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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조남선 시인의 시집 『쇠똥 밭에 꽃이 피고 나비가 나네』

강민숙 작가 l 기사입력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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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선 시인의 시집 표지.    ©브레이크뉴스

조남선 시인이 시집 『쇠똥 밭에 꽃이 피고 나비가 나네』를 도서출판 도반에서 출간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50년 이상 불교 수행을 해오고 있는 독실한 불자로 송강스님 문하에서 20여 년 동안 선 수행을 해오고 있는 수행자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서정적이거나 섬세하게 감성을 만지는 일반 시들과는 달리 선 수행자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출가하지 않은 재가 수행자이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선의 향기는 투박하면서 짙다.

 

悟道

 -조남선 시인

 

함박눈이 내린다 한들

이내 근본으로 돌아가

본래의 본분을 분명히 하네

 

잠깐 다가온 경계에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었었지

 

남의 곡간 넘나들며

안팎에서 얻었다고 하나

 

어찌 말과 글이 적중(的中)하랴

 

본디 이치를 깨달으면

너털웃음 그뿐일세

 

그래서 돌장승이 말할 때

나도 그 말 하리라.

-전문 -

 

“悟道”란 ‘번뇌를 해탈하고 불계(佛界)에 들어갈 수 있는 길, 혹은 불도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시를 보면 “잠깐 다가온 경계에/지나치게 호들갑을 떨었었지”일 뿐이다. 선(禪)의 깊은 우주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그다지 진지하거나 꾸밈없이 “본디 이치를 깨달으면/너털웃음 그뿐” 이라며 시의 선을 굵고 힘차게 이끌어간다

 

개화사(開華寺)

 -조남선 시인

 

옛날,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른 도리(道理)가 무엇이던가?

개화산 중 인적이 드문 때에도

佛, 法, 僧,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뜻을 세운 선지식(善知識)!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어제도 오늘도 끊임없이 이어지네

사람이 사는 곳에 절(寺)이 있어

첩첩산중에도 연기가 피어오르네.

 

축대 위에 대웅전, 요사채가 완연하고

목탁소리, 염불소리 귓전에서 맴돌아

성불하세, 성불, 우리 모두 성불하세!

한강에 돛단배 유유자적하니

백성들 또한 태평성세로세.

-전문 -

 

시인은 불자로서, 한 스승의 제자로서 살아오면서도 시가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고 우리 삶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건강한 시를 읽다보면 따뜻한 위로를 느낀다. 특히 좋은 점이라면 세상과 거리가 먼 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욱더 마음에 와 닿아 정겹고 친근감이 든다. 우리 삶 “사람이 사는 곳에 절(寺)이 있어/첩첩산중에도 연기가 피어오르네.”라고 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세속적인 삶을 예찬하고 있다. 즉 종교의 진지한 무게에서 벗어나 “짓눌리지 않고” “한강에 돛단배”처럼 “유유자적할 뿐”이다.

 

이 시집은 깨달음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음을 시로 들려준다. 동편제 판소리처럼 힘차고, 선 수행자의 향기가 가득하면서도 핵심을 바로 파고드는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인의 시를 앞에 놓고 참선을 하다보면 선 수행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시의 제목도 ‘아름다운 꽃밭에 나비가 나는 게’ 아니라 “쇠똥 밭에 꽃이 피고 나비가 나네”이다.

 

조남선 시인은 현재 계간문학지『국제문단』의 발행인 및 편집인으로 활동하며 강서문인협회회장을 역임했고, 불교문학회 명예회장, 제6회 불교문학 대상, 송강 정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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