부녀하고 바람이 났단다. 그것도 여섯 살이나 더 많은, 정확히 말하면 유부녀는 아니고, 이혼녀이지.…거꾸로 문숙이가 사정을 했는데도, 정모가 그 여자가 더 좋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른 좋은 사람 만나라고 하더란다. 기가 막히지 않냐?”

 

“어머! 저런, …어떡해!”

 

“그래서 정모한테 내가 좀 만나자고 했더니, 계속 피하다가 며칠 전에 겨우 만났어. 그런데 완전히 빠졌더라고.…자기는 어려서부터 누나가 있었으면 했다면서, 너무 좋대, 참! 어이가 없어서, 글쎄 내 앞에서 그 여자 자랑 질을 하더라니, 벌써 살림을 차린 것 같더라고, 아! 그리고 강우 선배, 회사 때려 쳤어. 소문이 너무 퍼져서…사진까지 찍혔다니, 모텔로 들어가는 뒷모습하고 모텔 이름까지 같이 찍혔대, 왜들 그런 다냐? 나도 은근히 좀 걱정된다. 흐흐흐!”

 

은미는 다시 온몸이 와락 쪼그라드는 공포를 느꼈다. 겨우 탈출로를 찾아냈다.

 

“그래서 문숙이는 어떡하고 있어?”

 

“그냥 그러고 있지. 잘 됐대, 말은 잘 됐다고 그러는데 속이 속이겠니? 야! 은미야 내일 우리 그이 앞에선 이런 얘기하면 안 되는 거 알지?”

 

“우리 그이?…아이고 배야!”

 

“미안하다,… 그럼 뭐라고 부르냐? 배 아프냐? 그럼 너도 만들어 유부남만 빼고.”

 

계속된 경미의 천방지축 난사는 은미의 등줄기에 땀이 흐르게 했고, 끝났을 때는, 끝났다는

 

해방감보다 뒷모습이 사진 찍혔다는 이야기에 혹시 앞모습도? 하는 상상에 사로잡혀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죄책감도 밀려왔다.

 

‘회사를 그만 두었으면 이젠 어떻게 하지? 아이가 둘이라며…’

 

오죽하면 회사까지 그만 두었을까? 생각하니 자신의 죄가 엄청 나다는걸 알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눈을 감고 가슴을 쳤다.

 

‘아! 어떡하지? 어떡해! 정말 칵 죽어버릴까?…하아!’

 

숨이 막혀 답답하고 짜증이 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경미친구 이은미예요.”

 

“네, 처음 뵙겠습니다. 권영록입니다.”

 

경미의 남자는 예상했던 것 보다 키가 많이 작았다. 자기 여자의 친구를 처음 대하는 것이 어색해서인지 첫 인사를 나눈 후엔 웃기만 할 뿐 별 말이 없었다.

 

“어머 동안이시네요. 재가 나이가 많다고 해서, 아저씨 같은 분인 줄 알고, 어떻게 대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우리보다 더 어려 보여요. 그 왜? …미소년, 죄송해요. 진짜 피부까지 깨끗하셔서 진짜 미소년 같으세요. 김경미! 요거 눈이 보통 아닌데 ”

 

“야! 무슨!… 미소년? 목소리 듣고도 그런 말을 하니?”

 

경미는 펄쩍 뛰는 척했지만, 표정엔 뿌듯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미의 남자는 당황한 중에도, 부끄러운지 웃으며 짧게 말했다.

 

“내 목소리가 어때서?”

 

듣고 보니 중저음의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미소년과는 거리가 있었다. 인정해야 했다.

 

“호호호! 진짜 목소리는 미소년 아니네요.…그 대신 묵직해서 신뢰가 가는 목소리예요”

 

“어우! 야! …얘가 장사를 하더니 말솜씨가 엄청 늘었네. 신뢰가 가는 목소리?… 햐!”

 

경미가 어이없다는 듯이 눈도 입도 크게 벌리고 놀라며 큰 목소리로 감탄을 했다.

 

“흐흐흐! 야! 그럼 내 느낌대로 말하지. 네 느낌대로 말 하냐? 그냥 내 느낌이야”

 

경미의 남자도 소리 없이 방긋 웃다가 카페를 둘러보더니, 말할 소재를 찾았는지 특유의 중저음으로 말했다.

