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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사면초가'.. 이재영·이다영 '복귀 반대' 여론 확산

김영국 기자 l 기사입력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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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 이재영(왼쪽)-이다영 쌍둥이 자매 선수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프로배구단이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선수의 복귀를 추진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쌍둥이 자매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흥국생명 배구단의 행보에 대해 우려가 나오면서 다시금 학폭 이슈가 사회적으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프로배구 핵심 관계자는 24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다른 프로배구 구단들마저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선수 등록과 복귀 시도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흥국생명 배구단도 그런 우려의 목소리를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론도 이미 '쌍둥이 복귀 불가'로 판정 낸 사안 아닌가. 그런데도 흥국생명 구단이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쌍둥이 복귀 시도에 대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쌍둥이 자매 복귀 관련 기사들에 달린 '화나요' 반응이 순식간에 1만개가 훌쩍 넘어가기도 했다.

 

배구계 역시 쌍둥이 자매의 복귀 움직임에 좌불안석이다. 비난 여론의 후폭풍이 V리그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쌍둥이 자매 복귀로 인해 '경기력'이 아닌 '부도덕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이미지 타격은 프로배구 구성원 모두가 감당해야 한다.

 

쌍둥이 선수 본인뿐 아니라 함께 경기를 해야하는 동료 선수와 상대 구단 선수들 역시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 껄끄러울 뿐만 아니라,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해도 부정적 이슈에 묻혀 버릴 수 있다. 

 

배구단을 통한 홍보가 중요한 기업들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걸 감수해야 한다.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경우에는 V리그를 중계하는 방송사도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성난 팬들의 불매운동 확산으로 수백억을 쏟아 부은 드라마가 방영 2회 만에 전격 폐지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여론 악화에 동료 구단들도 '우려'

 

사실 흥국생명과 쌍둥이 자매는 팀 내 불화와 학폭 사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실책과 실기를 했다. 

 

쌍둥이 자매의 학폭 사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전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던 지난 2월, 흥국생명 구단은 두 선수에게 계약 해지(방출)보다는 '무기한 출정 정지'라는 애매한 처분을 내렸다.

 

또한 큰 사회적 파장과 배구 역사상 최악의 이미지 타격이 발생했음에도 관리 책임이 있는 배구단 단장, 감독 등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쌍둥이 자매 역시 논란 직후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필 사과문까지 게재하는 등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사과문은 사라진 상태다.

 

이들은 또한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소송전을 벌이는 중이다. 소송은 일부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쌍둥이 자매를 향한 비난 여론을 가속화시켰다.

 

그 와중에 흥국생명 구단은 학폭 사태가 다소 조용해지는 조짐을 보이자, 쌍둥이 복귀를 위한 조치를 밟아갔다. '설마 그렇게 빨리' 하며 의아했던 소문은 결국 6월 30일 V리그 선수 등록을 앞두고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흥국생명 구단은 KOVO 이사회에서 악성 댓글에 대응하는 선수 인권보호센터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프로배구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하필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면, 누구라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말 바꾸기·거짓말 논란... '대중 분노' 더욱 키워

 

흥국생명 구단의 말 바꾸기와 거짓말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쌍둥이 자매 징계를 결정했던 지난 2월 15일 "논란이 된 모든 부분이 완전하게 회복돼야 두 선수가 돌아올 수 있다.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기간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단장이 제시한 것들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선수 등록과 복귀를 차곡차곡 추진해 온 격이 됐다.

 

지난 11일 한 해외 에이전시가 '이다영이 그리스 팀과 계약했다'고 발표했을 때도 흥국생명 구단은 모르는 일이라며 선수가 독단으로 추진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시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다영은 지난해 체결한 3년 FA 계약이 유효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해외 이적을 추진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이다영의 해외 이적은 흥국생명 구단이 비밀리에 직접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흥국생명이 이다영에게 해외 이적 시 부족한 연봉을 보전해주는 특혜를 주었다는 소문까지 배구계에 퍼져나갔다.

 

쌍둥이 문제 해결 앞장 선 흥국생명, 김연경은?

 

아울러 흥국생명이 김연경에게는 차별적인 처신을 했다는 점도 문제다.

 

흥국생명이 김연경과 계약 연장 협상을 했던 지난 4~5월 경, 배구계에서는 '흥국생명 구단이 다음 시즌에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을 복귀시켜서 김연경과 함께 뛰게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김연경 입장에서는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구단이 그런 일을 추진한다는 자체가 해서는 안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김연경은 팀 주장으로서 쌍둥이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의 방패막이 역할까지 해야 한다. 결국 김연경은 해외 리그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또한 흥국생명은 신생팀 창단과 김연경 이적과 관련해서도 말을 바꾸었다. 지난해 6월 김연경 복귀 기자회견장에서 "신생팀이 창단될 경우 김연경을 대승적 차원에서 보내주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김연경 선수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며 "배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KOVO와 (김연경 이적 문제를) 협의해볼 생각이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막상 페퍼저축은행이 여자배구 신생팀을 창단하고 김연경 영입 의사를 밝히자, 흥국생명의 태도는 돌변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4월 21일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경을 이적시킬 의사가 없다. 페퍼저축은행은 김연경 영입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흥국생명 처신, 과연 쌍둥이를 위한 일일까

 

신용과 신뢰를 생명처럼 여겨야 할 보험회사 배구단의 태도로서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흥국생명 구단은 쌍둥이 자매 복귀에 대해 비난 여론이 커지자, '구단의 선수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수 등록은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기 복귀는 피해자들과 관계가 정리된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배구계와 팬들은 흥국생명 구단의 말을 신뢰하지 않은 분위기다. 비난 여론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제 흥국생명 구단과 쌍둥이 자매는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길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여론이 더 악화되면 배구단이 문제가 아니라 흥국생명 모기업까지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흥국생명 모기업은 쌍둥이 문제 말고도 여러 악재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선수 2명을 지키겠다고 배구단과 모기업 전체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 과연 그것이 진정으로 그 선수들을 보호하는 길인지 돌아봐야 한다. 

 

쌍둥이 엄마와 자매도 국민적 비난 여론을 묵살하고 복귀하는 것이 과연 선수 생활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길인지, 더 추한 모습으로 퇴출되는 길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오기와 아집을 부릴 때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것을 과감하게 내려놓을 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왜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길을 택하려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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