 

“인테리어가 주인을 닮았네요.…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다 카페를 낼 생각을 했습니까?”

 

인테리어가 주인을 닮았다는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지만, 뒤 물음은 익숙한 것이어서 좀 장황하게 설명했다. 경미의 남자는 귀담아 듣는 것같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경미에게서 들었던지 디테일한 질문은 없었다.

 

은미는 경미의 입에서 강우의 일이 튀어나올까봐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해서 마음을 졸였으나, 처음 카페에서는 물론 둘이 산성엘 다녀오고 셋이 같이 점심을 할 때도, 그리고 둘이 세종대왕 능을 찾아 떠나기까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강우 얘기는 물론 문숙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강우나 문숙이 같이 가까운 사람들의 치부를 들어내는 것은, 결코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음이다. 미리 경고까지 했던 경미다.

 

은미는 경미의 야무진 처신에 감탄하면서도, 강우의 일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저녁엔 송 선생과 박, 선생에게 약속한대로 그 이태리식당에 마주앉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이곳에 오고 일 년만이라 실내는 좀 달라진 것 같은데. 밖의 정경은 여전히 아련했던 그때의 느낌을 떠오르게 했다.

 

“여전히 좋네요.”

 

“그렇죠. 지금도 낮엔 좀…하긴, 우린 밤에만 오면 되니까.”

 

박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은미는 박 선생의 웃음이 전후사정을 알아서인지 공허하게 느껴졌다.

 

지난번과 같이, 세트메뉴와 와인을 주문했다. 와인 잔을 몇 번 부딪치고 나서, 송 선생이 차분히 말했다.

 

“은미씨, 좀 미안한 얘기지만…지난번 은미씨 일을 여기 이 박 선생한테 다 얘기했어요.

 

둘이 같이 있다 보니 입이 근지러워서…그냥 뭔가는 도와주어야할 것 같은데, 뭔 일인지도 모르겠고 답답해서 박 선생하고 머리를 맞대봤지만 뭔지를 알아야지…은미씨, 뭔 일이 있었던 겁니까? 어렵겠지만 얘기해보세요. 우리는 그 시절을 다 겪은 세대 아닙니까? 같이 고민해보면, 방법이 생길수도 있어요.󰡓

 

은미는 웃으며 듣다가 침울한 표정을 짓곤 다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별일 아녜요.󰡓

 

은미는 잠시 생각을 했다.

 

“얘기 해보세요. 괜찮아요,”

 

송 선생이 한 번 더 다그쳤고 박 선생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참!… 별일 아니라니까요.…가족사에요.”

 

“가족사요?…가족이 있었어요? 혼자라고 한 것 같은데”

 

“네! 중학교 3학년부터 혼자 살았으니까.…그때 엄마가 재가했어요.”

 

“아!…중 3이면 한참 예민한 나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아버지는? 친아버지는 어떻게…”

 

은미는 찜찜했지만 아예 그쪽으로 몰아가기로 결심했다.

 

“아빠는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에 심장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엄마는 제가 중3때 재혼했는데 저 때문에 많이 망설이는 걸 제가 등 떠밀어 보내드렸습니다. 엄마는 물론이고, 새 아빠도 같이 살자고 했는데 제가 반대했어요. 새 아빠에게도 아이가 둘이나 있었거든요. 아마 없었더라도 저는 따로 살았을 거예요. 전 그게 친아빠에게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몇 달 전, 엄마가 아프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가봤더니 너무 늙으시고 마르신거예요.…당뇨에 합병증이 온 거라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지난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두 선생은 집중해서 듣다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아!… 그래서 엄마, 엄마를 부르며 울었구나!”

 

송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같이 말했다.

 

“예? 제가 엄마 부르는 걸 들으셨다고요?…멀리 있었다면서요?”

 

“아! 강으로 걸어 들어가면 쫒아가 잡아야 하는데 멀리 있으면 됩니까?”

 

“아! 호호호!… 제가 그렇게 위태위태해 보였어요?”

 

“아! 지금은 웃고 있지만… 그땐 정말 강물로 뛰어들까봐 바짝 긴장했었다니까요.”

 

“수영을 못해서가 아니고요? 호호호…이제라도 수영 배우세요. 호호호!”

 

그러자 박 선생이 끼어들었다.

 

“아이고! 쯔쯔…그래 장례식은 잘 치렀어요? 가슴이 많이 아프겠어요.”

 

“네,…저야 그냥, 한쪽 구석에서 울기만 했지요. 나서기가 그렇잖아요?”

 

“하긴 그래서… 아무도 없는 강가에서 마음 놓고 통곡 한번 제대로 한 거네요. 잘했어요.

 

이 친구 그것도 모르고…아! 이 친구 그날 고생 좀 했나보더라고요. 밤엔 잠도 못 잤대요.󰡓

 

“그러게요. 정말 죄송하고 고맙고 그래요. 저를 걱정해주시는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은미는 아예 일어서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장난스럽게 한마디 더했다.

 

“두 분 때문에 함부로 죽지도 못하겠어요.”

 

“하하하…아! 이게 웃으면 안 되는 건데…은미씨! 차차 나아질 겁니다. 자 한잔 합시다.”

 

은미는 스스럼없이 나오는 자신의 임기응변에 놀라면서도 차마 강우와의 일을 두 선생에게 풀어놓을 수는 없어서 재가 한 후 10년도 안 돼서 당뇨 합병증으로 죽은 엄마까지 끌어들여 상황을 모면했으니, 은미의 마음도 편치 못하고 뒤숭숭했다.

 

자신이 거짓말에 재주가 있음을 새삼스레 알아차리고 씁쓸했다.

 

두 선생과 헤어져 주차장에서 카페로 오르는데,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문득 강우의 모습을 떠올리며 황급히 창을 열었다, 경미였다.

 

“어. 경미야! 잘 갔어?”

 

“응, 야! 너 목소리가 이상하다.…술 마셨냐?”

 

“응, 쬐금”

 

“야! 이거 술꾼 됐네.”

 

“쪼금 했다니까,…네 남친 어떻더냐고 물어보려고 전화했지? 그렇지”

 

“어쮸! 술 안 취했네…야! 어때? 키가 너무 작지?”

 

“야! 이지지배야! 키 뜯어 먹고 살거니 그리고 그렇게 작지도 않더구먼, 너보다는 한참 크더구먼, 게다가 덩치가 있어서 작게 보이지 않던데, 난 네가 많이 작다고 해서 엄청 작은 줄 알았어. 그리고 원래 그렇게 점잖은 사람이냐?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던데. 하여튼 꽉 잡어. 요지지배 제법이야, 오늘 보니까 얌전떠는 게 아주 요조숙녀던데,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 까불어 치지 말고,”

 

경미는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툭 치고나왔다.

 

“야! 이은미 너, 나 듣기 좋으라고 그러는 거지?”

 

“아냐! 이게 누굴 뭐로 보고,…너보단 백배 낫더라. 이게 은근히 재주가 있다니까,”

 

“진짜 괜찮아?”

 

“그래 너보다 훨 낫다니까, 놓치지 말고 잘 잡어.”

 

“그래?…정말이지? 알았어. 그리고 나 아까 너 한 테 말 안했는데, 강우선배 말이야, 나한 테 만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주변에 말할 사람이 없나봐. 그래서 나한테 연락한 거겠지, 그래도 내가 편한가봐. 많이 말랐더라. 아예 인물이 달라 보일 정도로 말랐더라고… 제주도로 가족여행 떠난다고 하는데 그게 여행이겠니? 새롭게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거지… 애기들도 같이 펜션을 얻어서 한 달 정도 있을 거래”

 

“아! 그래?…”

 

“갔다 와서 와이프가 옷가게를 할 거래 와이프가 굉장히 활동적이고 그쪽으로 아는 사람이 많대. 수완도 좋은가봐. 강우 선배 풀이 많이 죽었어. 안됐더라. 그러니까 왜? 바람은 펴?…마누라도 날씬하고 예쁘기만 하드만… 그리고 야! 문숙이 한 테 전화해서 놀러 오라고 해서 위로 좀 해줘라 친구 좋다는 게 뭐니?…문숙이 한 테 정모가 다시 돌아와도 받아주지 말라고 해, 나도 문숙이 한 테 절대 받아주지 말라고 그랬어. 알았지?”

 

“알았어. 언니,…그럴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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